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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평균 4편을 찍을 만큼 활발한 작품활동으로 유명한 류승룡이 홍보에 집중하기 위해 차기작 선택을 미뤘다. ''최종병기 활''은 시나리오와 감독, 출연료까지 류승룡이 영화를 선택하는 세가지 요소 모두를 충족시킨 작품. 하지만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녹록치 않은 작업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류승룡은 최근 노컷뉴스와 만나 "찍을 때 엄청 힘들겠다는 것을 알았다"며 "드라마 ''별순검''과 영화 ''황산벌''에서 이미 사극을 경험했지만 이번 영화는 만주어와 궁술이 추가된 더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는 작품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가 맡은 역할은 청나라 장수로 100% 만주어를 구사해야했다.
"배우는 것 자체가 힘들지는 않았다. 결과물이 좋을 것이란는 생각이 있었으니까. 오히려 말(馬)이 말(言)을 안듣는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변발도 촬영 중 그를 힘들게 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반삭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류승룡은 변발 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겨울에는 비니를 쓰고, 여름엔 선크림을 발랐다. 비장한 각오로 변발을 하고 집에 들어간 날, 어린 아들은 놀라서 울음을 터트리기도 했다.
"첫 촬영날 저처럼 변발을 했던 한 동료 배우가 달리는 신을 찍다가 기절을 했다. 추우니까 갑옷 안에 내복을 껴입은 상태에서 전력질주로 산속을 달리니까 땀이 모락모락나다 머리에서 갑자기 식고 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체온조절이 안되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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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kg이나 빠질 만큼 열심히 뛰어다니고, 말을 탔다는 40대 류승룡에게 ''체력 관리는 어떻게 했냐''고 물어봤다. 보양식이나 특별한 운동을 기대했지만 류승룡은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35살, 영화 ''아는 여자''(2004년)로 충무로 데뷔하기 전까지 무대에서 활동한 류승룡 만이 할 수 있는 대답이다.
"밥차가 맛있어서 밥만 잘 챙겨 먹었다.(웃음) 연극 배우라면 유년기 혹은 대학 극단시절에 발레 등을 다 배운다. 저도 발레, 아크로바틱, 한국 무용을 다 했고. 기본 무술도 다 배웠다. 그런 것들이 자양분이 된 것 같다."
본격 활 액션을 표방하는 ''최종병기 활''인 만큼 위험해보이는 장면도 적지 않게 등장한다. 특히 ''사람을 살리는 활''이란 영화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절벽 장면은 보는 이가 아찔 할 정도다. 류승룡은 "5일이나 고생해서 찍었는데, 잘나왔으면 다행"이라고 했다.
"처음엔 CG로 하려고 했는데 현실감을 살리자 해서 아차산 둘레길 밑 절벽에서 찍었다. 기술력과 배우들의 열정, 감독님의 무모함(웃음)이 합쳐져서 나온 장면이다."
빡빡한 일정과 위험한 촬영이 계속되는 현장에서 류승룡은 리더로서 분위기를 이끌었다. "챙긴다는 강박관념은 없다"면서도 여력이 있을땐 촬영장을 돌아다니며 분위기를 돋군다고.
"일단 민심을 다스리기 위해 제스쳐를 한다. ''이거 너무 위험하지 않나?'' 불평하는 거다. 그러면서 ''화이팅''하자고 말하면서 더 열심히 하고. 그래야 불만이 없어지니까. 그걸 제가 잘한다. 양쪽 왔다갔다거리면서 이랬다. 저랬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