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탄소제로도시 ''마스다르''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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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⑤] 저탄소 녹색성장 대안, 탄소제로도시

20세기가 ''탄소 경제(Carbon Economy) 시대''였다면 21세기는 ''탄소 제로 경제(Carbon Zero Economy) 시대''이다. 무분별한 화석 에너지의 사용으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면서 기후변화 문제가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탄소 배출 축소는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가 되었다. 이에 세계 각국은 이산화탄소 감축을 위한 녹색기술 개발과 이를 활용한 제로 에너지 개발(Zero Energy Development) 개념을 도시계획에 적극 반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탄소 저감 도시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독일과 영국, UAE 등 세계 각국의 사례를 살펴보고, 전라남도가 추진 중인 서남해안레저관광도시와 무안 기업도시의 탄소제로도시 개발에 시사점을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마스다르 조감도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도 아부다비에 건설 중인 마스다르 시티(Masdar City)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초의 탄소제로도시이다. 마스다르 시티는 석유가 고갈되는 ''석유 이후 시대(post-oil era)''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야심차게 추진되고 있다.

마스다르 시티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은 2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25조 4천억여 원. 마스다르의 면적은 약 6㎢로 4만명의 상주인구와 5만명의 출퇴근 인구를 비롯해 9만명을 수용하게 된다. 신개념의 도시 마스다르는 ''자원(resource)''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아부다비의 알 라하 호텔에서 열린 ''''마스다르 탐색하기(Exploring Masdar)''''이라는 주제의 포럼에서 마스다르 시티의 칼레드 아와드 국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마스다르는 쓰레기가 없고 탄소가 발생되지 않는 세계 최초의 탄로제로도시다''''라고 밝혔다.

아부다비뿐만 아니라 세계의 미래 도시상을 제시하는 마스다르는 온실가스와 쓰레기, 자동차가 없는 3無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고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는 신개념의 도시가 세계 최대의 산유국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연합에 건설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원유 매장량은 981억 배럴로 전 세계 매장량의 11%(3위)를 차지하고 있고, 천연가스 매장량은 전 세계 매장량의 5%(4위)를 차지해 세계적인 자원 부국으로 손꼽힌다. 아랍에미리트연합의 7개 토후국(Emirate) 중에서도 아부다비에 원유 매장량의 90%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결국 산유국인 아부다비가 막대한 오일 달러의 힘으로 석유로 대변되는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청정도시를 건설하는 셈이다.

◈ ''쓰레기 매립'' ''석유·재생에너지 사용'' 등으로 연간 백10만 톤 탄소 배출

아부다비는 오는 2016년 완공을 목표로 마스다르를 건설하고 있다. 마스다르는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칼리파 시티(Khalifa City) 사이에 건설되고 있는데, 지하철과 고속열차로 아부다비 도심과 연결된다.

기자가 아부다비 도심에서 30㎞ 가량 떨어진 마스다르 시티 공사 현장을 방문했을 때 대형 크레인 십여 개가 가동되며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지난 2월 착공돼 아직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도시 마스다르의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아부다비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었다.

마스다르 시티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아부다비 미래 에너지(ADFEC, ABU DHABI Future Energy Company)는 탄소 제로 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탄소 절감 청사진을 갖고 있다.

에너지 효율화가 이뤄지도록 건물을 설계해 56%의 탄소를 감축하는 것을 비롯해 재생 에너지 사용을 통해 24%의 탄소를 감축할 계획이다. 또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고 전기 자동차 등을 사용해 7%의 탄소를 감축하고, 쓰레기 재활용과 탄소 포집에서 각각 12%와 1%의 탄소를 줄인다는 것이다.

마스다르 공사 현장

 

일반적으로 같은 규모의 기존 도시는 비효율적인 건물 디자인, 석유와 가스 사용 등을 통해 80%의 탄소를 배출하고, 쓰레기 매립을 통해 13%, 화석 연료를 사용한 교통수단 때문에 7%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마스다르 미래 에너지는 이렇게 탄소를 배출하면 마스다르 시티 규모의 도시가 연간 백 10만 톤의 탄소를 배출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마스다르 시티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 전체를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예정이다. 도시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대부분을 태양광 발전을 통해서 얻고, 나머지 에너지는 풍력과 지열, 재활용 불가 폐기물의 에너지화를 통해 충당할 예정이다.

마스다르 파워(Masdar Power)의 프랭크 우터스 부국장은 ''''마스다르에서 필요한 에너지의 92%는 박막 태양 전지(PV, Photovoltaic)나 집광형 태양광 발전(CSP, Concentrated solar power) 등을 통한 태양 에너지로 조달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마스다르의 모든 건물에는 박막 태양전지를 설치해 건물에 필요한 에너지를 태양 에너지를 통해 얻도록 건설되고 있다.

◈ 자동차 없는 도시 건설…새로운 교통수단 도입

교통 분야에서는 탄소 중립화를 위해 자동차가 없는 도시로 건설된다. 자동차가 배제된 새로운 교통 시스템을 구축해 전통적인 교통수단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량을 제로로 만들 계획이다. 이를 위해 PRT(Personal Rapid Transit)와 LRT(Light Rail Transit)라는 새로운 개념의 교통수단이 도입된다.

먼저 PRT는 일종의 전기 자동차로 영화에서 본 것처럼 캡슐 형태로 지하에 설치되는 전용도로를 운행하게 된다. 마스다르 안에서 3천대가 운영되는 PRT는 하루 13만 5천회 운행될 예정이다.

PRT는 운전자 없이 행선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행선지까지 운행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마스다르 내 어떤 목적지도 7분 안에 갈 수 있다. 정류장은 85개가 설치되며, 정류장 간 거리는 150m를 넘지 않게 된다. 자동차를 대체하는 근거리 교통망인 셈이다.

마스다르의 LRT

 

마스다르 주민들은 마스다르 외부로 나갈 때는 일종의 경전철인 LRT를 이용하게 된다. 원거리 교통수단인 LRT는 마스다르와 아부다비 국제공항, 아부다비 도심 등을 연결하도록 건설된다.

마스다르 내에는 6개의 LRT 역이 설치된다. 또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마스다르를 연결하는 지하철이 마스다르와 아부다비를 연결하는 교통수단으로 건설된다.

이밖에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연결하는 고속열차가 마스다르 외부의 교통수단으로 이용될 것이라고 아부다비 미래 에너지는 밝혔다.

대신 마스다르 내부에서는 자동차가 운행되지 않는다. 자동차를 가지고 왔다면 마스다르 외곽에 설치되는 9개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PRT를 이용해야 한다.

탄소 중립 도시를 지향하면서 화석 에너지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높여야 하는 것이 마스다르의 과제이다. 때문에 마스다르는 도시 계획 단계부터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고 탄소 배출을 줄이도록 설계됐다.

우선 도시 주변에 아랍 전통양식의 성곽을 쌓아서 사막에서 불어오는 뜨거운 바람을 차단하도록 한다. 또 그늘진 보도와 좁은 도로는 태양볕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온다. 건물 사이에 바람 길을 확보해 도심의 온도를 낮추도록 조성된다.

이렇게 하면 낮에는 뜨거운 사막의 바람이 녹색의 도심을 통과하면서 차가워지고, 밤에는 차가운 바람이 도심으로 들어와 거리를 식혀주게 된다. 특히 자연 냉난방 방식을 활용해 건물 내부의 온도를 낮추는 방식으로 에어컨 사용이 최소화되는 건물을 짓는다.

◈ 발생되는 쓰레기 재활용…폐기물의 퇴비화·에너지화 통해 처리

쓰레기 재활용을 통해 마스다르는 쓰레기 없는 도시를 꿈꾼다. 발생되는 쓰레기의 50%는 재활용하고, 재활용 불가 폐기물의 에너지화와 유기 폐기물의 퇴비화를 통해 각각 33%와 17%의 쓰레기를 처리할 계획이다. 이론적으로 전혀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도시인 셈이다. 이를 위해 쓰레기의 수거와 분류 체계 등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또 물 사용을 최소화하는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다. 사막에 위치한 마스다르의 특성상 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물 생산 기술의 효율을 높이는 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아랍에미리트연합 국민 1인당 하루 5백 리터의 물을 사용하는 데 비해 마스다르 주민들은 백 리터만 사용하도록 도시가 설계된다.

물은 태양 에너지를 이용해 바닷물을 담수화하거나 빗물을 재활용하게 된다. 절수식 화장실 변기와 샤워기, 고효율 세탁기 등 물 사용을 억제하는 각종 방법도 동원된다.

형제국인 두바이의 국영기업인 두바이 월드의 채무유예선언으로 두바이발 경제위기가 우려되고 있지만 마스다르 건설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

세계 최대의 국부펀드인 아부다비 펀드 규모가 6,270억 달러라는 점을 고려할 때 220억 달러가 소요되는 마스다르 시티 건설은 그리 힘에 부치는 일이 아닐 수 있다.

온실 가스 감축이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열사의 사막에 건설되는 세계 최초의 탄소제로도시 ''마스다르 시티''에 전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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