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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3일 단행한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이부진 남매가 나란히 사장으로 승진하며, 이병철-이건희-이재용·이부진 남매 체제로 이어지는 3세 경영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삼성은 3일 사장단 인사에서 이재용 부사장을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장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전무 겸 삼성에버랜드 전무를 호텔신라 겸 에버랜드 사장으로 내정했다.
이 전무는 삼성물산 상사부문 고문도 겸하게 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고문에는 이학수 전 전략기획실장이 최근 내정된 바 있다.
이재용 부사장은 삼성전자 COO로서 글로벌 기업들과 전략적 관계를 강화하고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Display) 부문의 선행투자를 주도함으로써 시장지배력과 경쟁력을 높였다는 게 삼성측의 설명이다.
이 부사장은 1991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2001년 삼성전자 상무보로 경영에 참여한 뒤 2003년 상무, 2007년 1월 전무, 2009년 12월 부사장 겸 COO로 승진했다.
이 부사장은 삼성의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의 COO로서 지금보다 보폭을 크게 넓힐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삼성그룹 전체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다.
삼성은 "이재용 부사장은 앞으로 전략사업의 경쟁우위를 더욱 강화하고, 미래신사업 기반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 있기는 하지만 68세의 고령임을 고려할 때, 그룹 경영의 무게추가 이건희 회장에게서 이재용 부사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계열사 관계자는 다만, "이재용 부사장에게 CEO(최고경영자) 자리를 주지 않은 것은 이 부사장이 그 동안 큰 문제(실책)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경영 성과를 보여주라는 의미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 이부진 전무는 부사장을 넘어 파격적으로 두 단계나 승진했다. 게다가 이부진 전무는 삼성물산 상사부문 고문까지 겸직한다.
이 전무는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인 삼성에버랜드의 사장직은 물론 그룹의 모태인 삼성물산 상사 부문의 고문까지 겸하게 돼 역할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부진 전무의 파격 승진은 호텔신라와 삼성에버랜드의 수익성개선 등 사업구조를 고도화시켰기 때문이라는 게 삼성 측의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이 전무가 호텔롯데를 제치고 루이비통을 인천공항 면세점에 유치한 것이 파격 승진에 적지 않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의 차녀로 지난해 12월 승진한 이서현(37) 제일모직·제일기획 전무도 다음주 임원인사에서 부사장 승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삼성내부에서는 관측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젊은 인재들이 대거 중용되면서 그룹의 세대교체도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강조한 ''젊은 조직론''을 이번 인사에 반영해, 1년차 미만 부사장 5명을 사장으로 발탁했다.
삼성 사장단 전체 평균 나이는 57.9세에서 이번 인사로 55.8세로 낮아졌으며, 신임 사장의 평균 나이는 지난해 53.7세에서 올해 51.3세로 낮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