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관계를 강타한 상하이 스캔들의 핵심인물 덩신밍(33)의 실체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한국 비자신청 대행을 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점에서는 이권을 노린 브로커로 보이지만 상하이(上海) 당서기의 일정을 바꿔가면서 한국 고위인사들과의 면담을 성사시킨 사실로 볼 때 단순 브르커 이상의 영향력을 가진 인물로 추정된다.
덩씨는 2008년 11월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상하이 방문당시 위정성(兪正聲) 상하이 당서기와의 면담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한국고위인사들과 중국 권력자들간의 면담을 수차례 성사시키는 등 상하이 총영사관의 민원 해결사 역할을 해온 정황이 속속드러나고 있다.
상하이시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이끄는 상하이 출신 중국 정치인집단 상하이방(上海幇)의 근거지로 상하이 당서기는 중앙권력의 핵심으로 가는 중요 보직이기도 하다.
후진타오(胡錦濤) 현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57) 부주석, 현 공식 국가 권력서열 2위 우방궈(吳邦國)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이 모두 상하이 당서기 출신이다.
이런 상하이 당서기의 일정을 바꿔가며 면담을 성사시킬 정도라면 단순 브로커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덩''을 둘러싸고 덩샤오핑(鄧小平)의 손녀뻘이란 얘기와 중국 군 정보기관인 총참 (총참모본부)소속 요원이란 설도 제기되고 있다.
의문의 여인 ''덩''의 행방은 현재 묘연한 상태이다.
관심은 이번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선 ''덩''을 상대로 한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사법기관과 중국 공안간의 공조수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국내에서 ''덩''의 간첩설까지 제기되는 마당에 중국 공안이 공조수사에 적극적일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또 국내 사법기관이 ''덩''의 위법혐의를 판단하겠지만 적용할 혐의도 마땅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덩''과 당시 영사들 간의 스캔들이 사생활 성격의 사안인데다 비자 신청대행기관 지정을 위한 로비 역시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