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이른바 '친윤' 인사 공천 가능성이 제기되자 충남 정가가 거세게 요동치고 있다.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정진석 전 실장이 충남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에 등판하며 당내 반발이 격화되는 양상이다.
정 전 비서실장은 지난달 30일 "당과 보수의 재건을 위한 제 마지막 책무를 외면할 수 없었다. 고심 끝에 출마를 결심했다"고 선언한 바 있다. "영어의 몸이 된 대통령과의 정치적 관계는 원하든 원치 않든 단절이 됐다"면서도 "그 누구도 인간적인 절윤(絶尹)까지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김태흠 충남지사는 4일로 예정됐던 예비후보 등록 일정을 무기한 연기하며 당 지도부를 향해 강력한 항의의 메시지를 던졌다.김 지사 측 관계자는 "당초 예정됐던 예비후보 등록과 오는 6일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김태흠 지사는 앞서 지난 2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정진석 전 비서실장의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서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라며, "우리의 현주소를 잊었느냐"고 당 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특히 "자숙과 반성 없이 국민적 양심에 반하는 행위를 한다면 떠날 수밖에 없다"며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태다. 단순히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을 넘어 당이 '결단'하지 못할 경우 독자 노선을 걷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러한 반발은 지역 의회를 비롯해 당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충남도의회 김옥수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 기준에서 다시 판단하고 상식과 책임 위에서 공천 절차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으며, 재선의 조은희 국회의원도 "불 꺼진 집에 다시 불을 지르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정진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류영주 기자지방선거가 '윤어게인 심판' 구도로 흐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박덕흠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국민과 당원 생각에 역행하는 행위는 지도부가 생각조차 하지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당내 반발을 의식한 듯 정 전 실장 문제를 다룰 당 윤리위원회도 지난 2일과 3일 모두 열리지 않으며 고심하는 분위기다. 다만 정진석 전 실장은 이에 반발하며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가에서는 지방선거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정권 초기 야당에는 힘겨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던 상황에서, '친윤 공천' 논란은 뇌관을 건드리는 형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여론 지형이 야당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층 분열은 물론 중도층 이탈까지 불러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는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