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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4년여 만에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변경하기로 잠정 결정했지만 당 안팎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오는 13일 전국위원회를 앞두고 당명개정안 통과에 비상이 걸렸다.
황영철 대변인은 2일 새 당명을 공개하며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은 새로운 대한민국,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대한민국, 갈등을 넘어 국민이 화합되고 하나되는 세상, 국민의 염원을 대신하는 당을 뜻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하지만 황 대변인의 그럴싸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당 내부에서조차 ''새누리당''이라는 새 당명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새 당명을 결정하는 이날 비대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 비대위원은 "새누리당이 부르기는 쉬울지 모르지만 뭔가 잡히지 않고 유약한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비대위원은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은 네티즌들로부터 희화화의 대상이 될게 뻔하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왠지 강아지 이름이 연상된다"며 "우리들이 보기에는 너무 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비대위원 가운데 상당수가 새 당명에 반대 의견을 표시했다.
하지만 "시간이 촉박하다", "전문가의 의견을 믿어보자" 등의 이유로 결국 새누리당으로 통과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밖 의원들도 우려를 표시했다. 한 수도권 의원은 "한나라당 지지층 중 노인들이 많은데, 이분들이 새 이름을 잘 모르실 것 같아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초선의원도 "지역에서 만난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도로 한나라당으로 돌아가자''고 한다"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당명이 외부로 공개되자 SNS 등에서는 벌써부터 ''새로 누리겠당, 날샌 우리당, 메뚜기당, 세누이당, 새들의 세상당'' 등의 희화화가 폭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이처럼 내외부 양쪽에서 공격을 받고 있는 당명이 오는 13일 열리는 전국위원회에서 통과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이에 앞서 오는 9일 열리는 본회의 전에 의원총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돼 이 자리에서도 당명에 대한 불만들이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한 당직자는 "의원총회와 전국위원회에서 문제가 제기되면 당명이 뒤집힐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어떤 당명이 나와도 현재 한나라당 상황에서는 불만이나 희화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에 한 일주일 정도 새 당명으로 불리고 입에 익으면 반발이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를 고려한듯 황영철 대변인은 아직 전국위원회에서 새 당명이 최종결정 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당명을 ''새누리당''으로 명시해 줄 것을 각 언론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