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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였다?' 스타벅스 '탱크데이' 광고 속 소름 돋는 '5·18 폄훼 숫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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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크·책상에 탁' 외에도 10시 오픈·10%·21% OFF 등
계엄군 기록과 일치하는 숫자 배치에 '파장'
5·18연구소 김희송 교수 "역사 무지 아닌 철저히 계산된 범죄"

황진환 기자·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황진환 기자·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스타벅스가 5·18민주화운동 제46주년 기념일에 진행한 '탱크데이' 이벤트에 삽입된 숫자를 둘러싸고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탱크'와 '책상에 탁' 외에도 해당 이벤트에 삽입된 숫자가 5·18 민주화운동을 연상시키며 극우세력이 주도한 상징투쟁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탱크데이'라는 이벤트를 열었다. 해당 이벤트는 책상 위 필수 아이템이라는 소개와 함께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를 내걸고 탱크 텀블러 세트 등을 할인 판매하는 내용을 홍보했다.
 
그러나 5·18민주화운동 당시 군사정권이 광주의 평화 시위를 진압한 무기인 '탱크'를 전면에 내세운 점,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은폐하려 발언한 '책상에 탁'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점에 이어 광고 곳곳에 배치된 숫자들까지 5·18을 교묘하게 비하하는 상징이라는 분석이 제기돼 파장이 일고 있다.
 

우연이라기엔 정교한 숫자 배치…5·18 왜곡 선전 의혹

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전남대 5·18연구소 김희송 교수는 "이번 광고에 사용된 수치들이 철저하게 계산된 '상징투쟁'의 일환이다"고 분석했다.
 
상징투쟁이란 특정 기호나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담론투쟁으로, 인식을 공유하는 이들끼리 은밀하게 의미를 공유하며 서로의 기세를 돋우는 효과를 낸다. 향후 논란이 되더라도 각자 다른 해석 방식을 대어 우연일 뿐이라며 부인하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
 
김 교수는 이번 이벤트 페이지에 나열된 숫자가 1980년 5월 당시 계엄사의 시각과 5·18을 폄훼하는 극우 세력의 논리를 정교하게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오전 10시 이벤트 오픈'은 5·18민주화운동 최초 충돌 시각 10시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1980년 5월 31일 계엄사가 발표한 '광주사태'의 기록과 정확히 일치한다. 자료를 보면 "5월 18일 오전 10시경 광주시내 중심가로 진출한 전남대생 200여 명의 시위 행렬은 계엄 철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점차 격렬화되었다"며 최초 충돌 시각을 명시하고 있다.
 
이어 '세트 10% OFF(할인)'는 5·18민주화운동이 전개된 '10일' 전체를 상징하며 이를 소거·삭제(OFF)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상업 마케팅에서 보기 드문 '21% OFF'라는 할인율 역시 1980년 5월 21일 옛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 일자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무력 진압을 통해 시위대를 쓸어버렸다는 왜곡된 의식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텀블러 용량으로 제시된 '503㎖'와 '133㎖' 역시 직관적인 상징성을 띤다. 503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연상시키며, 133은 계엄사가 최초로 발표한 당식 공식 사망자 숫자다.
 
후속 진상조사를 통해 공식 희생자 통계가 165명으로 늘어났음에도 '진상규명 결과를 부정하고 계엄사의 초기 발표만 신뢰한다'는 희생자 조롱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이미지에 표시된 노란 별 속 숫자 '7'은 제품 구매 시 제공되는 적립 혜택(별 개수)을 뜻한다. 그러나 통상적인 마케팅 기준을 벗어난 파격적인 '별 7개' 지급을 두고도 의구심이 쏟아진다.

이 숫자 '7'은 극우 성향 커뮤니티에서 호남 지역을 비하할 때 쓰는 기호이거나, 5·18 당시 광주 진압작전에 투입된 '7공수여단'을 의미하는 등 앞선 숫자들과 궤를 같이하는 상징으로 풀이된다.

"역사적 무지 아닌 범죄"…실효성 있는 법·제도적 규제 시급

김희송 교수는 "이번 사건은 일부 직원의 역사적 무지나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5·18을 조직적으로 폄훼하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진 범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들은 1980년 5월 계엄사의 최초 발표 내용과 군 투입 상황 등 어떤 연구자들보다 5·18 관련 정보를 상세히 꿰뚫고 있는 자들"이라며, 손가락질을 피하고자 다의적 해석이 가능한 숫자로 교묘하게 위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과 같이 기업이나 기관 차원에서 역사 왜곡 행위가 발생했을 때 실효성 있는 강제 수단 등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대중적인 대기업의 마케팅 채널이 이 같은 역사 왜곡 선전 장치로 활용되면서 이를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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