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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용석 의원과 조선일보에 날리는 ''불화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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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욱의 기자수첩]

ㄴㄴ

 

테마가 있는 고품격 뉴스, 세상을 더 크고 여유로운 시선으로 들여다보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기자수첩 시즌2''에서는 정의롭지 못한 것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았다. [편집자 주]


강용석 의원이 <개그콘서트> 출연 개그맨을 국회의원 집단 모욕죄로 고소했다가 취하했다. 법원이 자신에게 여성 아나운서 집단 모욕죄를 적용해 유죄로 판결한 것이 부당하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 개그맨을 잠시 이용했다고 한다. 그리고 ''''해당 개그맨에게는 미안하다고 밝혔고 개그맨이 대인배여서 괜찮다 하더라''''고 자기(?) 입으로 전한다.

일종의 물귀신 작전으로 개그맨을 끌고 들어갔다는 이야기인데 본인으로서는 블로그에 긴 감상후기까지 올린 걸 보면 나름 소기의 성과를 거두어 흡족한 모양이다. 마치 삼국지에서 제갈공명이 주유에게 화살 10만개를 사흘 안에 마련하겠다고 큰소리 친 뒤 안개 낀 날 위장한 빈 배를 조조진영에 띄워 배에 무수히 화살이 꽂히자 되가져 와 유용하게 썼다는 일화를 떠올리게 한다.

그런데 조조 군이 불화살을 쏘았다면?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걸 일깨워 주고 싶다.

◇ 강용석 의원에게 불화살을...

ㄷㄷ

 

① 법적인 문제= 여성 아나운서에 대한 비하와 모욕을 형사 재판에서는 법원이 인정했고, 민사 소송에서는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는 했지만 전국 수백 명에 이르는 여성 아나운서들에게 위자료와 배상금을 일일이 지급할 것은 아니라''''고 판결이 났다. 형사에서는 유죄였지만 민사에서는 반대로 무죄판결을 받은 것처럼 강 의원이 이야기하는 것은 엄연히 사실과 다르다.

② 정치적 문제= 강 의원에게 국민을 우롱하느냐는 비난 여론이 일고 있지만 강 의원은 못 들은 척 넘어갈 것이다. 그런데 이제 누가 강 의원 곁에서 강 의원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친구가 되어주고 동료 정치인이 되어 줄 건가. 이것이 문제. 언제 어떻게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물귀신 작전에 끌어들이고 방패막이로 이용하고 ''''어 미안해. 괜찮지? 당신 참 대인배야''''... 이러면서 히죽 웃고 가버릴지 모르는데 누가 그 영특한 강 의원과 정치적 운명을 함께 하겠나. 어느 정당이 우리 당에 꼭 필요한 인물이라며 공천을 내주겠는가? 걱정이다.

무소속으로 나올지도 모르겠다. 이미 유명인사에 학벌 좋고 변호사니까 지역 유권자들이 중에 찍어 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부정적인 이미지라도 대중적 인지도를 얻는 것이 정치인에게 손해는 아니라고 강 의원 스스로도 판단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전 세계에 난봉꾼으로 이름을 떨친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가 왜 총리직을 내려놓고 쫓겨나겠나?

베를루스코니는 사퇴한 뒤 노래말을 쓰는 작사가로 직업을 바꿨다. 유명 가수와 함께 앨범을 만들어 출시했는데 음반가게에 진열조차 못하고 있다. 어느 가게는 1장만 우선 진열대에 올려놨는데 누가 그냥 집어가 버렸다고 한다. 어느 가게는 5명이 그 앨범을 구하러 왔는데 모두 기자였다고 한다. 그저 유명해지면 정치인에게는 득이 된다는 건 넌센스이다.

베를루스코니가 떠날 때 군중이 외친 구호는 ''''제발 감옥에 가라''''였다. 유명한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 축구선수 호날두 등 40여명이 베를루스코니 덕분에 성매매 현장에서 같이 즐겼는지 법정에 가서 신문받아야 한다. 베를루스코니 측이 증인으로 요청했다. 누가 그 사람 근처에 가겠는가.

저항 못할 힘없는 개그맨을 자기 싸움에 이용하고자 고소까지 한 강 의원에게 국민을 위해 법을 만들고 정치를 바로 세울 사람으로 기대를 걸 유권자가 얼마나 될 지 영민한 머리로 계산해 볼 일이다. 영리한 꾀가 도움이 된 예로 제갈공명이 화살 10만 개를 공으로 얻은 이야기를 꺼냈으나 그것도 소설의 한 장면일 뿐 실제로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물러난 것은 지루하게 이어지는 전투 중에 대규모 전염병이 돌았기 때문인 것으로 역사가들은 보고 있다.

◇ 조선일보에 찬 물을...

ㅈㅈ

 

<조선일보>의 11월 26일(토요일) 사법부 관련 기사 제목. <대법원장의 분노=""> - ''''대법원장은 FTA 관련 부장판사의 글에 대한 진상을 보고 받고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며 곧바로 공직자윤리위원회를 열어 징계하도록 지시한 것처럼 조선일보는 전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기사를 찬찬히 살펴보면 대법원장의 지적은 ''''법관은 국민의 신뢰를 훼손하지 않도록 늘 자제하고 성찰하라''''는 것이고, 법관들이 SNS를 사용하는 데 대해 가이드라인을 연구하도록 지시한 것도 지난 9월 취임한 직후였다. 조선일보 맨 밑에 ''지난 9월 취임해서 지시했다''고 되어 있는데도 제목과 앞부분은 교묘하게 싸움을 붙이고 있다.

그런데 29일 대법원 윤리위원회는 징계를 내리지 않고 법관이 ''''논란의 중심''''에 놓이지 않도록 신중하게 처신하라고 권고만 하고 끝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30일 새벽 다시 대법원과 판사들을 ''''논란의 중심''''으로 끌어들이는 새로운 기사를 내놓았다.

<대법 윤리위원회="" 열린="" 날,="" ''''우리법="" 연구회="" 징계="" 땐="" 침묵="" 않겠다''''="">

마치 진보 성향의 판사들이 집단항명을 준비하는 듯 한 뉘앙스로 기사를 실었다. 그런데 그 기사 내용을 꼼꼼히 살피면 판사들은 ''''판사개개인의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방식, 한계는 어떠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눴고, 이번 사안에 대한 언론의 보도가 사법부 길들이기는 아닌지''''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주고 받은 것''''으로 돼 있다.

조선일보 기사를 굵은 활자로 된 부분을 읽으면 ''항명''이고 작은 활자로 된 부분을 잘 살피면 ''당연히 논의할 것''을 제대로 논의한 것이다.

정치권에 얽혀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든 언사는 정략적이다. 흥분하거나 성급하면 당한다. 예를 들어 조선일보 기사를 읽고 대법원 앞에 달려가 1인 시위라도 했다면 얼마나 민망스러운가 말이다. SNS 상에서 마구 퍼 나르며 감정 섞인 언사를 덧붙이는 것도 신중해야 한다.

아울러 당부 드리고 싶은 한 가지는 언론 취재 현장의 문제이다. 집회와 시위 참가 시민들이 현장에서 취재를 하는 기자들에게 항의를 하고 따지기도 한다. 물론 기자의 소속 언론사 보도가 부당하다 판단하면 항의하고 소속사에 시민의 원망과 항의를 전달하라고 촉구할 수 있다. 그러나 신체적 충돌이나 심한 모욕, 취재장비의 훼손 같은 무리한 일은 없기를 당부 드린다.

사건 현장 취재면 다들 경력이 얼마 안 된 젊은 기자들이다. 촬영이나 사진 취재진은 고생하는 만큼 대우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후배들이다. 시민 여러분이 현장에서 만난 그 후배들 일부는 내일 정부의 언론탄압과 왜곡된 정책에 항의해 파업투쟁에 나서기도 할 것이다. 시위 현장에 동원된 전경대원이나 의경, 근무 경찰도 마찬가지다.

그 젊은 사람들은 이 시위현장이 시민사회와의 첫 만남이다. 학교에서 공부하다 막 사회로 진출해 처음 맞닥뜨린 시민사회의 모습이 결코 실망스럽지 않기를 부탁드리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이 상처 받지 않도록 명령에 의해 그 자리에 서게 된 그들의 처지와 입장을 헤아려 주시길 당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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