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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스타 민영기(37)가 가수로 깜짝 변신했다. 민영기는 발라드곡 ''걷다가''를 타이틀로 하는 미니음반 ''더 퍼스트(The 1st)''를 발매하고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나섰다.
뮤지컬 배우가 탤런트나 영화배우로 변신하는 예는 많지만 음반을 내고 가수로 변신하는 예는 많지 않다. 그것도 뮤지컬 OST나 팝페라가 아닌, 대중가요를 내놓고 활동에 나선게 이례적이다.
"무대가 아닌 공간에서 팬들과 만나고 싶었습니다. 어릴 때부터 노래를 하면서(민영기는 한양대학교 성악과에서 출신이다) 민영기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내고 싶었죠. 배우가 부르면 무언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번 음반을 냈습니다. 다양한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싶어요. 어릴 때에는 뮤지컬 무대에만 서겠다는 고집이 많았어요. 하나도 제대로 못하면서 여러가지를 한다는 게 용납이 안됐죠. 그러나 지금은 배우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수들과 배우들도 뮤지컬 무대로 쏟아지는 시대죠. 이렇게 다양한 장르가 융합이 돼 새로운 문화 컨텐츠가 생겨날 것이라 생각해요."
민영기는 올해에만 뮤지컬 ''''모차르트'''', ''''잭더리퍼'''', ''''사마이야기'''',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삼총사'''' 등 5작품에 출연한 뮤지컬계 스타다. 뮤지컬 무대에서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준 민영기이지만, 첫 대중가요 음반 녹음이 쉽지 않았다. 특히 그는 노래를 부르며 자꾸 감정을 넣는 바람에 녹음에 꽤 애를 먹었다.
"프로듀서 김태훈 씨가 감정을 빼서 부르라고 요구를 했어요. 처음에 악보와 가사를 받았을 때 ''이 노랜 이런 기분일 것이다''라고 해석을 했는데, 그러지 말았어야 했죠. 가수들은 오히려 뮤지컬 무대에 설 때 감정 넣느라 고생하는데 저는 오히려 감정을 빼느라 고생을 했어요."
본업인 뮤지컬 배우 활동도 병행하며 음반 작업해 힘도 많이 들었다. 새벽 한두 시에 끝나는 공연을 마치고 밤샘 작업을 해 가며 음반을 만들었다.
"모든게 생소했어요. 밤샘 작업도 낯설었고요. 노래를 부르기 위해 악보를 요구했는데, 작곡가들이 이상하게 생각을 하더라고요. 악보를 못보는 가수들이 많대요. 그냥 가이드 녹음만 듣고 노래를 부르는거죠. 그런 것도 참 이상했어요."
오만석, 김무열, 박건형 등 배우는 뮤지컬 무대에서 시작해 브라운관과 스크린으로 영역을 넓혔다. 그에게 탤런트 활동 계획을 묻자 "카메라 앞보다 무대가 좋다"며 "기회가 되면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생각이지만 일단은 가수 활동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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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영기는 지난 5월 한살 연상의 탤런트 이현경과 백년가약을 맺었다. 그는 "아침 식사 등을 잘 챙겨준다"며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결혼 하고 나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섭외가 많이 들어와요. 얼마 전에 SBS ''스타부부쇼 - 자기야''에 출연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제가 말을 하지 않을 때에도 리액션을 해야하는데, 저만 리액션이 없어요. 아내와 얘기를 해서 좋은 프로그램에는 출연할 생각입니다."
''오픈마인드''를 갖고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는 민영기. 그는 이번 활동을 펼치며 ''가수 민영기''가 아니라 ''소리를 들려주는 사람 민영기''기 되고 싶다고 했다.
"첫 시도라 조심스러워요. 첫 술에 배부르진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욕심은 있지만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습니다. 단 한 사람이라도 제 노래를 듣고 가슴이 따뜻해지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편안하게 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