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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로 아동극을 하며 연기를 알게 된 대학생에서 연기의 맛을 알게된 베테랑 배우로 성장한 박해일. 그가 변했다. 8년간 쓰던 구식 ''전지현 휴대폰''을 최신 스마트폰으로 바꿔서가 아니다. 시대극 ''모던보이''를 제외하고 현대극에만 출연했던 박해일이 상투를 틀고, 활시위를 당긴다.
''최종병기 활''은 데뷔 10년차 박해일에게도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다. 본격 액션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연기해 온 그 어떤 캐릭터보다 강인한 남성미를 뽐낸다.
사극은 언제나 박해일에게 부담스러운 장르였다. ''최종병기 활'' 이전에 가져왔던 많은 인터뷰에서 그는 한결같이 "사극은 아직"이라고 말해왔다. 그런데 ''활''이 박해일의 마음을 움직였다. 활을 이용해 사극의 다이나믹한 면을 역동적으로 풀어낸 점이 끌렸다. 정치적으로 복잡한 힘의 논리를 펼치는 사극이 아닌 단순한 이야기로 시대의 진정성을 담고 있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액션은 싫은데 ''최종병기 활''은 활을 이용해서 다를 것 같더라고요. 칼을 들고 합을 맞출 때보다 거리도 늘어나고 샷이 달라지니까요.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것이 다른 거죠."
하지만 난생 처음 잡아본 활을 다루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다. 촬영 3달 전부터 궁술을 배웠지만 말을 타고, 달리면서 활시위를 당기는 고난도의 액션은 그에게 큰 어려움이었다.
"말을 타는 것도 처음이고, 활을 쏘는 것도 처음인데 말을 타면서 활을 쏘는 것을 종합적으로 해내야하는게 힘들었어요. 여기에 만주어까지 써야 하니까요. 그래도 하나씩 배우고 활용하면서 맞춰가는 작업은 흥미로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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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상 궁술뿐만 아니라 박해일은 극중에서 쉴 새 없이 뜀박질을 한다. ''심장이 뛴다''의 달리기는 맛보기에 불과했다. 얼마나 뛰었던지 박해일은 "산자락을 뛰어다니고, 구르느라 배고파서 밥도 두 공기씩 먹었다"고 전했다.
"한 순간도 서있거나 멍때리면 안돼요. 이전까지 그런 역할을 많이 했었는데 새로운 전환점이 된 셈이죠."
실제로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누나만 있다는 박해일은 이번 영화에서 청나라 군대의 전리품으로 끌려간 여동생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다.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하면 구하러 갈꺼냐''고 묻자 박해일은 "예쁜 여동생이 있으면 구하러 간다. 누나는 모르겠다"고 웃었다. 10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