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오늘 Why뉴스는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왜 성공적이라고 평가할수 없는가?''라는 주제로 얘기를 하려 한다.
지난달 21일 소말리아 해적으로부터 납치된 삼호주얼리호가 우리 군의 군사작전으로 구출됐을 때만해도 군 작전의 개가, 성공적인 군사 작전으로 높게 평가됐다.
당시에는 석해균 선장의 부상 정도가 가벼운 정도로 알려졌고 그것도 해적이 쏜 총에 의한 것으로 알려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석해균 선장의 부상이 예상보다 심각한 것으로 밝혀지고 특히 7일 수사결과 발표에서 석 선장의 총상중 1발이 우리 군의 총기에 의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번 작전에 대한 냉정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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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의 수사결과 발표에서 가장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석해균 선장의 총상 가운데 최소 한발이 우리 해군이 쏜 총에 맞았다는 것인가?= 그렇다. 김충규 남해지방해양경찰청 삼호주얼리호 해적사건 특별수사본부장이 7일 수사결과를 발표했는데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4발중 우리가 3발을 인수했고, 이 가운데 1발은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권총탄이나 MP5 9㎜ 기관단총탄 또는 MP5 소음탄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우리 군이 사용하는 권총과 기관단총은 같은 탄환을 사용하고 있다.
석 선장의 몸에서 제거한 탄환은 모두 4발로 오만 의료진이 왼쪽 팔목 또는 복부에서 2발을 제거했고 석 선장이 한국으로 후송된 뒤 우리 의료진이 양쪽 허벅지에 있는 탄환 두 발을 제거했다.
오만에서 제거한 2발 가운데 한발은 분실돼서 3발이 현재 수사당국에 증거물로 확보된 상태인데 해경의 조사 결과 3발 가운데 한발이 우리 해군이 사용하는 탄환으로 확인된 것이다. 우리 군의 탄환이 어느 부위에서 나온 건지, 석선장의 부상 정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조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군 당국은 유탄에 의한 총상일 수 있다는 입장인가?= 7일 수사결과 발표 뒤에 군은 자료를 통해 석해균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 1발이 해군이 쏜 유탄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합참이 밝힌 내용은 이렇다.
1월21일 새벽 작전팀이 삼호주얼리호 선교로 진입할 당시 석 선장은 이미 해적이 쏜 총에 의해 총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진 상태였다.
UDT 작전팀은 선교로 진입한 후 해적과 교전할 때 근거리에서 정확하게 조준사격을 실시해 해적 7명을 사살했다.
석 선장이 잡혀있던 선교에는 작전팀 7-8명이 투입됐고 석 선장이 해적의 총에 맞고 쓰러진 상태에서 해적들이 우리 작전팀에 사격을 가하면서 총격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워낙 근거리였고 작전팀은 정확한 조준 사격을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작전팀이 조준을 잘못한 오발탄이 아니라 다른 곳에 맞고 튄 유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합참의 설명이다.
▶군 당국이 처음부터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의문인데?= 합참은 지난달 21일 아덴만의 여명 작전 결과를 설명하면서 석 선장이 해적이 쏜 총에 맞았다고 밝혔다.
이성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은 당시 "작전팀이 진입과 동시에 교전상황이 벌어지면서 석 선장이 인질범으로부터 총상을 입은 것으로 식별하고 있다"며 우리 작전 팀이 쏜 총에 맞은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로서는 석 선장의 몸에서 나온 탄환이 우리 군이 쏜 유탄인지 직접 맞은 건지는 분명하지 않다.
작전을 하면서 대원들의 헬멧에 단 카이샷 동영상을 분석하면 당시의 교전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군은 이 동영상이 작전기밀에 속하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고 수사당국에도 이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과학 수사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탄환이 발사될 때 탄환흔이 남기 때문에 이 탄환이 누구의 총에서 발사된 것인지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정밀 조사 결과 밝혀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군의 해명이 오락가락 하면서 논란의 불씨를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던데?= 그렇다. 사실 석 선장이 우리 해군이 쏜 총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은 네티즌들에 의해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석 선장이 해적의 AK소총에 맞았다는 국방부 발표에 대해 "AK소총을 근거리에서 쏘았다면 몸에 탄환이 남지 않는 것이 상식인데 석 선장은 총탄이 몸 속에 박혀 있다"며 "우리 UDT 대원의 총에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상식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가 지난 1일 다음의 아고라 게시판에 ''석 선장의 몸에서 꺼낸 총알 관련 사실관계를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반박글을 통해 "석 선상의 총상은 해적이 쏜 총에 의한 것"이라며 "당시 석 선장이 인질로 잡혀 있던 장소에선 교전이 일어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석 선장이 잡혀있던 곳에서 교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이같은 잘못된 해명이 나온 경위를 설명하지 않은 채 해명 자료를 뒤늦게 삭제조치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도 이번 수사결과발표로 난감한 처지에 빠졌나?=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이 지난 5일 내놓았던 논평이 문제가 된 것이다.
안 대변인은 "석해균 선장에 대해서 우리 UDT 대원이 사격을 했다는 허위사실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며 "그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느 나라 사람들이고,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문제는 이런 음모론을 믿는 국민들이 일부나마 있다는 것"이라며 "제가 만나본 사람들은, 이런 주장을 한 사람들은 찾아서 사법처리를 해야 하지 않겠냐는 주장도 했다. 우리 사회의 신뢰를 실추시키고 갈등을 부추기려는 간첩의 소행이나 다름이 없다는 말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일단 네티즌들의 주장을 무조건 음모 또는 갈등을 부추기는 세력들의 주장이라고 매도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석 선장의 몸에서 빼냈던 또 한발의 사라진 총알이 누구 것인지도 앞으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주요 쟁점이 될 수 있겠나?=석 선장에게 치명상을 입힌 것은 복부 위쪽 총알로 알려졌다. 이 총알은 오만에서 제거된 2발 중 한발인데 문제는 이 총알이 분실됐다는 점이다.
주치의는 오만에서 탄환 2발을 받았으나 각각 다른 짐에 보관해 귀국하면서 짐째로 1발이 분실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라진 탄환 1발이 해적이 쏜 것인지 우리 군의 총알인지 알수 없게 되면서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보면 1차 작전 실패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고 또 석 선장의 부상 정도에 대해서도 대수롭지 않은 것처럼 얘기하다가 결국 치명상인 것으로 밝혀지는 등 이번 작전 평가와 관련한 중요한 내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던 것 같다.=그렇다.
이번 작전은 1차에서 실패한 뒤 2차에서 극적인 성공을 거둔 것인데 1차작전 실패에 대해서 정확히 평가되지 않았고 또 초기에는 석 선장의 상태가 대수롭지 않은 부상 정도로 얘기했다가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한 것으로 알려지고 또 우리 군의 총에 맞은 것으로 밝혀지면서군 발표가 너무 성과 과시에만 치우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성전 국방정책연구소장은 "우리 군의 구출작전이 1차 시도에서 실패하면서 해적들이 당연히 인질을 인간방패로 삼을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따라서 2차 작전은 희생이 불가피한 상황이었고 그나마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군은 1차 작전 실패 이후 해적들이 석 선장을 인간방패로 삼게 된 것에 대해 사과하고 그런 점에도 불구하고 작전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을 솔직히 밝혀 국민들의 이해를 구했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이번 작전 직후 EU 소말리아 연합해군 관계자가 ''우리 같으면 이런 식의 작전을 하지 않는다''고 발언했던 내용이 다시 연상되고 있나?= 그렇다.
우리군과 말레이시아 군이 군사 작전을 통해 납치된 선박과 선원을 구출한 직후 EU 소말리아 연합해군의 오케네디 대변인은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너무 위험한 작전으로 우리는 그건 작전을 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인질이 살해될 위험이 너무 큰 무모한 작전이었다는 것이다.
다행히 결과가 좋았던 것이지만 이같은 상황이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냉정하게 이번 작전을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성전 소장은 특히 "우리 군이 이미 군작전을 통해 구출 작전을 했기 때문에 다음에는 더 어렵고 힘든 작전일 수 밖에 없다면서 무엇보다 군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투명하게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납치된 삼호주얼리호를 해적으로부터 구출한 의미가 과소평가돼서는 안되지만 동시에 이번 사건이 주는 교훈을 냉정히 교훈을 되새기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수긍이 가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