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별^ 연령별 자영업자 증감추이(출처: LG경제연구소 보고서)
''고용대박''의 정체는 편의점과 치킨집, 택시운전으로 대변되는 이른바 ''나쁜 일자리''라는 분석이 나왔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고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천467만3천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0만1천 명이 늘어났다.
특히 제조업 고용이 줄어드는 대신 서비스업 고용이 10월 들어 전년 동월 대비 55만 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가운데서도 도소매업과 운수업의 신규 취업자가 20만 명 증가했다.
박 장관은 지난 9일, 이를 두고 ''고용대박''이라며 환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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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실상 늘어난 일자리의 대부분은 ''나쁜 일자리''이며, 급격한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이들 신규취업자들은 도로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는 분석이다.
◈ 서비스 업종 신규취업자 20만 명 중 절반이 자영업자LG경제연구원 이지선 연구원이 14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비스 업종의 신규취업자 20만 명 가운데 10만 명은 자영업자이며, 특히 도소매업과 운수업의 신규 취업자 수가 두드러졌다.
보고서는 최근들어 비교적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이 가능한 편의점 숫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주목했다.
전국 편의점 협회에 따르면 매년 신규 점포수가 1천 개 이상 늘어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3천여 개의 신규점포가 생겨 전국에 편의점이 2만 여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11월 유통산업 발전법 시행으로 대형 슈퍼마켓의 신규출점이 감소하면서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창업기회가 늘어난 것이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 고용인원이 5인 미만인 영세 도소매 자영업이 50대 이상을 중심으로 증가한 점도 눈에 띈다. 정년 퇴직이후 재취업을 희망하는 50대 이상 고령 구직자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자영업 부문에 뛰어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운수업종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60세 이상의 택시 운전사는 4배, 70세 이상은 10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늘어난 일자리라는 것이 대부분 ''동네슈퍼''와 ''치킨집'', ''택시기사''로 대변되는 고용의 질이 취약한 영세 서비스 업종에 집중돼 있다는 것이다.
◈ "일단 취업하고 보자" 또는 "창업"..20대 고용도 불안보고서는 또 20대의 고용이 소폭 개선된 것도, 소득창출을 위해 나쁜 조건의 일자리라도 당장 취업을 하거나 창업에 나서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청년 구직자들이 좋은 조건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졸업을 미루는 등 자발적 실업상태를 유지하기 보다는 당장 소득 창출을 위해 취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또 20대 취업자의 정규직 비율은 8월 기준 68%로 과거에 비해 개선되지 않았고, 지난해에 비해서도 2%p 하락했으며 그 감소분을 비정규직이 채우고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지선 연구원은 "취업자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고용확대 추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취업자 증가의 대부분이 서비스업 가운데서도 부가가치가 낮은 도소매, 운수업, 월36시간 미만 근로자 층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고용의 질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보고서는 "특히 자영업자의 경우 임금 근로자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아 지난 2003년 카드대란과 같은 갑작스러운 경제침체가 발생하는 경우 이들이 파산하거나 빈곤층으로 전락할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