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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김현정의>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돈 뭉치. 이상득 의원의 여비서의 계좌에 들어 있으나 여비서의 돈은 아닌 이상득 의원의 돈 7억 원에 대해 소문과 추측들이 난무한다. 과연 김학인 한국예술종합진흥원 이사장이 공천 대가로 건넨 돈이 거기에 섞여 있을 것인가를 놓고 검찰이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상득 의원의 해명은 "20여 년 전부터 부동산 매각과 집안 행사 과정에서 받은 축의금 등 현금이 꽤 많이 생겨 서울 성북동 자택 안방에 있는 장롱 내 비밀공간에 보관해 오다가 사무실 운영경비로 보태 쓰라고 여비서에게 건네 통장에 넣어 둔 돈"이라 한다.
1만 원 권 지폐의 무게는 대략 1그램. 7억 원이면 70 킬로그램이다. 헌 돈이 섞여 20% 정도 무게가 늘어난다고 치면 현금 7억 원은 80~85 킬로그램 정도의 무게이다. 새 돈, 헌 돈이 섞였을 때 사과 상자 하나에 2억 원 정도 들어간다. 7억 원은 4상자 정도 분량이다. 이것을 장롱 비밀공간에 사과 박스 4상자로 현금을 두었다가 은행으로 옮겨 넣었다고 하니 도대체 그 장롱이 얼마나 크냐는 의혹이 일고 있는 것.
혹시 5만 원 권이 섞인 것은 아닐까? 최근 부동산 거래가 아닌 20년 전부터 모은 돈이라 했고, 아들은 45살의 가장이다. 최근에 혼사가 있진 않았다. 5만 원 권은 2009년 6월 23일부터 5만 원 권이 시중에 유통되었으니 현금은 1만 원 권 지폐로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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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사설은 이렇게 지적한다.
"공직자 재산 공개 내역을 보면 자기 예금액이 29억 원, 부인 예금액이 9억 원이 들어 있다. 그 7억 원만 남의 이름으로 할 이유가 뭔가? 사무실 운영 경비에 보탤 거면 자기 이름으로 하고 여비서에게 통장, 도장, 비밀번호만 넘겨주면 되는 것을 여비서 이름으로 꼭 할 필요가 뭐 있는가?"
타당한 지적이다. 공직자 윤리법에 금융실명제까지 어기면서 왜 여비서 계좌에 넣어두는가? 이상득 의원 계좌로 해놓고 여비서가 입출금하러 다녀도 은행은 얼마든지 서비스를 한다.
7억 원의 정체는 일단 검찰에게 맡긴다. 그나저나 청와대 민정비서실이 신경을 많이 써야한다. 벌써 대통령의 사촌처형이 국회의원 공천로비 금품수수로 처벌받은 걸 시작으로 사촌 처남은 제일저축은행 비리로 구속돼 재판 받고 있고, 손위 동서 1도 제일저축은행 비리의혹으로 검찰 드나들고 있고, 손위 동서 2는 BBK사건 가짜편지 문제로 검찰수사 받고 있고, 조카사위도 씨모텍 주가조작 의혹에 연루되었다 해거 검찰 수사 중이다. 여기에 친형까지 검은 돈이 아니라고 검찰에 소명서를 제출하고 의심을 사고 있다.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도덕적으로 너무 완벽하지 않은가 말이다.
정치인과 관련해 이 돈은 ''검은 돈이 아니다, 결혼 축위금이다''라고 해명한 사례는 있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이 2004년 거액의 증여세 포탈 혐의로 기소되자, 이 괴자금은 결혼식 축위금을 재테크 해 불린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일이 터지면 정치인이나 고위관료가 늘어놓는 해명은 늘 비슷하다. 겉으로 꺼내 놓은 말이 아닌 진정한 속뜻은 무얼까를 알아차리는 게 중요하다.
▷저는 모르는 일입니다. → 일단 저는 모르는 일로 하겠습니다.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일단 숨겨놓겠습니다.
▷비서가 한 일입니다. → 비서까지만 책임을 묻고 끝내면 안될까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 기억해선 안 될 일입니다.
▷저는 그런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 다 그렇게 살지 않소? 당신이 인생을 알어?
▷역사가 평가할 것입니다. → 눙치고 개기다 보면 잊혀지겠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 → 해 보쇼, 밝혀내기 쉽지 않을 거요.
▷허위입니다, 명예훼손으로 고발할 것입니다. → 그 인간이 그걸 어찌 알았지?
▷저는 모릅니다. 1) 정말 내가 아는 게 없다. 2) 내가 그걸 미쳤다고 말하겠냐, 너라면 대답하겠냐.3)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왜 묻고 그래, 괴롭게. 4) 말하고 싶지만 내 목이 날아가면 책임져 줄 거야?
인간은 진실일 경우 한 번만 말한다는 속설도 있었다.
▷이거 무슨 돈이요? → 내 겁니다, 내 꺼.
▷이 뇌물 누가 받았어? → 비서가 받은 거요, 비서가.
친인척 비리 엄단하겠습니다, 훨씬 더 엄격히 다루겠습니다, 국민께 송구합니다….
"진실은 한 번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