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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한명숙號''의 첫 시험대라고 할 수 있는 주요 당직 인선의 베일이 벗겨졌다.
총선을 앞두고 당의 살림을 도맡을 사무총장에 임종석 전 의원을, 당의 얼굴이자 대여 투쟁의 선봉에 나설 대변인에 신경민 전 MBC 앵커를 임명한 것이다.
정책위의장에는 이용섭 의원, 비서실장에는 홍영표 의원이 발탁됐다.
특히 이번 당직 인사는 발표 순간까지 언론에 새지 않는 비밀성이 보장된데다 ''깜짝 인물''의 발탁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사로잡았다.
당직 인선의 힌트는 있었다. 1·15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된 신임 지도부의 16일 새벽 첫 일정은 마장동 축산물시장 방문이었다.
마장동 축산물시장은 임 사무총장의 지역구내에 위치해 있으며 실제 임 사무총장은 당일 아침 신임 지도부들에게 순대국을 대접하기도 했다.
대변인은 당초 조정식 의원이 내정됐으나 조 의원의 거듭된 고사로 아예 당 외부에서 찾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실제 한명숙 대표는 18일 부산을 방문한 뒤 이튿날 광주 일정이 있음에도 당일 저녁 귀경해 신경민 전 앵커를 만나 설득했다는 후문이다.
철저한 비밀에 붙여진 인사였지만 임 사무총장과 신 대변인의 기용을 놓고는 당내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임 사무총장의 경우 재선 의원 출신이어서 당무를 꿰고 있는데다 2010년 6·2 지방선거 당시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의 대변인을 맡아 한 대표와 손발을 맞출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다만 17대 의원시절 보좌관이 삼화저축은행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것이 걸린다.
임 사무총장은 "자신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선관위 디도스 공격이나 한나라당 전대 돈봉투 사건과 관련해 의혹의 핵심 인사들이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발뺌하는 것과 묘하게 오버랩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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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한명숙 대표 역시 2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임 사무총장의 기용은 다소 무리한 인사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경민 대변인의 경우 지난 수년간 계속된 민주당의 ''러브콜''에는 무응답하다가 이번에 갑자기 대변인직을 수락한 내막을 놓고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그는 2010년 7·28 보궐선거와 지난해 4·27 보궐선거 때 민주통합당(당시 민주당)에서 각별히 공을 들였지만,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는 않았다.
특히 7·28 은평을 보궐선거 당시 신 대변인의 행보를 놓고는 두고두고 말이 많았다.
당시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공천을 앞두고 신 대변인이 당내 경선은 치르지 않겠다고 버티면서 잠적해 크게 놀랐다"며 "결국 꽃가마를 태워달라는 얘기로밖에는 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신 대변인이 최근 정동영 상임고문이 불출마를 선언한 전주 덕진 출마를 확약 받은게 아니냐는 뒷말도 흘러나왔다.
신 대변인은 전주 덕진 출신으로 정동영 고문과는 고향 친구이자 MBC 입사 동기이기도 하다.
민주통합당의 한 당직자는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밀실 공천''이 이뤄지겠느냐"며 "만약 그같은 밀거래가 사실이라면 당장 여론의 후폭풍을 맞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신경민 대변인은 ''덕진 출마설''에 대해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금은 대변인 역할만 충실히 하겠다"며 "다른 특별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