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하유선 (한대욱 기자/노컷뉴스)
"언제 벗나 두고 보자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저도 짜증이 날 정도예요. 본인은 오죽할까요."방송국을 오가며 마주치는 가수 하유선의 매니저로부터 자주 듣는 푸념이다.
올 초 하유선이라는 본명을 되찾으며 가수로 데뷔, 하소연이라는 이름으로 에로 영화에서 활동했던 전력을 뛰어넘었건만 아직 그녀를 '가수' 보다는 '에로배우 출신 가수'로 보는 시선이 월등히 많다.
모두가 예상하는 누드 서비스, 하지만 본인은 "절대 No!"
그러다 보니 당연히 매니저에게는 직, 간접적으로 "언제 누드 화보 찍을거냐"거나 "어차피 노래 보다는 누드 서비스를 노리고 데뷔한 거 아니냐"는 질문들이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는 일반적인 잡지 화보 촬영에도 "혹시 누드 촬영이냐"는 질문이 따라붙고 "어느정도 노출은 있겠지"라는 섣부른 기대까지 이어진다.
하유선이 이런 시선들을 등에 안고 있는데는 지금까지의 선례들이 주는 영향이 크다.
그동안 이지현, 비키 등 꽤 많은 여자 가수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누드 화보집을 내거나 모바일과 인터넷 서비스를 했다.
'젊은 시절의 아름다운 몸매를 기록하고 싶었다'거나 '예술적 표현'을 이유로 혹은 음반 업계의 불황을 나름대로 '몸으로' 뚫어 보려는 등의 내외적인 이유야 여러 가지였지만 어쨌거나 가수로서의 인기 내지는 인지도 때문에 누드 서비스가 화제에 올랐던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뿐만 아니라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였던 함소원 처럼 가수가 아닌 다른 연예 활동을 하다가도 어느 순간 가수로 변신하더니 무대에서의 섹시한 댄스에 이어 기다렸다는 듯 누드 촬영에 임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형상들을 지켜보는 사람들에게 하유선의 누드 서비스는 어쩌면 '당연히 벌어질 일'일지도 모른다.
가수활동에서 누드 촬영을 하는 것이 최근의 일반적 현상이라면 그 반대나 마찬가지인 에로 배우 활동에서 가수로 데뷔 했으니 다시 '벗는 것'이 무슨 큰일이겠냐는 것. 혹자는 '누드 서비스를 위해 데뷔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런 시선이 더 강해졌다. 에로 비디오 업계에서 비슷한 경력을 가졌던 가수 성은이 가수 데뷔 직후 모바일 누드 서비스로 큰 호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가수' 하유선으로 기억되고파"하지만 하유선의 입장은 단호하다. "가수가 되고픈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가수 활동은 누드 서비스로 가는 길이 절대 아니다"라는 것. "그렇게 말했다가 나중에 누드 서비스라도 하게 되면 더 가식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위협'을 해 봐도 전혀 꺾임이 없다.
한 때는 금기시 되던 여자 연예인의 누드 서비스였지만 언제부턴가 연예계의 일반적 현상이 되고 이제는 '옷 벗은' 연예인들의 공중파 출연까지도 공공연해진 상황에서 누스 서비스가 좋고 나쁘고를 따지는 것은 우스운 일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누드가 '예술적 표현'이나 다른 멋진 포장, 혹은 상업적 이윤 추구라는 원초적인 명분 등 어떤 이유를 들더라도 이를 일방적으로 비판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옳고 그름을 떠나 하유선은 유독 가수로서의 성공에 집중하고 있다.
아직은 가수로서 부족한 모습이고 가수로서의 성공이 보장돼 있지 않다고 해서 하유선을 "당연히 벗을 여자 가수"로 한정짓는 것은 분명 모순이 있어 보인다.
자신을 '벗기고' 있는 시선들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하유선. 어떤 과정을 거쳐 가더라도 결국에는 '가수' 하유선으로 기억될 수 있는 그녀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찬호 기자 hahohei@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