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동남권 원자력 의학원에 오는 2015년 첨단 암 치료기인 ''중입자 가속기''가 도입되고, 수출형 신형 연구용 원자로(수출형 연구로)가 조성되면 이 일대가 ''동남권원자력의.과학단지''로 꾸려진다. 부산 CBS는 유럽의 과학도시와 과학문화를 살펴보고 동남권원자력의과학단지의 밑그림을 그려보는 연속보도를 마련했다.
세번째 순서로 황무지에서 일약 세계적 첨단과학도시로 변모한 프랑스 니스에 있는 ''소피아 앙티폴리스''(Sophia Antipolis)를 살펴보고, 부산 기장군에 조성될 ''동남권원자력의과학단지''의 비전과 조성방안을 모색해 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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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양도시에 꽃핀 최첨단 과학도시 ''소피아 앙티폴리스''잿빛 구름이 하늘을 뒤덮어 맑은 하늘을 좀처럼 볼 수 없는 유럽의 11월.
하지만 비행기를 타고 알프스 산맥을 넘어 프랑스 니스 꼬르따쥐르 국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구름 한 점 없이 말간 하늘과 한결 가볍고 따뜻한 공기가 먼저 관광객들을 반긴다.
공항에서 약 15분 정도 차량을 타고 이동하면 유럽의 실리콘 밸리, 세계적인 첨단과학도시인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자리잡고 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를 둘러보기 위해 오솔길같이 아담하고, 잘 닦여진 도로를 한동안 차량으로 달렸지만 큰 건물 하나 눈에 띄지 않고 간간이 산책을 하는 이들과 놀이터에서 노는 아이들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
조금 높은 지대로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숲속 사이사이에 첨단 IT회사와 연구소, 학교, 호텔 등이 곳곳에 어우러져 있다.
불어로 ''지혜의 도시''라는 뜻을 가진 소피아 앙티폴리스는 전체 면적 23㎢(부산 해운대구 면적의 절반가량)의 65%가 공원녹지이고 나머지 28%가 연구개발과 산업용지, 6%는 주거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건물이나 도로로 사용되는 부지는 총면적의 10%를 유지하고 건축 때 주변 지형보다 높은 건물을 짓지 못하도록 규제(건물높이제한 12m, 4층 이내, 건물면적 입주면적의 33% 이내)하고 있다.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에 약 40여 년에 걸쳐 지금의 모습을 완성했다고 하지만, 지중해 연안의 아름다운 녹지 공간을 그대로 살린 친환경적 자연도시의 면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 첨단 IT·BT 기업 1,414개 입주…전세계 70개국 고급인력 3만명 근무 현재 소피아 앙티폴리스에는 프랑스텔레콤, 에어프랑스, IBM 등 IT·BT 첨단산업 1,414개가 입주해 있고, 전 세계 70개국에서 온 기술자, 연구자 3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IT 밸리라고 불리는 이유다.
이곳의 입주업체는 정보기술, 생명과학, 에너지 재료 등 첨단산업으로 제한된다.
특히 정보기술업체는 입주한 기업의 40%를 차지하고 일자리의 5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분야로 꼽히고 있다.
또, 유럽통신표준연구소, 국립 과학연구센터, 국립의학연구소, 니스-소피아대학 등 50여 개에 이르는 연구기관에는 학생 5천여 명과 정부연구원 4천여 명이 연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생명공학과 건강관련업체가 늘고 있는데 국립농업연구소, 국립 건강 및 의학연구소 등이 산.학.연 협력체계를 구축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방학때마다 이곳에 들러 전 세계 최첨단 회사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세계적 감각과 실력을 닦고 있다.
아가트 플롱크(22.여)씨는 "매년 방학 때 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를 찾고 있는데, 전 세계 다양한 다국적기업들의 인턴경험을 쌓을 수 있어 매우 유익하다"면서 "여기서 배운 현장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 미국 등에 있는 외국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 고급인력 선호하는 ''정주형 연구단지''소피아 앙티폴리스에는 순수 외국소유기업이 150여개에 이른다. 이는 고급인력들이 선호하는 정주형 연구단지의 면모를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
직장 근무부터 주거와 여가생활은 물론 자녀 교육까지 모든 것이 단지 내에서 가능해 현재 3,500여 세대, 약 6천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 가운데 70%는 외부에서 들어온 기술자와 연구원들이다. 외국인 학교도 공립과 사립 2개에 천여 명의 학생들이 다닌다.
사립학교에는 초·중·고와 대학 입학 전 예비과정까지 있다. 공립학교에는 유치원이 있고, 초중고의 학급은 불어와 영어·스페인어·독일어·이탈리아어의 2개어를 공용으로 하는 학급 등으로 편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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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안에는 9홀짜리를 비롯한 골프장 3개와 테니스 코트 40면, 수영장 등의 레저시설이 있다.
20명의 전문의가 대기하고 있는 메디컬 센터와 외부방문객들을 위한 호텔 8개(750실)도 단지안에 조성돼 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이들은 새벽시간에 조깅을 하고, 점심때는 일광욕까지하는 등 그야말로 일터에서 휴양지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루즈 미쉘(45)씨는 "회사를 중심으로 100m안에 집과 아이들 학교, 편의시설이 모두 들어서 있다"면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아이들을 잠시 보러 가기도 하고, 해안가에 산책을 하며 아이디어 구상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황무지에서 시작한 40년…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변모 1969년 피에르 라피테 해양대학 학장이 ''과학문화, 지식이 합쳐진 미래도시''를 주창한지 약 40여년만에 변변치 않은 소외된 프랑스 남부땅이 이제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변모했다.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현재의 모습을 갖추는 과정에는 1960년대 드골 대통령의 과학기술 중심정책, 1970년대의 수도권 분산정책, 1980년대 미테랑 정부의 강력한 지방분권화 정책이 있었다.
드골 재임 시절 관광휴양지인 남불해안의 개발을 주도할 지역기획위원회가 발족되면서 니스에 대학이 들어서고, IBM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사의 일부도 남불해안으로 옮기는 등 부분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본격적인 변화는 정부의 탈(脫)파리 정책에 맞춰 칸, 앙티브, 니스, 그라스 등 4개 기초자치단체와 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현재 소피아 앙티폴리스의 위치(발본 고원)에 미래형 첨단연구단지를 조성키로 결정한 1970년부터다.
과학과 문화, 지식이 결합되고 연구와 휴양을 겸하는 미래의 도시인 ''소피아 앙티폴리스''가 이 때 제안됐고 이후 명실상부한 세계 지식기반 선도지역으로 성장했다.
니스라는 입지도 중요했다.
지중해성 기후로 연중 따뜻한데다 전 세계 51개 항공사 30개 국가의 101개 도시 연결해주는 니스 국제공항과 불과 15분 떨어져 있고, 디지털 네트워크, 프랑스 텔레콤이 입주해 세계 각지 연결해주고 있는 교통 통신의 요충지인 것.
또,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기업활동을 할 수 있는 충분한 토지를 임대해주고, 조세 감면 등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고, 투자유치를 위해 세일즈 적극적으로 펼친 것도 지금의 모습을 갖추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 부산 기장군 장안읍 ''동남권 원자력 의·과학 녹색특화단지'' 조성 부산 기장군은 오는 2015년까지 약 963억 원을 투입해 장안읍 75만3천311㎡에 동남권 원자력 의·과학 녹색특화단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곳에는 현재 암치료·연구전문 병원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운영되고 있고, 오는 2015년 ''꿈의 암치료기''로 불리는 의료용 중입자가속기가 도입된다.
또 수출용신형연구로(동위원소 생산)사업과 환경, 생명공학기술을 융합한 원자력 관련산업(원자력부품기술원), 인재육성(원자력융합기술대학원)거점으로 의·과학단지가 조성될 예정이다.
기장군의회 김쌍우 의원은 "기장도 소피아 앙티폴리스의 장점을 벤치 마킹해서 난개발이 아닌 기업과 학교, 연구소가 어우러진 의과학 클러스터로 개발해야 한다"면서 "제대로 된 과학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우선 대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야하고, 전문인력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봉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참사관은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원자력의 활용분야가 농업, 종자생산, IT, 반도체, 의료산업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라면서 "원전분야가 특화된 부산 기장이 이를 참고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