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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토토는 어떻게 승부조작과 얽히게 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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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해온 창원지검은 9일 현역선수 10명을 포함한 관련자 12명을 추가 기소하면서 이번 승부조작 사건의 전말도 함께 밝혔다.

경남 창원지역을 본거지로 한 폭력조직 출신인 김 모(27) 씨는 평소 스포츠토토 등에 베팅을 즐겨 해오다 한번에 거액의 배당금을 받기도 하면서 선수들을 직접 매수해 경기 결과를 조작하면 큰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승부조작을 실행에 옮긴다.

그런 뒤, 김 씨는 프로축구 선수 출신인 김 모(28) 씨와 함께, 평소 알고 지내던 이 모(32) 씨 등 2명을 자금주로 끌어들여 선수 매수 자금 명목으로 2억8천만원을 마련하고, 김 씨와 선수 생활을 했던 김동현 선수를 만나 구체적으로 선수 매수 작업에 들어간다.

이들은 먼저 김 선수를 통해 대전 미드필더 박상욱(25) 선수와 자살한 전 전북현대 출신의 정종관(30) 선수를 소개받게 된다.

브로커들은 2011년 러시앤캐시컵 2라운드 대전-포항전이 열리기 이틀 전인 4월 4일 박 선수에게 1억2천만원을 건네며 승부조작을 공모했고 박 선수는 자신의 몫 2700만원을 챙긴 뒤 같은 팀 선수 7명에게 돈을 건네며 승부조작에 가담시켰다.

선수들이 실제로 경기에 나서 패배하는 동안 브로커들은 전국의 복권방 5~6곳에 1억원 정도씩을 맡긴 뒤 10만원 이하로 금액을 쪼개는 베팅하는 수법으로 해당 경기에 1억9천만원을 베팅했다.

이들은 이를 통해 모두 6억2천만원의 배당금을 타냈다. 순이익이 4억3천만원에 달했다.

브로커들은 다른 한 경기에도 승부조작을 시도했다. 정종관에게 소개받은 광주 전 골키퍼 성경모(31)에 접근했고 같은 날 부산-광주전에서 일부러 져달라는 대가로 1억원을 건넸다. 하지만 부산이 1대0으로 승리한 이 경기에서는 승부조작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그동안 소문으로만 무성하던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최초로 규명한 점이 큰 성과다"며 "이번 수사를 통해 전주와 브로커, 선수들로 연계된 스포츠토토 승부조작 구조가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처럼 브로커들이 거액을 들여 선수 매수에 나선 이유는 스포츠토토에 배당금을 얻기 위해서였다.

검찰은 스포츠토토의 프로토 승부식 방식이 배당률은 낮고, 장시간에 걸쳐 고액을 10만원 이하로 나눠 베팅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일단 베팅 이후에는 별다른 위험 부담없이 고액 배당을 챙기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프로토 승부식은 복권 발행사인 스포츠토토 측이 홈팀을 기준으로 승·무·패 배당률을 미리 정한 30~50대 경기 가운데 2개 이상 경기의 결과를 예상해 베팅하는 복권으로, 점수를 맞춰야 하는 프로토 기록식과는 달리 승·무·패만 맞추면 되기 때문에 한쪽 팀 선수를 매수해 고의로 지게 하면 적중 확률이 매우 높아진다.

검찰은 이 때문에 이번 사건의 가장 큰 문제점이 브로커들이 복권을 대량으로 구입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포츠토토㈜ 등에 따르면 정부가 스포츠토토가 사행화되는 것을 막으려 판매점(복권방) 별로 1명당 1회 10만원까지의 베팅 상한선을 정하고 10분에 동일회차 발매액 합계가 100만원을 넘으면 발매가 자동으로 중단되는 등 돈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도록 규제했지만, 브로커가 1회 베팅 상한선인 10만원 이하로 쪼개 반복적으로 베팅하는 이른바 ''쪼개기'' 베팅에는 아무 소용이 없었다.

곽규홍 차장검사는 "프로토복권의 경우, 대량으로 복권 구입이 가능한 것이 가장 큰 문제로 보인다"며 "이를 방지할 시스템이 없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지난 7일 판매점이 구매 상한액(1인 1회 10만원)을 초과해 스포츠토토를 판매하면 계약을 해지토록 하는 현재 규정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승부조작 근절대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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