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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YTN 노조위원장 노종면

인천에서 나고 자란 노종면(45)은 해직기자다. 2008년 10월 이명박 대통령특보 출신 사장 임명을 반대하다 YTN에서 해고된 6명 중의 한 명으로 당시 그는 YTN 노조위원장이었다. 노조위원장 이전엔 잘 나가던 뉴스 앵커였고 돌발영상을 처음 만든 스타 피디에, 사회·정치·국제부 등을 거친 기자였다. 지난해 4월 1심의 해고 무효 판결을 뒤집은 2심 판결로 그의 복직은 다시 멀어졌다.

대법원의 판결이 남아 있지만,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그의 해직은 4년 째를 맞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그의 집 근처 카페에서 만난 노종면은 차분하고 진지했다. 해직자 생활의 어려움을 묻자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했다. 다른 해직노동자들에 비하면 편하다는 이유였다.

1심의 복직 판결이 2심에서 뒤집어진 것에 대해 분하지 않은가라는 질문에 화가 난다고 했다. 기자도 이렇게 다루는데 다른 사람들에게 얼마나 더 비상식적이고 가혹하게 대할지를 생각해보면 그렇다고 했다. 해직 당했어도 "기자의 일을 하고 있는 동안 여전히 기자"라는 그는 현재 트위터뉴스인 ''용가리통뼈뉴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직 언론인들이 만든 유튜브 기반의 방송 ''뉴스타파''를 준비하고 있다.


YoToNews 1996년 한 기자는 김근태 의원을 인터뷰하며 식은땀을 흘리는 그를 차마 볼수 없었다. 2008년 노조위원장이 된 기자는 노조를 방문한 김근태가 음료캔 조차 못 따던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었다. (이제 더 이상)볼 수 없으나 잊을 수는 없다. 2011년12월30일 · reply · retweet · favorite

ㅇㅇ

 

▶김근태 고문이 새벽에 돌아가셨습니다. 아침에 이미 트위터뉴스에 올리셨더군요.

= 일어나서 뉴스 보고 용가리통뼈뉴스부터 올리고 밖에서 점심 약속 있을 땐 전철에서도 많이 하죠. 김근태 고문은 (파업 당시)우리 거리집회 때도 오셨죠. 노조사무실에 방문하셨는데, 음료수를 드렸더니 캔을 못 따시더라구요. 그런데도 우리 촛불집회에도 나와 주셨죠. 인터뷰 끝나고 빈소에 들릴 예정이에요.

▶소송이 많이 걸려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네 건입니다. 해고 민사소송은 대법원 계류 중이고, 형사 사건이 세 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종료가 됐고(YTN 업무방해 건), YTN 간부의 명예훼손 소송 건은 2심이 끝났고, 미디어법 국회투쟁도 2심이 끝났죠. 아, 천안함 관련까지 하면 모두 다섯 건이네요.

▶파업 당시의 구속 당한 일이나, 1심의 해고무효 판결을 뒤집은 2심 판결로 속상했을 것 같다.

= 섭섭한 것 보다 화가 많이 났죠. 기자라서 특별대우를 원했던 것이 아니라, 사법부가 현직 언론인을 구속 한다는 것이 부담은 됐을 일이었죠. 또한 내가 도주의 우려가 있었다는 것인데, 정권이나 회사 입장에선 내가 도망가는 것이 좋죠. 파렴치범으로 만들 수 있으니까. 이런 일을 당해 보니, 다른 사람들은 아마 이야기 못하고 속앓이 하면서 당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2008년 낙하산 사장 반대투쟁 벌이다 해직
쫓겨나는 노동자 비정상적인 권력시대 분노


▶파업당시 시민들의 지지도 많았습니다. 고마운 분들이 있었다면?

= 우리가 딴 생각 먹지 않도록 견제해 주신 분들이죠. 초기에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신 시민들이 특별히 고맙습니다. 투쟁 전인 2008년 5월 말경 촛불집회 하셨던 분들이 지나가다 와이티엔 앞에 멈춰섭니다. 큰 간판에 불이 들어온 것을 보고 와이티엔 불 끄라고 시위하시고 저희들 질책을 한 것이 컸죠. 촛불보도가 제대로 안 되고 있었으니까. 그런 것들이 큰 자극이 됐죠. 언론이 권력을 견제해야 하지만, 언론은 결국 소비자들이 견제를 해줘야 그래야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파업 이전과 이후 많이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 집단적인 사고의 전환이 있었죠. 그 전에는 직장인이었죠. 주어진 일 성실하게 하는 것이 덕목이었던… 물론 그 안에서도 아이템 문제로 선배들과 다투기도 하고, 조율도 하는 과정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회사에서) 사회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을 가지려고 노력한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싶어요. 출입처 제도에 매몰된 직장인의 생활에 더 가까웠다고 봐요. 나도 마찬가지였죠. 뉴스의 형식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 것인가에 관심이 많았죠. 돌발영상 또한 그것이 가진 형식으로 주목받고 평가받은 측면이 있었죠. 그게 2008년을 거치면서 근본적으로 흔들렸죠.

▶결국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징계나 해고를 당했고 그 고통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 해고 2심 판결 이후 복직투쟁을 적극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동안 우리는 소송을 통해서 들어가는 첫 사례를 만들 보려 했죠. 노조에게도 해직자 문제로 협상을 하게 되면 다른 것을 (사측에)내줘야 하니까. 우리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올리지 말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런데 회사의 소송지연작전에 당했습니다. 판결 결과도 문제가 있지만 판결이 나오기까지의 긴 시간을 납득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2심 판결이 난 후 대법원에서는 판결이 일찍 나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담당 주심 대법관도 교체가 되면서 소송이 장기화 될 가능성이 커졌죠. 기다리는 것 보다는 이제는 싸워서 들어가는 편이 낫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에 남아있는 사람들도 고통 받고 있습니다. 지방으로 보내고, 자회사로 보내고, 비보도 파트로 보내 버리면서 보도부서에서 빼버렸어요.

▶그런 사측의 해직, 징계, 인사보복 등으로 YTN보도가 위축 됐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 새로운 역사(?)를 창조하시는 것 같아요. 박원순 시장을 지난해 1월에 인터뷰 했는데, 그게 아직도 방송에 못 나오고 있어요. 이젠 못하는 거죠. 선거도 끝났고, 해도 바뀌었고, 우스워지는 거잖아요. 내곡동 문제도 YTN은 보도 안했습니다. 이런 사례가 반복되니까 답답한 거죠. 솔직히 빨리 복직해서 뒤집어 엎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언론들 정부 눈치보며 왜곡.축소 보도 공급
''용가리통뼈뉴스''로 시민언론 순기능하고파


▶그것은 요즘 YTN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요즘 방송 정말 문제라고 봅니다. 기본이 안돼 있어요. 정권에 부담이 되는 이슈들은 외면, 축소, 왜곡 합니다. 내곡동 문제가 커지니까 보도는 안할 수가 없어서 사건이 알려진 날은 무시하고, 그 다음날 보도를 합니다. 그런데 마치 청와대가 발표한 것 처럼 ''퇴임 후에는 내곡동으로 갑니다'' 이런 식으로 보도 하면서 MBC화면에 MB가 활짝 웃는 이미지가 떠요. 원래 기사의 핵심은 MB가 퇴임 후 내곡동으로 가는데, ''아들 명의다, 냄새가 난다, 이상하다'' 이렇게 갔어야 했죠. 이게 전형적인 왜곡의 사례죠. 4대강 문제 안 짚어 줍니다. 위키리크스의 정권과 관련된 내용 하나도 안 나왔어요. 지상파 3사를 통틀어서 딱 하나 MBC에서 있었어요. KBS의 경우 시사프로그램에서 다루려던 담당 기자가 보직이 변경이 되었어요. 이런 일이 다반사죠. 최근 정봉주 전의원 수감 되던 날 KBS보도 가관입니다. 경찰추산 1000명에, 대략 3000~4000 명의 지지자들이 모였다고 알려졌어요. 그런데 실제 보도는 세 문장만 됩니다. "지지자 50여 명이 동행했다" 정도로요. 그림이라도 보여줬어야 했는데 지지자들 모여있는 그림이 한 컷도 안 나왔어요.

ㅇㅇ

 

▶시청자가 보기엔 납득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어떻게 그것이 가능할까요?

= 데스크 단계들이 있잖아요. 기자가 그냥 나가서 취재할 순 없어요. 각자의 파트가 있는데, 이게 출입처 지상주의에요. 각자가 맡은 분야를 세분해 놓고, 그와 관련된 뉴스만 취재하게 하는 구조. 그리고 기사를 하급간부부터 상급간부까지 단계적으로 점검을 해요. 수정이 가해지는 거죠. 기자 입장에서 황당할 수 있겠지만, 그건 게이트키핑이니까 이해합니다. 하지만 내가 취재한 내용이 왜곡 되면 저항을 해야죠. 그런 저항의 강도가 최근 많이 떨어졌죠. 그나마 저항하던 사람들도 해고나 정직, 좌천 당하고 흩어졌어요. 그렇지만 기자는 싸워야 됩니다. 싸움이 부족했기 때문에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한테 물통 맞고 쫓겨나고 그럽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나는 꼼수다''에 열광하는 것 같습니다.

= 주류미디어가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주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뉴스 소비자들이 얼마나 제대로 된 언론을 기대하고 있는가를 보여준 것이죠. 나꼼수의 인기 비결은 기계적이고 어정쩡한 가치중립을 무시하고 만든 덕분이죠. 근본적으로 방송의 핵심문제 중의 하나는 어정쩡한 중립입니다. 이야기를 안 하려는 비겁함이죠. 방송뉴스 말미는 대부분 이래요. "무엇무엇으로 보입니다" "뭐뭐할 전망입니다" 이렇게 간접화법으로 피해가요. "이게 이겁니다" "저겁니다" 못해요. 혹은 "전문가들은 이렇게 지적 합니다" 이런 식으로 다 피해간다는 거죠. 그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나꼼수로 폭발한 거죠. TV논평 한 번 보세요. 근엄하게 한 3~4분 떠드는데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종잡을 수 없어요. 그래서 어쨌다는 것인지. 균형적으로 쓴다하면서 이 의견 반영하고 저 의견 반영하고 가치중립적인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 선량한 시민의 자세다. 이렇게 끌고 가는 거죠.

▶용가리 통뼈뉴스 반응이 좋습니다.

= 사실 그 힘으로 살고 있죠. 의미 있는 뉴스를 발굴하는 보람이 크죠. 또한 일반인들이 생산하는 뉴스를 반영하는 매개가 됐으면 합니다. 7대경관 문제도 트위터들이 만든 이슈거든요. 제주지역 매체에 실렸던 내용을 트위터들이 살려내 유포시키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졌죠. 오늘 김근태 고문이 돌아가셨어요. 그 분의 족적을 비춰보는 것에서 언론은 더 나가지 않아요. 오히려 뉴스 소비자들이 이근안하고 비교를 하고 김문수랑 비교를 하면서 뉴스가 확장되는 것이죠.(끝)

''용가리통뼈뉴스''는 ''공갈뉴스''와 싸운다. 어찌 싸우는지 궁금하신 분은 트위터에서 @YoToNews를 찾으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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