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29세 여성이 남자친구의 오피스텔에서 의문의 죽음을 당한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에 대해 유족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고인의 어머니는 지난 2일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 ''아침에 웃으며 나갔다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우리딸''이라는 제목의 장문의 청원서를 올렸다.
글에 따르면 딸 김 모 씨는 지난해 12월 9일 오전 10시쯤 남자친구 K씨가 살고 있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모 오피스텔로 간 뒤 다음날 새벽 그 곳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초의 목격자는 남자친구이자 재일교포 2세인 K씨.
K씨는 경찰조사에서 이날 새벽 12시 40분쯤 오피스텔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불이 꺼진 화장실 안 샤워부스 칸막이 쪽으로 무릎을 꿇은 채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 목에는 목도리가 느슨하게 걸쳐져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글에 따르면 경찰은 얼마 뒤 이 사건을 단순 자살사건으로 결론지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숨진 김 씨의 어머니는 청원서에서 몇 가지 의문을 제기했다.
우선 목도리로 목을 감아 자살했다고 하지만 목에는 목도리가 느슨하게 둘러져 있었고 왼쪽 턱선 아래에 살갗이 찢겨져 너덜거리고 있었던 점을 들어 타살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고인의 시력은 -5정도로 안경 없이는 몸을 움직일 수도 없고 야맹증까지 심한데도 안경 없이 십여 발자국이나 떨어져 있는 화장실로 걸어 들어가 깜깜한 상태에서 자살을 시도할 리도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유족들은 특히 경찰의 수사 태도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유족들에 따르면 경찰은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잘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우선 부검소견서를 보여 달라는 요청에 대해 경찰은 언론사에 제보할 것 같아 못주겠다고 거부했다고 한다.
또 오피스텔에 언제 누가 출입했는지 조사를 했는지, 했다면 누가 했는지를 알려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사고 당일 고인이 누구와 휴대전화로 통화를 했는지에 대해서도 함구했다고 한다.
문제의 청원서는 6일 오후 6,300여명이 헌화를 하면서 온라인상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렇게 뜨거운 이슈가 돼서인지 서울경찰도 이날 보도 자료를 내고 ''''유족측이 의문을 제기하는 사항들에 대해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조사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눈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