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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임제''보다 더 ''독임''적인 합의제기구인 방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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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에도 진주-창원 MBC 합병 의결 강행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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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진주-창원 MBC의 합병 의결을 강행했다.

이번에도 야당추천 상임위원들이 퇴장한 뒤 의결을 밀어붙였다.

방통위는 5명의 상임위원으로 구성된 합의제 기구이지만 이렇게 민감한 일에는 정부·여당 추천 상임위원 3명의 의결로 상정된 의안을 강행 처리하는 것이 관례화(?)되어 가고 있다.

여당 추천위원들로만 의결을 강행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지난해 11월 10일 열린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에 대한 사업자 세부심사 기준안''''과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 사업자 공고 등 추진 일정''''을 분리 심의해·의결했다.

그러나 당시에도 야당 추천 이경자 부위원장 퇴장했고, 양문석 상임위원은 ''종합편성 및 보도전문채널에 대한 사업자 세부심사 기준안'' 의결에는 참여했으나, 사업자 공고 등 종편 추진 일정 의결 전에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방통위는 5명의 상임위원이 합의해서 안건을 처리하는 구조이지만 정치적으로 쟁점이 되거나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합의 자체가 이뤄지지 못하고 정부·여당 추천위원들끼리 의결을 강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리며 정권의 실세로 불리는 최시중 위원장이 마음먹은 대로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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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중 위원장은 상임위원회에서 1/5의 표를 가진 위원의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실제적으로는 독임제 정부부처의 장관보다 더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정부·야당 추천 위원들이 절대과반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보니 통과시키지 못할 안건이나 법령이 없다는 얘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독임제 정부부처의 장관이나 차관은 책임이라도 지지만 합의제 기구의 위원장은 실제로는 독임제 부처보다 더 큰 권한을 행사하면서도 책임에서는 한발 비켜선 구조여서 ''권한은 강하게 책임은 느슨하게'' 지는 이상한 구조인 것이다.

야당 추천 상임위원이 5명 중 2자리를 차지하고 있지만 실제 할 수 있는 역할은 반대 성명을 발표하거나 회의장에서 퇴장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역할에 머물러 있다.

양문석 상임위원이 삭발까지 단행하면서 상임위 회의장에서 "몸으로 막을 수 있으면 막고 싶다. 멱살 잡고 의사봉 빼앗고 난동 부릴 수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탁자를 두어번 친 뒤 "너무 하시네"라며 퇴장하는 것이 그로서는 최대한의 행동일 수밖에 없다.

2기 방통위에 합류한 김충식 상임위원도 "다수결 횡포로 타결하려고 시도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이 시간 이후 남은 임기를 꾸려갈 수 있을지 심히 우려된다"며 "의제 상정 강행하고 다수결 처리에 무력감 느낀다"고 말했지만 그로서도 퇴장외에 표현할 방법이 없었다.

방통위는 민감한 일이 있을 때마다 의결 시기를 한 두차례 연기해주는 것으로 야당 상임위원들의 체면을 살려준 뒤 의안을 처리하려 할 것이다.

국회처럼 의시봉을 빼앗는 일도 없고 몸싸움으로 저지하는 일도 없다.

그리고 이후에 문제가 되더라도 상임위원회에서 의결한 것이지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일이 아니어서 책임질 일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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