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의료산업이 발전한다며 조만간 도입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의료양극화 현상이 극심해지고 민간보험사의 배만 불릴 것이란 비판이 만만치 않다.
"병원도 산업이다." 정부가 영리병원 도입을 추진하는 이유이다.
영리병원이 도입되면 의료 산업이 성장해 일자리가 늘어나고 해외 환자들이 우리나라로 몰려와 경제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특히 투자자들이 병원 경영에 참여하게 되면서 병원에 많은 돈이 들어오게 돼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여줄 것이송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투자 유입을 통해 병원의 시설 투자를 향상시키고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된다"며 "우리나라 전체 서비스를 향상시키는 하나의 방책이 바로 이런 영리법인 병원"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어차피 현재 건강보험 제도 하에서 같은 보험수가를 적용받는 것인데 서비스가 좋은 병원이 많이 생겨 국민들이 더 이용하기 쉽게 하자는 것이 영리병원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려되는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국민들이 내야 할 의료비가 더 비싸지고, 의사들이 돈을 더 주는 영리병원으로 쏠리게 되면서 돈 없는 사람은 좋은 진료를 받기 힘든 의료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의료 양극화 현상 심해질 것서울대 의대 이진석 교수는 "의료서비스의 질이 향상되는 것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데 따르는 당연한 결과"라며 "그러나 이 이득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능력을 갖춘 계층에 국한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의료자원이 고수익을 보장하는 영리의료법인으로 쏠릴 경우, 계층간 불형평성이 심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자는 병원에 들인 비용을 뽑기 위해 의료비를 올리게 되고, 특히 보험 적용이 안 되는 비급여 항목 진료비를 비싸게 받게 되는데, 결국 국민들은 전보다 더 많이 의료비 부담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의료비를 보장해 주는 민간의료보험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민영보험사, 실손형 상품 개발 준비 이미 보험사들은 몇년 전부터 영리병원 도입에 대비해 실손형 의료보험 상품을 준비해 왔다.
보험사 관계자는 "영리병원 도입에 대한 제도적인 부분을 검토중"이라며 "새로운 상품 개발에 대해서도 논의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형보험사 관계자도 "비급여 부분이 커질 것"이라면서 "소비자의 필요가 있으면 다양화된 상품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업계 쪽에서는 벌써 별도 민영보험 가입에 따른 의료비 상승 효과를 줄일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보험연구원 이창우 부연구위원은 "보험사 측은 현재와 같은 후불제 민영보험지급 방식이 아닌 보험사가 직접 병원에 의료비를 지급하는 ''제3자 지급제''를 통해 의료비 상승 효과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저소득층을 위한 필수공익의료기관은 부족하고 국민의료비가 OECD 국가 중 가장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는 우리 의료현실에서 보완 정책이 먼저 추진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