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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y뉴스] ''종편PP'', 왜 약 권하는 사회 바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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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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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편성·보도전문PP 선정 과정의 잡음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불똥은 약품 광고 논란으로 옮겨붙었다.

14일 ''Why뉴스''에서는 ''종편PP, 왜 약 권하는 사회 바라나''라는 주제로 속 사정들을 알아본다.

▶ 현재는 의약품을 TV에서 광고할 수 없게 돼 있나?

= 모든 의약품의 광고를 TV에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의약품 광고에 대한 규정은 약사법 시행규칙 84조에 나와 있다. 이에 따르면 전문의약품이나 원료의약품은 신문, 방송, 잡지, 인터넷, 전광판 등을 통해 광고할 수 없다.

또한 방송광고심의에 관한규정도 법령에서 광고를 금지하는 품목은 방송 광고를 할 수 없다고 이를 뒷받침한다. 정리하면, 비교적 안전한 일반의약품은 광고가 가능한 반면 부작용이나 의존성이 높아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하는 전문의약품은 광고가 제한되는 상황이다.

▶ 그런데 이를 허용하겠다는 움직임이 있나?

= 정부가 전문의약품의 방송 광고를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지난 2009년 9월이다. 당시 방송통신위원회는 관계 부처와 함께 의료 분야에서 종합편성PP 광고를 허용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의견을 모았다.

현재 방통위의 공식 입장은 "전문의약품에 대한 광고를 전면 허용하자는 입장은 아니지만, 다만 제약업계 등에서 일부 전문의약품 중 일반의약품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품목이 있는 것으로 안다"는 것이다.

광고할 수 있는 대상을 넓힐 수 있다는 뜻인데, 이에 대해 방통위 김준상 방송정책국장은 종편PP 사업자 선정 직후 "광고 규제 완화 등 방송광고 시장을 확대하는 다양한 정책들을 펼쳐나가겠다"고 언급했다.

▶ 방통위가 의약품 광고 허용을 위해 나선 건 그 만큼 광고 물량을 확대하겠다는 건가?

= 핵심은 새로 선정된 종합편성채널 사업자 4곳과 보도전문채널 1곳에게 먹거리를 던져주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전체 광고시장은 8조 2,000억 원 정도인데, 이 규모가 늘어나지 않고서는 새로운 사업자들의 자멸 또는 기존 언론사들과의 공멸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방통위는 우선 올해 광고시장을 8조 7,000억 수준으로 늘리고 2015년에는 그 규모를 13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편으로는 당장 기존에 없던 광고 물량을 확보해야 하는 신설 방송사들의 발등에 불이 붙었는데, 이들의 모기업이 되는 조선·중앙·동아일보·매일경제 등은 기사와 칼럼을 통해 광고 규제를 풀어달라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광고 허용에 따라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제약회사들도 종합편성채널 사업 컨소시엄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 의약품 광고가 허용돼선 안된다는 쪽의 논리는 뭔가?

= 한마디로 ''약 권하는 사회''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먼저 말한 대로 일부 의약품을 전문의약품으로 묶어 광고를 제한한 데는 이유가 있는데, 광고를 허용한다면 결국 ''고통스러울 때 이 약을 먹으면 해결할 수 있다''라는 메시지만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혈압 환자들의 경우 광고를 통해 혈압 강하제가 최선의 선택인 것처럼 오해하게 되고, 약보다는 운동을 권하는 의사들의 조언은 무시하는 경향도 생겨날 것이다. 또한 일부 약의 안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가운데, 그 판매 촉진을 위한 광고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전문의약품 의료기관 광고 허용 관련 긴급토론회''에서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의약품의 안전성은 단순히 시판이 허가됐다고 해서 평가할 수 없고, 대규모로 판매돼 장기간 복용한 뒤에야 드러날 수 있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있나?

= 최근 보건당국은 유명 진통제 게보린, 사리돈, 암씨롱 등에 대해 제약업체 스스로 그 안전성을 입증해 보이라는 안전성 조사 지시를 내렸다.

이들 약품은 이소프로필 안티피린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데, 지난 2009년부터 혈액질환과 의식장애, 혼수 등의 부작용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그런데도 그동안 일반의약품으로 분류돼 판매를 촉진하는 광고가 계속돼 왔다.

류마티스 치료제 바이옥스의 경우 지난 2000년 미국내 광고비가 1억 6,000만 달러에 이르고 매출액도 급증했지만, 뇌졸중과 심장질환 위험성이 드러나 시장에서 퇴출됐다. 이에 비춰보면 전문의약품 광고까지 허용하라는 주장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광고 시장을 넓히겠다는 것인데, 이러한 무리수는 의약품에만 머물지 않고 있다.

▶ 또 어떤 것들이 있나?

= 현재 의료법에 의해 금지되고 있는 의료기관의 방송 광고를 허용해달라는 주장도 있다. 이 역시 실제로는 필요하지 않은 의료행위가 빈번해질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진다.

또한 병의원의 공익성이 퇴색되고 상업화의 길로 치닫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의약품 광고와 의료기관 광고가 허용되면, 그 마케팅 비용은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점도 있다.

▶ 이런 논란은 우리나라에서만 있는 건 아니지 않게나?

= 전문의약품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직접 광고하는 행위는 미국과 뉴질랜드에서만 허용되고 있다. 그런 미국에서도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이옥스처럼 광고를 통해 폭발적인 매출을 거두고 뒤늦게 위해성이 드러나는 사례가 잇따라, 미국 당국도 허위 과장 광고를 엄단키로 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유럽에서는 일부 전문의약품의 광고 허용을 위한 움직임이 있자 EU보건장관과 EU의회가 나서서 브레이크를 걸기도 했다.

▶ 앞으로 진통이 예상되는데, 어떤 논의 과정이 기다리고 있나?

= 의약품 광고나 의료기관 광고 규제를 풀기 위해서는 약사법이나 의료법을 개정해야 한다.

새로운 방송 사업자들과 방송통신위원회 측은 법 개정을 위해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이고, 이에 맞서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것이다.

소관 상임위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은 주승용 의원도 "이와 관련한 개정은 있을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보건복지부도 방통위 요구에 반대하고 있어서, 김국일 의약품정책과장은 국회 토론회에 나와 "광고가 허용되면 광고 비용을 환자에게 전가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고 의약품 오남용 가능성도 많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제2, 제3의 특혜를 바라는 종합편성PP 사업자들의 압박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여, 국민의 건강을 사이에 둔 힘겨루기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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