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가 지정해 놓은 대피소 중 한 곳인 인근 경로당에 유리 파편이 가득 쌓여있다. 임성민 기자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폭발 사고로 급히 마련된 대피소가 한동안 제 기능을 못 하면서 피해 주민들의 원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13일 오후 찾은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경로당.
폭발 사고 현장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곳에 지정된 임시 대피소다.
하지만 사고 발생 10시간이 넘은 이날 오후 3시까지 이곳의 모습은 그저 피해 현장이나 다름 없었다.
청소는커녕 유리창은 깨진 채 방치돼 있었고, 구호 키트 등 지원 물품도 보이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주민들의 발길도 전혀 없었다.
뒤늦게 경로당을 방문해 봤다는 피해 주민 A(43)씨는 "여기가 대피소인 줄도 몰랐다"며 "유리 파편도 안 치워져 있는데 어떻게 들어와 쉬겠냐"고 토로했다.
흥덕초등학교 강당에 마련된 간이 텐트. 이용자는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임성민 기자더구나 폭발사고 현장과 지나치게 가깝다 보니 2차 피해에 대한 걱정도 적잖았다.
다른 대피소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사고 현장에서 1㎞가량 떨어진 흥덕초등학교의 강당 안에는 일부 간이 텐트가 설치돼 있었지만 주민들이 오간 흔적은 없었다.
적십자사 직원들이 텐트 설치와 구호 물품 정리에 분주하게 몸을 놀릴 뿐이었다.
대피소 안내도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피해 주민 B(72)씨는 "잘 곳조차 없는데 반나절이 지나도록 대피소 안내를 해준 당국 관계자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며 "한동안 피해 접수처조차 직접 수소문하고 다녔다"고 하소연했다.
폭발 사고가 발생한 지점. 인근 주택은 전부 피해를 입었다. 임성민 기자청주시는 피해 수습과 주민 지원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주민 불편이 없도록 구호 물품 지원과 대피소 운영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더욱 촘촘하게 점검해 불편을 겪는 이재민이 생기지 않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청주시에 접수된 피해 신고는 모두 165건이다. 아파트 74건·주택 65건·상가 23건·기타 3건 등이다. 임시 대피소 이용과 숙박 지원 등이 필요한 이재민은 25명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전 3시 59분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 3층짜리 상가건물 1층 식당에서 LP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주민 등 16명이 화상과 찰과상 등 경상을 입었고, 이 가운데 11명은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과 경찰, 가스안전공사가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인 결과 180㎏짜리 LP가스통에서 가스 절반이 누출된 점을 확인했다.
음식점 업주는 경찰 조사에서 "전날 저녁까지 정상적으로 영업을 마치고 퇴근했다"며 "평소처럼 밸브 점검을 했고 덜 잠그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