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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옥 화가에게 인생은 배다. 그 배는 중용이요, 관조요, 소통이요, 비상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작은 종이배는 큰 강의 파도가 그 배를 집어삼킬듯이 출렁거려도 오뚜기처럼 균형을 잡고 있다. 그런가하면 짙은 녹색의 산그림자가 아름다운 강줄기를 따라 내려가는 종이배는 관조의 세계에 빠져들게 한다.고요한 강물 위를 구름에 달가듯이 움직이는 종이배는 은은한 파장을 일으키는데,강물과 종이배는 연애하듯이 속삭이며 교감하고 소통한다. 강물에 떠있던 종이배는 돌연 하늘로 솟아올랐다. 그 공중의 배는 강물의 종착지인 바다가 되었고, 그 위의 돛은 섬을 탄생시켰으며, 그 섬 위에 유유히 떠도는 구름과 푸른 하늘을 안고 있다. 늘 하늘을 품고 살던 강물은 마침내 하늘로 날아올랐다. 작은 종이배는 중용,관조,소통의 도를 닦아 깨달음의 세계로 비상하더니 물아일체가 되고 온 우주를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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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물빛은 하늘의 빛이자 작가내면의 색깔이다. 김작가가 빚어낸 물빛은 하늘의 상태, 바람의 속도, 물의 깊이가 투영되고 반영된 형상이다. 작가는 아름다운 물빛을 만나기 위해 덕소와 오륙도, 화천 등지를 쏘다녔다. 잔뜩 기대를 하고 갔다가 날씨가 갑자지 변덕을 부려 허탕친 적도 많았다고 한다. 작가는 느낌이 좋은 물빛을 만나면 사진에 담아온 뒤 그 장면의 느낌을 유화로 다시 살려낸다. 김 작가는 재현된 물빛에 대해 "하늘의 색이자 제 마음의 색이죠"라고 했다.아주 연한 분홍빛을 반짝이며 출렁이는 물결은 잔잔한 기쁨이 번지면서 미소가 벙그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종이배에 사공은 없지만, 그 보이지 않는 사공은 작가자신이요, 그 도통한 뱃사공은 인생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평정심의 주인인 것이다.
김혜옥 작가의 전시는 인사아트센터에서 5월2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에는 100호짜리 대형 작품 3점을 비롯해, 15-30호 크기 등 모두 37점의 유화가 선보인다.
전시기간:5월2일까지
문의:02-736-1020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 4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