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정부가 국제에너지기구(IEA)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정부 비축유 방출 대신 민간 비축 의무 일수를 줄인다.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28일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브리핑에서 "IEA 공동결의의 책임 있는 이행을 위해 민간비축 의무를 하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IEA 회원국들의 공동 비축유 방출 합의에 따른 조치다. 앞서 IEA는 중동 전쟁 이후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하는 내용의 공동행동을 결의했다. 각국의 석유 소비량에 비례해 방출하는 것으로, 한국은 다음달 9일까지 2246만 배럴을 방출해야 한다.
정부는 현재 국내 석유 수급 상황이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달부터 7월까지 평시 대비 85%의 원유를 확보한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이후 제3국의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비중동산 원유 수급 비율도 전체 절반 정도로 올렸다.
여기에 비축유 스왑을 통해 원유 1500만 배럴이 민간에 유통 중이라고도 설명했다. 비축유 스왑은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비축유와 기업이 도입하려는 원유를 맞교환하는 제도다. 기업이 대체물량 선적 서류를 정부에 제출하면 한국석유공사가 비축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런 가운데 중동 상황이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정부 비축유는 혹시 모를 '최후의 수단'으로 남겨둬야 한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양 실장은 "정부 비축분은 추후 불가피한 상황에 한해 방출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장 시설에서 물리적으로 원유를 방출하는 정부 방출 대신, 민간의 미축 의무 일수를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민간 물량이 자율적으로 시장에 풀리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산업부는 오는 29일부터 별도 해제 시까지 의무 비축 일수를 기존 40일에서 20일로 줄이는 내용의 고시를 제정 중이다. 이를 통해 IEA 측에 공동 결의 이행 물량 약 1200만 배럴 방출 실적을 통보할 예정이다.
다만 IEA와 약속했던 2246만 배럴 대신 1200만 배럴만 방출하는 것과 관련해 양 실장은 "IEA의 공동결의는 의무사항이 아니다"라며 "공동 방출을 통해 국제유가 안정에 기여한다는 것이지 이를 하향 조정했다고 받는 피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또 "IEA 방출 참여 국가는 전체 IEA 소속 32개 국가 중 28개국으로 아직 방출을 하지 않은 국가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10개국으로 파악된다"며 "비축유를 100% 방출한 국가 숫자는 더욱 적다. 국가별로 상당한 재량을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민간 비축 의무 일수 조정 결정 배경과 관련해서는 "민간 정유사들도 당분간 정부의 스왑 제도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아주 어려운 상황이 오면 그때 비축유를 방출하는게 정유사나 수급 차원에서도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