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한국 U-20(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이 개최국 콜롬비아에 지고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8강에 진출했던 2009년 이집트 대회에 이은 사상 첫 2회 연속 16강 진출이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6일 오전 콜롬비아 보고타의 네메시오 카마쵸 경기장에서 벌어진 개최국 콜롬비아와의 대회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한국은 같은 시각 벌어진 같은 조 프랑스-말리 경기가 프랑스의 2-0 승리로 끝나면서 콜롬비아(3승), 프랑스(2승1패)에 이어 조 3위(1승2패)로 밀렸다. 그러나 조 3위 4개국에게 돌아가는 와일드카드를 확보, 16강 무대를 밟게 됐다.
24개국이 6개 조로 나뉘어 치른 조별리그에서 16강 진출 티켓은 각 조 상위 2위팀과 조 3위 6개국 가운데 성적이 좋은 4개팀에게 주어진다. 한국은 승점 3점으로 B조 3위 뉴질랜드(2무1패, 승점 2)와 E조 3위 파나마(1무2패, 승점 1)를 제치고 16강 티켓을 잡았다.
한국의 16강 상대는 6개 조의 조별리그가 모두 마무리되는 7일 확정된다. B조 1위 포르투갈 또는 C조 1위가 유력시되는 스페인과의 대결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의 조별리그 최종 상대 콜롬비아는 한국전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16강행을 확정한 상태였지만, 예상대로 하메스 로드리게스, 루이스 무리엘 등 최정예 멤버를 선발 출격시켰다. A조 1위를 할 경우, 현재 조별리그 경기를 치르고 있는 보고타에서 16강전을 치를 수 있는 만큼 한국전 승점을 노렸다.
한국은 부상에서 회복된 유일한 유럽파 이용재(낭트)를 최전방 공격수로 세우고 정승용(경남)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배치, 4-4-1-1 전형으로 나섰다.
경기 시작 5분만에 백성동(연세대)이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리는 등 초반 분위기는 한국이 가져갔다. 전반 10분 동안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 67%로 앞섰을 만큼 기세 좋게 콜롬비아를 밀어붙였다.
그러나 콜롬비아 선수들의 패스가 맞아 들어가기 시작하면서 한국은 이내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한국은 전반 31분 무리엘의 기습적인 중거리 오른발 슈팅이 골포스트 오른쪽을 강타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고 결국 전반 37분, 무리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골키퍼 노동건(고려대)의 볼처리가 아쉬웠다. 노동건은 골대 오른쪽을 향해 날아오는 크로스를 잡기 위해 골문을 비웠고, 달려들어온 무리엘과 부딪히며 공을 잡지 못한채 넘어졌다. 무리엘은 이 공을 잡아 엔드라인을 따라 드리블하며 돌파, 빈 골문을 향해 왼발슛을 날렸다. 수비수 민상기가 뛰어들어왔으나 무리엘이 한 박자 더 빨랐다.
전반 유효슈팅슈 1-6, 볼점유율 39%-61%라는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좀처럼 효과적인 공격 찬스를 잡지 못했던 한국은 후반들어서도 콜롬비아를 뚫지 못했다.
후반 7분만에 임창우(울산)가 볼다툼 중 상대 선수의 무릎에 얼굴을 부딪혀 벤치로 물러나는 악재도 만났다. 콜롬비아가 후반 중반,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하며 주전들을 불러들였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인상적인 장면은 없었다.
경기 후 이광종 감독은 "전체적으로 경기 내용은 안좋았지만 16강 가서 멋있는 경기 보여주겠다"면서 "일단 선수들의 체력이 많이 떨어져 체력 보완에 주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