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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도 너무 오른 전세값…가을이 두려운 세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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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택 전세 2~3억 필요…매매침체 속 가을 전세대란 재현 우려

 

NOCUTBIZ
"한숨만 나옵니다. 지금도 버거운데 또 오르면 어떡하죠. 전세값 생각하면 밤에 잠이 안옵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세로 사는 이경희(35)씨는 요즘 전세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는 8월 전세계약이 끝나는데 집주인은 최근 전세금을 1억 원 올려달라고 통보해왔다.

한꺼번에 그 많은 돈을 어떻게 구하느냐고 하소연해봤지만 돌아오는 답은 시세가 그렇다는 얘기 뿐이었다.

이사갈 집을 찾고는 있지만 다른 곳도 모두 올라 전세자금 대출을 받는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 씨는 "집을 줄일 수 없어 비슷한 면적으로 구해야 하는데 찾기가 어렵다"면서 "결혼을 하고 지금 집을 얻으면서 대출을 받았는데 앞으로 출산과 육아 등으로 돈이 들어갈 곳도 많은데 또 빚을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니 앞이 캄캄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국민은행 조사 결과 전국의 아파트 전셋값은 20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세계약 주기인 2년 대비 상승률은 무려 23.3%로 8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같은 돈으로 얻을 수 있는 전셋집 면적도 줄어들었다.

최근 부동산1번지가 서울지역 아파트 117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억~3억 원으로 얻을 수 있는 전세아파트 공급면적은 2년 전(119.6㎡)보다 10㎡가 준 109.6㎡였다.

4인 가족이 거주할 만한 전용면적 85㎡에 해당하는 것으로 국민주택에 살려면 최소 2억 원 이상은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전세를 재계약하려면 면적을 줄일 수 밖에 없고 아니면 대출을 얻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세자금 대출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주택금융공사 집계결과 지난 2년간 신규 전세자금 보증액은 11조7천334억 원으로 직전 2년보다 71.9% 늘었다.

다행히 이달들어 전셋값은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은 5주 연속 소폭이지만 내리고 있고 경기와 신도시 등도 내림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지난해 전세대란의 근본적인 원인이었던 주택 매매시장 침체가 3.22대책, 5.1대책에도 해소되지 않고 있어 불안감은 여전하다.

매매시장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주택구입을 미루고 전세로 눌러앉는 현상이 다시 나타나면서 가을 이사철에 전세난이 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에선 현재 연소득 3천만~3천500만 원 이하인 전세자금 대출자격을 현실화하고 매매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부동산1번지 조민이 리서치팀장은 "부부합산으로 한도를 확대해야 직장인들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세입자들이 주택구매로 돌아설 수 있도록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체감하게 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었던 지난해 전세대란을 교훈삼아 정부가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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