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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美 예산전쟁, 왜 촉발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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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미국 백악관과 의회가 지난주 극적으로 예산안 협상을 타결지으면서''''연방정부 폐쇄''''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곧바로 ''''정부 부채의 상한선 조정문제''''를 놓고 민주, 공화 양당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즉 정부의 파산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3일(이하 현지시간) 재정적자 감축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공화당과의 ''''제2의 예산전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의 내년 차기 대선을 앞두고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공식 선언한 이후 공화당이 대응 수위를 높이면서 점차 뜨거워지고 있는 미국 정치권의 흐름을 점검해 본다.

▶사실 우리 입장에셔''''정부폐쇄''''라는 표현은 다소 생경한데...정부 예산안과 연계해서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보통 공장이나 업소 등이 이런저런 이유로 휴업이나 조업을 중단할 때 ''''shutdown'' 이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미 정치권에서 정부 예산안이 시한 내에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게 되면 ''''연방정부가 일시 폐쇄된다''''는 의미로 ''''a partial shutdown''이라고 한다. 이 경우 국가안보 등의 중대사안을 제외하고는 재정지출을 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여권 발급 등 중요 정부서비스가 중지되고, 전체 연방공무원 440만명 가운데 80여만명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강제휴가를 떠나야 한다. 또 국립공원과 박물관 등도 문을 닫고, 항공.철도와 같은 운송망이 차질을 빚으면서 경제적 피해는 물론이고 정치적으로도 내년 대통령 선거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다행히 지난 8일 예산안 처리 시한(8일 자정)을 1시간 남겨두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이 극적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정부폐쇄 사태는 피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막판 협상을 통해 당초 정부의 원안(3조8천억달러)에서 385억달러의 예산이 삭감됐다. 이같은 예산 삭감규모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이던 1995년 12월에도 예산삭감과 부채상한선 동결을 둘러싼 의회와 백악관의 극한 대결로 연방정부가 일시 폐쇄된 적도 있었다.

▶우리의 경우는 국회가 예산안을 제때 처리하지 못할 때가 다반사인데, 미국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우리 국회에서는 법정시한을 넘겨 예산안을 통과시키는 ''''늑장처리''''라든가, 시한을 맞추기 위해 여당 단독의 ''''날치기 처리''''가 있어 왔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는 미국과 같은 ''''정부폐쇄''''는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준예산 제도에 근거해 새로운 회계연도가 개시될 때까지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이전 회계연도 예산에 준해 잠정예산을 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은 준예산 제도가 없어 예산안이 의회를 통과되지 못하면 연방정부가 폐쇄된다. 다만 미국은 정부폐쇄를 막기 위해 단기간에 한해 운용되는 잠정예산법안 (a short-term funding extension)을 처리해 본예산안이 의회를 통과할 때까지 정부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상하 양원은 지난주 예산안의 극적 합의가 이뤄진 뒤 정부지출을 20억달러 삭감하는 내용의 1주일짜리 잠정예산법안을 의결했고, 오는 15일 이전에 본예산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그동안 미 의회는 지난해 10월 2011회계연도(2010.10~2011.9)가 개시된 이래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잠정예산법안을 의결했다. 즉, 미국에서는 본예산이든 잠정예산이든 의회의 예산의결이 없으면 곧바로 정부폐쇄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 그런데 2011회계연도가 개시된 뒤 반년이 넘도록 여야간의 예산안 줄다리기가 거듭된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먼저 정부폐쇄나 채무불이행 선언과 같은 극단적 상황이 실제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문제가 정치권의 이슈로 부상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따른 정치지형의 변화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조차도 참패를 인정했던 공화당의 중간선거 압승으로 예산승인의 주도권을 가진 하원의 다수당 지위가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넘어간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중간선거 이전까지만 해도 민주당이 상하원의 다수당이었고, 대통령도 민주당 소속이었던 만큼 예산안 처리에 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작은 정부, 재정지출 대폭삭감''''을 표방한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뒤 정부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고 나섰고,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은 야당에 밀릴 경우 국정주도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위기감에 빠지면서 양측의 힘겨루기가 거듭된 것이다. 결국 이번에 어렵사리 예산안 타협이 이뤄지긴 했지만 내년 대선을 앞둔 2012 회계연도의 예산안 처리때도 백악관과 공화당의 벼랑끝 대치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하겠다.

▶미국 정부의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규모와 부채 문제가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른 것도 같은 연장선으로 볼 수 있지 않겠나?

=사실 오바마 집권 이후 미국의 재정적자는 2년연속 1조달러를 돌파했다. 또 올해 9월말에 마감되는 2011 회계연도의 재정적자 역시 사상 최고치인 1조5천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약 10%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같은 재정적자는 연방정부의 부채규모를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만들면서 의회가 1년에 한차례씩 정부의 부채한도를 증액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거듭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말 기준으로 미국 정부의 부채는 14조 252억달러. 부채 상한선인 14조2천5백억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더욱이 시한인 5월 16일까지 상한선 인상이 이뤄지지 못하게 되면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이 불가능해지고, 만기가 돌아온 채무를 갚을 수 없는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게 된다. 앞서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지난주 미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5월 16일 이전에 정부 부채가 상한선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일단 선제적 조치로 13일 장기 재정적자 감축안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공화당은 이를 명분으로 의료보험 혜택 삭감, 낙태 불허 강화 등을 요구하며 오바마를 압박할 태세다. 요즘 글로벌 이슈가 일본 원전사고나 리비아 사태이지만 내년 대선을 1년 7개월 앞두고 있는 미국 정치권은 경제문제를 둘러싸고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그렇다면 재정적자 문제 등을 둘러싼 오바마와 공화당의 대응전략은 어떤가?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규모 확대 등에 대한 양측의 입장은 확연히 다르다. 오바마와 민주당은 정부 부채가 천문학적인 규모로까지 늘어난 원인 가운데 하나로 전임 부시 행정부의 고소득층 감세를 꼽는 반면 공화당은 금융위기 타개를 위해 월스트리트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등 오바마 행정부의 무책임한 재정지출 확대가 바로 문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과 민주당은 공화당이 정치공세 차원에서 무리하게 부채상한선 문제를 이슈화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만일의 경우 정부가 파산을 선언하게 되는 상황이 초래된다면 미국 경제에 엄청난 파장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중간선거가 끝난 뒤 고소득층을 포함한 모든 계층에 대한 감세조치를 2년 연장하기로 공화당과 합의했지만, 2012년에는 연간 소득 25만달러 이상 고소득층의 세금 수 조달러를 더 이상 감면해주지 않기 위해 싸우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바 있다. 이는 차기 대선에서 부유층 감세문제를 주요 선거이슈로 삼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그러나 재선 도전에 나선 오바마가 재정적자 감축을 위한 수단인 세금인상 카드를 과연 꺼내들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조금은 이른 감이 있지만 역시 내년 미국 대선의 화두도''''경제''''로 귀결되지 않겠나?

=지난 4일 재선 도전을 공식 선언한 오바마의 가장 큰 과제는 경제다. 오바마가 2008년 대선에서 미국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에 당선됐지만 오바마 당선의 일등공신은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극심한 경기침체라고 하겠다. 당장 먹고 살기 힘들어진 유권자들의 표심이 오바마가 내세운 변화와 맞물리면서 자연스럽게 정권교체로 기울어진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오바마와 민주당을 패배케 한 요인 또한 경제문제였다. 실업난과 천문학적인 재정적자에 낙담한 유권자들이 오바마에게 등을 돌리면서 집권 2년을 냉혹하게 평가했다. 즉, 경제상황이 호전되지 않는 한 집권기간 동안 아무리 외교적 성과가 탁월했다 하더라도 현직 대통령의 재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1992년 걸프전에서 승리한 아버지 부시(조지 H.W 부시)가 재선에 도전했다가 빌 클린턴에게 패한 이유도 극심한 경제난 때문이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대통령 선거도 마찬가지다. 유권자들의 표심은 역시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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