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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팟캐스트 ''나꼼수''가 다시 한번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나꼼수는 29일 방송분에서 새누리당 소속 나경원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지난 2006년에 검찰에 ''기소청탁''을 했다며 청탁을 받았다는 현직 검사의 실명을 공개했다.
앞서 나꼼수 멤버인 시사IN 주진우 기사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직전에 ''나꼼수''를 통해 나경원 후보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가 기소청탁을 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나 후보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주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에 맞서 주 기자도 허위사실이 아니라며 맞고소를 해 현재 경찰 조사가 진행중이다.
지난해 10월 주 기자가 폭로한 기사청탁의 전말은 이렇다.
2004년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나 의원은 일본 자위대 창설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는 상황이 한동안 계속됐다.
이에 나 의원 보좌관이 2005년에 나 의원을 비난하는 글을 올린 네티즌 김 모 씨를 서울 서부지검에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하지만 검찰이 기소를 하지 않자 당시 서부지법 판사로 근무하던 김 판사가 담당 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기소만 해달라고 청탁을 했다는 것이다.
나꼼수 멤버인들은 28일 방송에서 "최근 서기호 판사가 옷을 벗고 이정렬 판사가 징계를 받았는데 김 판사의 상황은 차원이 다른 사법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나꼼수 멤버들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관련해 여러 건의 고소.고발건이 접수돼 서울지방경찰청 수사2계가 담당했지만 유독 ''기소청탁''건에 대해서만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가 직접 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주진우 시사IN기자에 따르면 (검찰이) 공안부 검사를 직접 투입해 당시 사건 담당 검사를 직접 조사했고, 김 판사로부터 연락을 받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검사도 조사했지만 이 검사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주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지난주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려 했고, 영장을 청구하려 한다는 소식을 듣고 해당 검사가 청탁 사실을 고백했다는 게 주 기자 등의 주장이다.
나꼼수 멤버들은 이에 "이제 시민들의 힘을 믿을 수 밖에 없다"며 청탁을 받은 검사가 인천지검 부천지청에 근무하는 박은정 검사라고 실명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나꼼수''의 주장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러면서 "나 의원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주진우 시사IN 기자에 대해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한 사실이 없으며 구속방침을 정한 적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난감해 진 것은 경찰이다. 주 기자의 명예훼손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기소청탁''을 받았는지를 확인하는 게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서는 박 검사를 어떤 식으로든 조사를 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나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를 조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사 지휘를 받은 입장에서 지휘를 하는 검찰을 조사하는 게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최근의 검경 갈등도 경찰의 운신의 폭을 좁게 만드는 요인이다.
경찰은 박 검사 조사 가능성을 닫아 놓지 않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박 검사를 조사할 지 여부와 조사를 할 경우 어떤 방식으로 할 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며 "2~3일 안으로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은정 검사가 청탁 사실을 고백했다는 ''나꼼수'' 방송 내용이 알려지자 인터넷 주요 포털에서 박 검사의 실명이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는가 하면 박 검사를 지지하는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트윗터 등 SNS 상에서도 박 검사를 응원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박은정 검사는 경북 구미 출신으로 이화여대 법학과를 나와 1997년에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0년 수원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박 검사는 지난해 말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됐다고 비판하고 검찰을 떠난 백혜련 전 검사와 연수원 29기로 동기 사이다.
국가청소년위원회 보건복지부 아동청소년정책실에 파견 근무를 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아동.여성.성폭력 사건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중견 검사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