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중앙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 접수된 피해자 수가 전년보다 3.2% 증가한 1만 637명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여성이 8019명(75.4%), 남성 2618명(24.6%)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10대와 20대가 8258명에 달해 전체의 77.6%를 차지했다. 삭제지원이 이뤄진 플랫폼은 불법유해사이트가 51.6%로 압도적인데, 건수로도 전년보다 26.9% 늘었다.
국내법상 행정제재 회피를 위해 국외 서버 기반 불법 사이트 중심의 유포 행태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원기관의 삭제요청에 대한 불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가 커진다.
신규피해 10.3%↓·지속피해 26.3%↑…추가 유포 반복
성평등가족부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지난해 중앙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에서 지원한 지원 현황을 분석해 '2025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6일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만 637명의 피해자 중 신규 피해자는 5840명으로 전년보다 10.3% 줄고, 지속 피해자는 4797명으로 26.3% 늘었다.
이는 추가 유포가 반복되는 디지털성범죄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장기간의 지속적 지원이 필요함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성평등가족부 제공
가해자와의 관계별로 보면 특정불가가 29.0%로 가장 높고, 전년에 비해서도 21.1% 늘었다. 불특정 다수에 의해 재가공·재유포가 용이한 구조적 특성과 인공지능(AI) 기반 합성·편집 기술 확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가해자 유형은 이어 일시적 관계(28.4%), 모르는 사람(19.8%), 친밀한 관계(12.3%), 사회적 관계(10.3%), 가족관계(0.2%) 순으로 나타났다.
불법촬영 줄고 유포불안 늘어…합성·사이버괴롭힘↑
피해 유형은 여전히 불법촬영과 유포불안이 가장 심각한데, 불법촬영은 3856건(21.9%)으로 전년보다 7.8% 준 반면, 유포불안은 4884건(27.7%)으로 12% 늘었다.
이어 실제 유포로 이어진 비중이 17.7%, 유포협박 12.2% 순이다. 또 1인당 평균 약 1.7건의 중복피해를 경험했다.
피해 유형이 전통적 촬영 중심에서 기술범죄로 다변화된 점도 특징이다. 합성·편집 피해는 1616건(9.2%)으로 전년보다 16.8% 늘고, 사이버괴롭힘도 448건(2.5%)으로 26.6% 늘었다.
유포불안이 증가한 것 역시 실제 유포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AI 합성·편집 기술 확산과 협박·그루밍 같은 사전 단계 범죄의 증가 영향으로 분석된다.
합성·편집 피해의 경우 10대와 20대가 91.2%를 차지해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보였다. 50대 이상에선 실제 유포 피해보다 금전요구 등 유포 협박 피해가 많았다.
합성·편집 피해의 경우 여성(1581건)이 남성(35건)보다 약 45배 많아 딥페이크 등 불법 합성·편집물이 여성의 얼굴과 신체를 주요 대상으로 제작돼 소비·유통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30만 건 넘게 삭제했지만…불법사이트 유포 늘며 삭제 불응 우려
지난해 센터에서는 피해자 등 요청에 의한 삭제지원을 25만 7257건, 수사기관 요청 등 선제적 삭제지원을 6만 763건 진행했지만, 불법유해사이트 유포가 많아 우려가 커진다.
삭제지원이 이뤄진 플랫폼은 불법유해사이트가 51.6%로 가장 많았는데, 전년 대비 26.9% 증가한 것이다. 이는 지원기관의 삭제요청에 대한 불응으로 이어져 피해자의 고통이 지속될 가능이 높다는 의미라고 보고서는 우려했다.
이어 검색엔진에서 25.3%, 소셜미디어 13.5%, 클라우드 4%, 커뮤니티 3.6%, 스트리밍 1% 순으로 삭제지원이 이뤄졌다. 이 중 검색엔진은 전년보다 31.3% 줄었는데, 검색결과에 직접 노출되지 않는 은닉·폐쇄형 웹사이트가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성평등가족부 제공삭제지원 과정에서 수집된 2만 6658개 사이트의 서버 위치 분석 결과, 미국이 7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호주 5.7%, 네덜란드 5.6% 등 순이다.
센터가 지난해 1만 637명에 대해 지원한 상담, 삭제지원, 수사·법률·의료지원 연계 등 총 35만 2103건의 서비스 중 삭제지원이 90.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개정 성폭력방지법 시행…신상정보만 유포돼도 삭제지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왼쪽)이 디지털 성범죄 대응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 제공
지난해 시행된 개정 '성폭력방지법'으로 신상정보가 영상물과 동반 유포된 경우뿐만 아니라, 단독 유포된 경우도 지원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신상정보 삭제지원이 10만 242건 이뤄져 전년보다 29.1% 증가했다.
신상정보 삭제가 전체 삭제지원의 31.5%로, 삭제지원 3건 중 1건이 피해영상물과 신상정보가 동반 유포됐거나 신상정보만 단독으로 유포됐음을 의미한다.
삭제지원 된 신상정보 중 성명이 38.3%(4만 9130개)로 가장 많았고, 이른바 '00녀', '00커플' 등 기타정보 27.2%, 연령 10.4%, 용모 8.8%, 소속 8.4%, 주소 4.4% 등 순이다.
원민경 성평등부 장관은 "해외서버기반 미등록사이트 중심의 불법촬영물 확산, 생성형 AI를 악용한 딥페이크 등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이번 보고서를 통해 확인했다"며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경찰청 등과 협력해 삭제 불응·반복 게재 행위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신보라 여성인권진흥원 원장은 "작년 4월 센터 출범 이후 전국 피해지원기관 간 연계 체계를 강화하고, 신상정보 등 삭제 지원 영역을 확장했다"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 및 고도화와 국내외 협력 확대를 통해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성폭력·디지털성범죄·가정폭력·교제폭력·스토킹 등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여성긴급전화1366(국번없이 ☏1366)에 전화하면 365일 24시간 상담 및 긴급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