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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의 ''시대''라고 하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초 미니앨범 1집 타이틀곡 ''지(Gee)''로 시작된 소녀시대의 폭발적인 인기는 여름에 발표한 미니앨범 2집 타이틀곡 ''소원을 말해봐''로 이어졌다.
이 두곡의 노래로 소녀시대는 작년 연말 골든디스크상 음원대상과 2009 멜론뮤직어워드 ''올해의 노래상'' ''올해의 가수상''을 받았다. 얼마 전에는 ''서울가요대상''에서도 최고 영예인 대상을 수상했다.
지난달 28일 발표한 두번째 앨범 타이틀곡 ''오(Oh!)''의 인기도 만만치 않다. 음반만 15만장이 선주문 됐다. 음반 판매 집계 차트인 한터차트를 비롯, 핫트랙스, 예스24 등 온오프라인 음반 매장에서도 일간차트와 주간차트(1월 4주), 월간차트(1월)를 모두 석권했다.
뮤직비디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동영상 사이트인 곰TV에 따르면 ''오!''의 뮤직비디오는 공개 2시간만에 조회수 10만건을 넘겼다. ''폭발적이다''라는 말이 과언이 아니다.
사실 신곡 ''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신나고 즐겁다는 반응도 있지만 새로울 게 없다거나 중독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도 있다. 노골적으로 드러난 ''오빠를 사랑해''라는 가사는 풋사랑을 주로 노래해왔던 소녀시대에게 조금 낯선 듯도 보였다.
또 소녀시대가 ''오!''의 뮤직비디오에서 보여준 ''치어리더''의 모습도 사실 걸그룹에게 새로운 컨셉트는 아니다. 이미 쥬얼리 등 여러 그룹들이 섹시 치어리더로 변신해 무대를 꾸민 바 있다. 치어리더의 밝고 명랑하고 귀여운 모습은 이미 남성들의 ''올드한 로망''이다.
그럼에도 ''오!''의 인기는 전작을 넘어서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소녀시대가 지금까지 쌓아온 인기가 강력한 관성을 발휘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소녀시대의 히트곡을 접한 수많은 팬들은 ''소녀시대의 노래는 당연히 좋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신곡을 기다렸다. 이들을 통해 소녀시대의 노래는 음악팬들에게 ''들리면 듣는'' 노래가 아니라 ''찾아서 듣는'' 노래가 됐다. 또 그들의 무대는 ''보이면 보는'' 퍼포먼스가 아니라 ''찾아서 보는'' 퍼포먼스다.
또 9명의 멤버들이 각자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팬층을 넓힌 것도 ''오!''의 빠르고 폭발적인 인기에 한 몫을 했다는 반응이다. 멤버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각자의 몫을 하면서 팬층이 두텁고 넓어진 것이다. 10~20대 뿐 아니라 30~40대 이상의 팬도 엄청나다. 또 50~60대 가운데에서도 소녀시대의 귀여운 모습에 반한 사람들이 많다.
소녀시대는 이제 단순한 걸그룹이 아니라, 남녀노소에게 모두 사랑을 받는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이들의 인기는 이변이 없는 한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소녀시대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소녀시대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소녀들이 반걸음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장기 집권을 준비했다.
2007년 ''다시 만난 세계''를 통해 반바지에 반스타킹, 운동화 패션으로 데뷔한 소녀시대. 이들은 그간 한번도 급작스러운 변신을 꾀하지 않았다. 섹시, 복고 등 소녀시대에겐 아직 보여줄 모습이 많이 남아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 씨는 소녀시대에 대해 "새로운 시대의 음악 패러다임을 열고 있다는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한 일"이라면서 "향후 음악적 진정성을 통한 변화가 수반된다면 걸그룹으로는 보기드문 생명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