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은행 ''거물 로비스트'' 박태규(71.구속기소)씨가 김두우 전(前) 청와대 홍보수석은 물론 금융감독원 고위급 간부들과도 골프회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저축은행의 각종 비리를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 검사장)는 박씨가 김 전 수석 말고도 금감원 국장급 이상 간부들과 수시로 골프를 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또 박씨가 금감원 간부들에게 부산저축은행 퇴출저지 청탁과 함께 거액의 상품권을 건넸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우 전 수석이 이번주 중반쯤 검찰에 소환될 예정인 가운데 부산저축은행 로비의혹 수사가 금융권과 정관계쪽으로 급속히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저축은행 관리.감독 업무를 수행하는 금감원쪽에 로비자금 일부가 유입됐다는 진술이 나오면서 금감원 관계자들의 줄소환도 불가피하게 됐다.
檢, 박씨와 국회의원 3-4명 통화사실 확인 검찰은 박씨가 청와대와 금융당국은 물론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검사와 정책판단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관계 인사들에게도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씨의 통화기록을 샅샅이 뒤져 지난해 일부 의원들이 박씨와 통화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지난주말에도 박씨를 불러 의원들과의 통화 동기와 로비청탁 여부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박씨가 상품권을 구입한 시기와 통화 시점 등을 대조하며 상품권을 포함한 금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부산저축은행의 퇴출설이 돌던 지난해 4월부터 올해 초까지 박씨가 김두우 전 수석과 90여 차례나 전화통화를 한 만큼 의원들과의 통화도 단순한 개인 용무 차원은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박씨는 지난해 4월부터 같은 해 10월까지 10차례에 걸쳐 김양(59.구속기소) 부산저축은행 부회장으로부터 로비자금 17억원을 수수하는 과정에서 금융권은 물론 정관계 인사들을 로비 대상으로 일일이 언급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상품권 1,500만원 2,000만원 단위로 구입박씨가 김양 부회장으로부터 받은 로비자금은 총 17억원.
올해초 2억원은 김양 부회장에게 돌려주고 5억여원을 개인금고 등에 보관하다 검찰에 압수됐다.
검찰은 박씨가 김양 부회장을 처음 알게된 지난해 4월부터 올해 4월 캐나다로 도피할 때까지 10억원에 가까운 돈을 로비자금으로 정관계에 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김두우 전 수석에게 흘러들어간 1억원을 뺀 나머지 9억원의 로비자금 용처를 박씨를 상대로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박씨가 상품권을 1,500만원과 2,000만원 어치씩 한꺼번에 구입한 정황을 포착하고 상품권 사용처도 함께 추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