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기증된 일본 강제징용 당시를 육성으로 묘사한 녹음테이프.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제공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들이 줄고 있는 상황에서 남아 있는 강제동원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생존 피해자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의 참혹한 진실을 보존하기 위해 피해 기록물과 유품 등 관련 자료를 집중 수집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최근 광주 북구에 거주하는 황소미 씨는 자신의 할아버지 고(故) 황광룡 씨가 1996년경 직접 녹음한 50분 분량의 육성 테이프와 강제동원 피해 신고 조사 기록 등 자료 4점을 시민모임에 기증했다.
자료에는 1942년 일본 후쿠오카현 아카마스 조선소로 끌려가 고역을 치렀던 황 씨가 1944년 4월쯤 목숨을 건 탈출 끝에 고향 장성으로 돌아오기까지의 긴박한 과정이 생생하게 담겼다.
기증자 황소미 씨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어떻게 징용을 가게 됐는지 녹음테이프를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며 "어디서 출발해 어떻게 갔고 그 곳에서 무슨 일을 했으며 어떻게 탈출했는지가 모두 생생하게 담겨있다"고 말했다.
일제강제시민모임은 기증 자료를 전시 및 역사 연구에 활용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더 많은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수집 대상은 △강제동원 및 일제 침략 실상을 보여주는 기록물 △사연이 담긴 사진, 우편물, 일기, 피해 신고 서류, 영상물 △당시 기념물 등이다. 기증자에게는 기증 증서가 발급되며, 원본 소장을 원하는 경우 복제 후 반환도 가능하다.
시민모임이 이처럼 자료 수집에 속도를 내는 것은 고령인 강제동원 피해 생존자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 집계 결과 국외로 강제동원된 피해자 중 생존자는 2026년 1월 기준 전국 434명으로, 지난해 640명과 비교해 206명이 줄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관계자는 "개인이 소장한 빛바랜 사진과 문서는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기 쉽지만, 이를 모으면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귀중한 교육 자료가 된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기증과 관심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