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안원구 국장 야밤 기습체포,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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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고위 공직자, 혐의 이미 공개 됐는데도 새벽에 체포

 

세무조사 대상 기업들을 상대로 미술품을 강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세청 고위 간부 안모씨는 왜 새벽에 체포됐을까?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지난 18일 새벽 0시 30분쯤 안씨를 전격 체포했다. 당시 안씨는 자신의 부인 홍모씨와 함께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건 관련 상담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이었다.

비록 안씨가 체포영장이 발부된 피의자이지만 현직 고위 공직자인데다 혐의가 이미 공개됐고, 도주의 우려가 비교적 적은 상황에서 야심한 시간에 체포된 것은 이례적인 경우이다.

검찰은 이달 초 홍씨가 운영하는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인갤러리와 미술품 구입을 강요받았다는 업체들을 압수수색한 뒤 안씨 부부의 출국을 금지했다.

또 안씨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장과 대구지방국세청장 등 국세청 요직을 두루 거친 고위 공직자이다. 신분이 확실하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해 한 검찰 관계자는 "아무리 피의자라지만 신분이 확실한 사람인데 한밤중에 체포한 것은 정상적인 것은 아니다"며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씨의 변호인도 "그동안 소환 날짜만 정해지면 스스로 나가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검찰에 전달했다"며 "체포의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검찰은 안씨를 체포한 즉시 조사에 착수하려 했으나 날이 밝은 뒤 변호사가 입회해야 한다는 안씨의 주장 때문에 조사를 미룬 것으로 알려지는 등 급하게 서두른 흔적을 남겼다.

이에 따라 검찰 안팎에서는 국세청 요직을 거친 만큼 ''판도라의 상자''라 할 수 있는 안씨의 입을 막고, 발을 묶기 위해 누군가 ''보이지 않는 손''의 지침에 따라 우선적으로 신병을 확보한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같은날 오후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안씨의 부인 홍씨가 남편의 억울함을 호소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는 말이 떠돌면서 홍씨의 입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정치권과 검찰 주변에서는 과거 정권 시절 국세청의 요직을 맡았던 안씨가 권력핵심의 비밀스런 부분을 알고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안씨가 정권교체기에 있었던 국세청 고위 간부들 사이의 조직 내 파벌 싸움에서 패배한 뒤 고위층으로부터 찍혀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검찰은 "안씨를 한밤중에 체포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변호인 측 주장처럼 순조롭게 조사가 이뤄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안씨는 검찰 조사에서 세무조사 무마의 대가로 미술품을 강매했다는 혐의를 부인한 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끝까지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사건은 어디로 튈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검찰은 19일 오후 안씨에 대해 뇌물수수와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씨는 지난 2007년 초 세무조사를 받던 C건설 등 세무조사 대상 기업 여러곳에게 세무조사 무마의 대가로 자신의 부인이 운영하는 가인갤러리에서 수십억원의 조형물 등 미술품을 사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안씨가 세무조사 당시 해당기업들을 "잘 봐주라"는 취지의 전화를 했다는 국세청 직원들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해당기업들이 통상의 거래보다 높은 가격에 미술품을 구입한 것으로 보고 안씨가 세무조사 무마를 대가로 사실상 뇌물을 챙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8일 새벽 안씨를 체포해 조사한데 이어 안씨의 부인인 홍씨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미술품 매매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

안씨는 검찰 조사에서 미술품이 거래된 경위를 알지 못한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홍씨도 정상적인 거래를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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