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측 대표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왼쪽부터), 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 연합뉴스성과급 지급 문제를 놓고 평행선을 그려온 삼성전자 노사가 결국 노동조합의 파업 예고일 하루 전인 20일 최종 담판을 벌인다. 양측은 전날 오전부터 만나 자정을 넘겨서까지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진 못한 채 아침에 다시 마주앉기로 했다. 남은 쟁점이 한 개에 불과할 정도로 상당 부분 이견을 좁힌 것으로 파악돼 극적 타결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부세종청사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속개하기로 했다. 이 회의는 바로 다음날로 예고된 노조 총파업을 피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협상 자리다.
지난 18일 가까스로 교섭을 재개한 노사는 전날 오전 10시부터 이날 0시 30분까지 이어진 2일차 사후조정 회의까지 거치며 입장 차이를 많이 좁힌 것으로 파악됐다. 2일차 낮 회의 때까지만 해도 노사의 핵심 쟁점은 영업이익의 몇 퍼센트를 떼어내 반도체 사업 담당인 DS부문 특별성과급 재원으로 쓸 것인지와, 해당 재원을 DS부문 각 사업부에 어떤 방식으로 배분할 것인지 등 두 가지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간 재원의 경우 노조는 영업이익의 13~15%, 사측은 9~10%로 맞서왔다. 노조는 배분 방식과 관련해선 해당 재원의 70%를 DS부문 소속 직원이면 공통으로 지급하는 몫으로 할당하고, 나머지 30%는 DS부문의 세부 사업부별 성과를 따져 차등 지급하자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을 따르면 현재 적자를 보고 있는 비메모리 사업부(시스템LSI·파운드리)도 DS부문 소속이라는 이유로 막대한 성과급을 받게 되는 만큼, 사측은 부문 공통 배분 비율을 보다 줄이고 성과와 연동되는 사업부별 배분 비율은 높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협상 조정자 역할을 하고 있는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2일차 회의가 밤늦게 일단락 됐음을 알리며 치열한 협상 결과 쟁점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한 가지 쟁점에서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다"며 "대부분 의견 정리가 됐다. 장관도 도와주고 했는데, 한 가지가 정리가 안돼서 사측이 입장을 정리해 20일 오전 10시에 오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견 합치가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접점 찾기 과정에서 대안을 제시한 뒤 노사 자율 합의를 독려하다가 오후 10시 이후 양측의 입장을 절충한 정식 조정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정안은 노사 모두 동의해야 효력이 발생한다. 동의 여부 확인 절차에 들어가기 전 자율 합의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있다는 게 박 위원장의 설명이다.
만약 양측의 잠정 합의안이 도출되더라도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과반 찬성을 얻어야 최종 타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이날 파업 하루 앞 최종 협상은 오전 중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노사가 이번에도 자율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조정안을 한쪽이라도 거부하면 노조는 파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투표 결과가 부결되더라도 마찬가지다. 때문에 파업 위기감도 여전하다.
사측은 전날 협상을 이어가면서도 또 한편에서는 파업 사태 대비 작업도 병행했다. 총파업 기간 중에도 반도체 사업장 등에서 매일 총 7087명의 근로자가 핵심 업무를 유지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도 노조에 보냈다. 주요 사업장 안전보호시설의 유지와 운영, 반도체 공정 관리 등 핵심 업무는 파업 시에도 정상적으로 수행돼야하며, 반도체 생산라인 등에 대한 점거는 금지돼야 한다는 취지의 법원 결정에 근거한 조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