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의 여파로 소비 패턴이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서울 등 5대 도시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소비 동향과 전망 조사''에 따르면, ''물가 상승으로 어느 부문의 지출을 줄였느냐''는 질문에 소비자들의 52.9%는 ''저축''을 꼽았다.
이어 ''여행''(44.3%), ''의복 구입''(30.5%), ''외식비''(29.8%), ''가족 용돈''(19.3%), ''통신비''(6.4%), ''경조사비''(5.9%), ''교통비''(5.5%), ''자녀 교육비''(2.9%), ''식료품비''(2.5%)등의 순이었다.
''지난 1년 전과 비교해 물가가 크게 상승했다''는 응답이 77.0%에 이르렀고 ''약간 상승했다''는 응답은 21.6%에 달했다.
특히, 월 소득 2백만원 이하의 저소득 계층에서는 ''크게 상승했다''는 응답 비율이 82.7%에 달해 물가 상승을 더 크게 체감하고 있었다.
전반적인 소비 수준도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 소비를 줄일 것''이라는 응답자가 53.5%에 이르렀고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은 31.5%, ''늘릴 것''이라는 응답은 15.0%였다.
대한상의는 "올해 소비를 줄이려는 것은 최근 물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 여력이 크게 줄어든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여기에 늘어나고 있는 가계부채도 소비 위축의 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에 주택담보대출 등의 부채가 있는가''라는 물음에 응답자의 44.1%가 ''있다''고 응답했고, ''없다''는 응답은 55.9%였다.
부채 보유자들에게 ''1년 전에 비해 부채가 늘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늘었다''는 응답이 45.6%를 차지했고 변함없다는 응답은 33.3%였다.
부채를 지게 된 이유로는 ''주택 구입''이 49.9%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전월세 자금 충당''(21.2%), ''생계비 충당''(18.1%), ''교육비·학자금''(3.4%), ''차량·가전·가구 등 구입''(2.6%), ''사업 자금''(2.1%), ''주식·투자''(1.3%) 등이었다.<복수응답>
특히, 저소득 계층의 47.8%는 ''생계비 충당'' 목적으로 가계부채를 지고 있다고 응답했다.
부채를 보유한 응답자 중 62.4%가 ''상환이 어렵다''(''다소 어렵다'' 50.6%, ''매우 어렵다'' 11.8%)고 답했고 ''상환에 별 문제가 없다''는 응답은 37.6%였다.
저소득층의 경우 상환이 어렵다는 비율이 무려 84.9%(''다소 어렵다'' 52.8%, ''매우 어렵다'' 32.1%)에 달했다.
소비 활성화를 위한 최우선 대책으로 ''물가 안정''(42.1%)을 꼽았으며, 이어 ''경기 회복 지속''(21.1%), ''일자리 확대''(11.8%), ''전월세 가격 안정''(10.6%), ''감세 등 세제 지원''(6.9%), ''금리 인하''(4.2%), ''정부 재정 지출 확대''(2.6%) 등의 순이었다.<복수응답>
다만 저소득 계층의 경우 ''물가 안정''(41.0%) 다음으로 ''일자리 확대''(21.6%)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