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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 낙동강사업특별위원회가 합천보 설치로 인해 인근 농경지에서 막대한 침수피해가 발생한다는 용역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합천보가 건설되어도 농사에 지장이 없다"는 한국수자원공사의 용역조사결과를 뒤집는 것으로, 수자원공사 용역의 조작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사업특위는 8일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월부터 5개월간 ㈜원일이엔씨에 맡긴 ''합천보 설치가 주변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용역결과 대상유역의 지하수위는 낙동강 본류수위와 지류하천인 덕곡천, 회천 수위에 민감하게 변화하는 특성을 보였다.
특히 합천보 관리수위(10.5m) 아래에 위치하는 덕곡 배수장의 경우 배수능력이 부족해 시설물 보강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리고 합천보 건설에 따른 지하수 영향지역을 검토한 결과, 0.44㎢(44헥타르)의 농지에서 영농피해가 우려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농지는 합천보 건설에 의해 해발고도와 지하수위 차이가 1.0m이하인 곳이다.
참고로 지난 2009년 7월 정부의 비공개 보고서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합천보 건설에 따른 침수면적은 5.057㎢이고, 공개된 정부 보고서에서의 침수면적은 0.532㎢에 이른다고 적시된바 있다.
이에따라 낙동강 특위는 합천보의 관리수위를 8m로 운영하거나, 수문을 상시개방해 농업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수자원공사에 건의하기로 했다.
한편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5월 3일 ''합천보 건설에 따른 지하수 영향''에 대한 부산대 함세영 교수의 용역결과 발표에서 "보가 건설되어도 영농에 크게 지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그리고 용역결과 발표회 하루 전인 5월 2일에는 보도자료를 내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이에대해 주민들은 기자회견 등을 통해 "부산대 함세영 교수팀은 주민들이 제시한 자료는 무시하고, 시공사인 SK건설사의 자료를 받아 용역을 시행했다"며 "학자의 양심을 저버리고 수공의 뜻에 의해 용역이 만들어졌다는 의혹을 감추지 못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은 "시추공 측량의 문제와 지표수 유입 등 주민들이 제시한 자료와 현실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건설사의 자료만 갖고 조작한 용역조사"라고 주장했다.
수공의 용역에 대해 낙동강특위 박창근 공동대표는 8일 기자회견에서 "수자원공사가 막무가내로 각본을 짜놓고 주민들을 현혹시킨 용역으로, 공기업으로서 가져야할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수공은 아직도 공개하지 않고 있는 용역보고서를 지금이라도 공개해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