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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던가. 영화 ''세 얼간이''를 보면 옛말이 틀리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인도 천재들만 모인다는 ICE 대학에서 ''알 이즈 웰''(All is well의 인도식 발음)을 외치며 뛰어다니는 세 천재 공학도는 학교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상상초월 ''얼간이 짓''을 일삼는다.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세 얼간이''의 ''얼간이 짓''을 모았다.
■골탕먹이기? 블록버스터로 한다같은 방 룸메이트 란초와 파르한, 라주 등 세 얼간이의 옆방에는 1등을 위해 물불 안 가리는 ''만년 2등'' 차투르가 있다. 자신의 성적을 높이기 위해 다른 친구의 공부를 방해하고, 암기가 최고의 공부법이라 믿는 차투르의 생각을 바꾸기 위해 세 얼간이가 나섰다.
작전의 포인트는 차투르의 힌디어 연설문이다. 차투르는 우간다에서 나고 자랐으니 힌디어는 한마디도 못한다. 하지만 총장의 총애를 받기 위해 학교 대표로 힌디어 연설을 준비한다. 세 얼간이는 첩보 영화 뺨치는 활약을 펼치며 차투르의 연설문 속 단어 몇 개를 수정한다. 진중한 연설문은 19금 농담이 가득한 이야기로 환골탈태(?)했다. 그것도 모르고 차투르는 진지하게 손짓 발짓까지 해가며 연설한다. 전교생이 뒤집어 지며 웃지만, 차투르는 이유를 모른다. 단순 암기의 폐해다.
■사랑 고백은? 침실에 침입해서 한다''로미오와 줄리엣''에 버금가는 란초와 피아의 사랑은 ''침실 고백''으로 이뤄졌다. 세 얼간이의 리더 격인 란초는 ICE 대학의 괴짜다. 때문에 스파르타 교육의 ''본좌'' 비루 총장과는 사사건건 대립한다. 하지만 란초가 첫눈에 반한 여인 피아는 비루 총장의 막내딸이다.
아버지를 뒷 목잡게 하는 란초가 이상하고 싫었지만 점점 끌리는 것을 느끼는 피아와 꿈에서도 피아를 찾는 란초. 서로에게 호감이 있었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란초가 한밤중에 피아의 방에 방문해 사랑을 고백하면서 급진전 된다. ''마음이 시키는 일을 하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친구를 위해? 총장의 금고도 턴다''경쟁에서 도태되면 밟힌다''는 자신의 교육이념을 흔드는 세 얼간이가 눈엣가시 같은 비루 총장은 이들이 졸업하지 못하도록 시험문제를 직접 내기로 결정한다.
사진가의 길을 택한 파르한과 졸업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란초와 달리 라주는 회사에 취업이 돼 꼭 졸업해야 한다. 라주의 졸업을 위해 이번엔 파르한과 란초 그리고 피아가 뭉쳐 혼성 세 얼간이를 결성한다. 피아가 아버지의 금고 열쇠를 란초에게 넘기고, 두 사람은 시험 문제를 챙겨 나온다. 라주를 위한 일인 만큼 두 사람은 시험 문제를 보지도 않고 라주에게 넘긴다.
좋아할 줄 알았던 라주는 어렵게 획득한 시험문제를 버린다. 친구들의 걱정도 고맙지만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이겨내 나가겠다는 의지다. 퇴학을 각오하고 총장의 금고를 턴 란초와 파르한도 대단하지만 눈앞의 시험문제를 던지는 라주의 단호한 얼간이 짓은 박수를 보낼 만하다. 18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