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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추모객 발길 잦아들어도 여전히 팽목 지키는 진도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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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항 빈자리 채우는 주민 파수꾼들…"잊지 않아야 반복 안 된다 믿어"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항에서 이씨 부녀가 운영하는 무료 커피나눔 부스. 재활용 박스 위에 '작은쉼터'라고 적은 뒤 잘 보이게 붙이고 있다. 한아름 기자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항에서 이씨 부녀가 운영하는 무료 커피나눔 부스. 재활용 박스 위에 '작은쉼터'라고 적은 뒤 잘 보이게 붙이고 있다. 한아름 기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진상규명 촉구와 생업 등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진도항의 빈자리를 채운 것은 10여년 동안 묵묵히 현장을 지켜온 진도 주민들이었다.
 

"잊지 않아야 사고 반복 안 돼" 12년째 이어지는 커피 나눔

전남 진도군 진도항 빨간 등대로 들어가는 초입, '작은 쉼터'라 적힌 부스에서는 50대 이모 씨가 딸과 함께 방문객들에게 따뜻한 커피를 건네고 있었다.
 
이 씨의 봉사는 2014년 참사 당시 진도 실내체육관 화장실의 시커먼 오물을 치우는 궂은일부터 시작됐다.
 
2015년 4월 진도항 입구에 텐트를 치고 밤새 추모객을 맞았던 그는 2018년 다른 봉사 단체들이 떠난 뒤에도 '움직이는 기억관'을 자처하며 12년째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4월 16일이 평일이면 직장에 휴가를 신청하고 와 항구에 머물며 현장을 찾은 추모객들에게 커피를 나눠주고 있다.
 
이 씨는 "잊지 않아야 사고가 반복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서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정년을 곧 앞두고 있으니 앞으로도 열심히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팽목에 남은 '십수년 추모 역사' 기록 보존 위해 분투하는 주민들

세월호 팽목 기억관 내부에 노란 리본이 달려있다. 한아름 기자세월호 팽목 기억관 내부에 노란 리본이 달려있다. 한아름 기자현장의 기록을 보존하기 위해 분투하는 이들도 있다.
 
진도 토박이 김남용(55)씨와 이문포(62)씨는 이웃 주민들과 교대하며 비어 있는 '세월호 팽목 기억관'과 '가족 식당'을 지키고 있다.
 
참사 초기부터 12년 동안 온 국민이 '잊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써내려간 수만 개의 노란 포스트잇과 작품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역사이자 치유의 기록이라는 게 주민들의 생각이다.
 
하지만 기존부터 진행됐던 개발 사업으로 인해 세월호 팽목 기억관을 비롯한 진도항 일대 기존 추모 시설들이 철거될 위기에 처해 있다.
 
이들은 "정부와 지자체는 29.7㎡(기존 아홉 평) 남짓한 새 건물을 대안으로 내놓았지만, 지난 12년의 기록과 시민들의 마음을 담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곳은 수습 과정의 모든 아픔이 서린 '실제 현장'이기에 온전한 보존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희생자 시신 수습 도왔던 동네 주민의 기도 "희생자 안식 기원"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항을 찾은 진도군민 박상근 씨가 팽목 기억관에서 희생자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한아름 기자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진도항을 찾은 진도군민 박상근 씨가 팽목 기억관에서 희생자들의 사진을 바라보고 있다. 한아름 기자참사의 아픔을 몸소 목격했던 주민 박상근(61)씨 또한 팽목을 지키고 있다.
 
그는 참사 당시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수습된 시신들이 부패하지 않도록 소독하고 닦아내며 유가족의 곁을 지켰던 산증인이다. 박 씨는 "가족들이 마지막으로 마주할 모습이라도 깔끔해야 한다는 마음뿐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이제는 한 명의 추모객으로서 매년 4월이면 어김없이 진도항을 찾는 그는, 차가운 바다를 향해 희생자들의 안식을 기원하는 기도를 올리며 주민들과 함께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처럼 '팽목의 파수꾼'들은 4·16 참사가 12년이 됐는데도 오늘도 노란 컨테이너 문을 열고 추모객을 맞이하며, 잊혀가는 기억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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