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방법원. 고상현 기자관급공사 업자에게 수천만 원 상당의 차량을 받은 도청 고위공무원이 실형을 받았다.
14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서범욱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뇌물)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제주도청 4급 공무원 50대 A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4천만 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A씨가 뇌물을 받은 액수에 해당하는 7천만여 원에 대해서도 추징을 명령했다.
A씨는 2020년 정보통신시스템 유지 관리 등 여러 관급공사를 맡은 모 업체 대표 B씨로부터 4천만 원 상당의 승용차량을 받은 데 이어 이듬해 3천만 원 상당의 SUV차량을 받은 혐의다.
수사 결과 A씨는 B씨로부터 받은 차량 2대를 자신과 아내 명의로 등록해 사용했다.
A씨는 또 지난해 4월 B씨에게 텔레그램으로 "500만 원을 준비해 달라"고 요청해 현금 500만 원을 받은 혐의다. 그는 이 돈으로 임플란트 시술 등 치과진료 비용으로 쓴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B씨에게 차량을 받은 대신 2천만 원 상당의 중고차를 넘겼다. 차액 등은 빌린 것"이라며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 아닌 지인 간의 돈 거래라며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B씨 측은 청탁은 없었지만 회사가 불이익 받을까 우려돼 금품을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B씨 진술과 관련 증거를 고려해 A씨가 받은 금품이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유죄로 봤다. 특히 "피고인이 돈을 빌린 거라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초범이고 30년 넘게 공직생활을 하며 훈장을 받은 점를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에게 뇌물을 준 B씨에게는 "A씨와 마찬가지로 죄의 책임이 무겁다. 다만 노골적인 청탁이 없었고 초범인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한편 제주도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