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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봉쇄 두달…비축유 한계론도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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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5월 7천만 배럴 확보로 수급 대응…연말까지 2.7억 확보
전세계 공급 차질 규모 큰 게 문제…러-우 전쟁 3배 상회
비축유 아껴두고 있지만…노후 설비 탓에 활용 '한계'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미국-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두 달째 이어지면서 정부가 원유 대체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당장 수급 불안은 크지 않다는 게 정부 설명이지만, 종전 협상이 교착되면서 산업계에서는 원유 조달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전쟁이 길어지면 국내 정유사가 곧바로 쓸 수 있는 비축유 물량은 줄어들 수 있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정부, 주요 산유국과 고위급 협의 계속…전세계 공급량은 계속 줄어

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원유 수급 안정을 위해 주요 산유국과 고위급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정부는 UAE에서 2400만 배럴을 확보한 데 이어 카자흐스탄과 오만,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총 2억7300만 배럴 규모의 대체 물량을 확보해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들일 예정이다.

산업통상부는 지난달 30일 4월 한 달간 평시 대비 83% 수준인 5천만 배럴의 원유가 차질 없이 도입됐다고 밝혔다. 양기욱 산업부 산업자원안보실장은 "3월 말 유조선 입항 중단으로 위기설이 확산됐으나 대체 물량을 빠르게 확보했다"며 "5월 도입 물량은 7천만 배럴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 수급 우려는 덜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새로 도입된 '정부 스와프(비축유 활용 계획)' 제도가 주효했다고도 평가했다. 5월에만 1600만 배럴의 신청이 들어왔고, 정부는 기업 수요에 따라 스와프 조치를 7월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호르무즈 봉쇄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원유 공급량이 유례 없이 줄어드는 점은 여전히 부담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봉쇄 이후 우회 수출 등을 반영한 OPEC-9(중동 주요 산유국)의 실제 순공급 감소 규모는 하루 1069만 배럴(10.7%)에 달한다. 이는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발생했던 하루 약 300만 배럴의 공급 차질보다 3배 이상 큰 규모다.

비축유 스왑 '단비' 됐지만…한계도 분명

정부는 민간 기업과의 비축유 스와프를 통해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비축유 스와프는 정부 비축유와 기업이 도입할 원유를 맞교환하는 제도다. 기업이 대체 원유 도입을 확정하면 정부가 비축 중인 중동산 원유를 먼저 공급하고, 이후 해당 물량을 다른 유종으로 상환받는 구조다. 정부는 이를 통해 도입선 다변화를 유도하는 한편, 비축유 방출은 최후 수단으로 남겨두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원유마다 밀도·점도·황 함량 등 성상이 달라 정유사별 배합 비율이 다르다는 점이 향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조심스레 나온다.

현재 국내 정유사들이 사용하는 유종은 80여 종류다. 유종마다 철분 함량 등 화학 성분이 달라 기존 공정에 맞지 않는 원유를 투입할 경우 파이프라인 등 핵심 설비에 흠이 갈 수 있다. 국내 정유 설비가 대부분 노후화되어 성상이 다른 원유를 처리할 수 있는 여력이 없다.

정유사와 정부가 원유 교환을 반복하면서, 비축유 중 정유사가 즉시 쓸 수 없는 유종의 비중이 높아졌을 것이라는 예측도 없지 않다.

예컨대 베네수엘라 중질유는 다른 북중미 중질유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어서 대체재로 떠올랐지만, 중동산 중질유와는 성상이 완전히 달라서 국내 설비로는 정제가 불가능하다. 중국의 경우 대대적인 설비 고도화를 통해 다양한 유종을 처리할 수 있다.

이에 정유업계에서는 미국-이란 전쟁을 계기로 비축유 교체 프로토콜을 만드는 것은 물론, 설비 고도화에도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국내에서는 1960년대 건설된 설비도 여전히 가동 중이다. 가장 최신화된 대규모 정제 설비는 2010년에 준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대 지어진 중국의 복합 정제 설비와는 성능 차이가 크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는 비축유를 (정유사가 바로 쓸 수 있게끔) 좀더 선별적으로 관리해야 하고, 민관 협력을 통해 비축유 교체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며"며 "설비도 정유사 차원에서 개·보수에 그칠 게 아니라 중국처럼 유종에 구애받지 않는 설비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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