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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39 듀스 속 손가락 통증…" 박진우가 털어놓은 봄배구의 뜨거웠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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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채진과 인터뷰 중인 박진우. 김조휘 기자취채진과 인터뷰 중인 박진우. 김조휘 기자
남자 프로배구 우리카드 미들 블로커 박진우(36·197cm)가 부상 투혼과 절실함으로 가득했던 2025-2026시즌을 마무리하며 진솔한 속내를 전했다. 비록 챔피언 결정전 문턱에서 멈춰 섰지만, 데뷔 13년 차 베테랑에게 이번 시즌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기억으로 남았다.

최근 CBS노컷뉴스와 만난 박진우는 2025-2026시즌을 "너무 재미있었지만, 동시에 너무 아쉬운 시즌"이라 정의했다. 그는 "원래대로라면 3월 17일에 끝나는 일정이었는데, 후반기에 기세가 좋다 보니 한 경기씩 이길 때마다 '배구를 더 하고 싶다, 재미있으니까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며 "후회는 없지만 재미를 더 느끼지 못한 아쉬움이 크다. 코트 안에서 고참으로서 애들을 더 잘 이끌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에 미안한 마음뿐"이라고 털어놨다.

시즌 막판 그의 발목을 잡은 건 뼈아픈 부상이었다. 6라운드 한국전력전 당시 블로킹 과정에서 동료와 부딪쳐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으나, 그는 박철우 감독 대행에게 "부러져도 뛰겠다, 할 수 있다"며 출전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박진우는 "진통제를 먹으며 이악물고 버텼다. 워낙 자주 다쳤던 부위라 계속 아팠고 공포감도 있었지만, 팀에 피해를 주기 싫었고 무엇보다 배구가 너무 재미있어서 꾹 참고 뛰었다"고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부상 여파 탓일까. 결정적인 상황에서 치명적인 범실이 나왔고, 결국 팀의 패배로 이어졌다. 현대캐피탈과 준플레이오프 2차전, 세트 스코어 2-1로 앞선 4세트 39-39까지 이어진 치열한 듀스 접전 속에서 박진우의 뼈아픈 서브 범실이 나왔다. 이어 우리카드는 레오에게 오픈 공격을 허용해 4세트를 놓쳤고, 결국 5세트에서도 패하며 챔프전 진출 티켓을 눈앞에서 놓쳤다.

박진우는 당시 상황에 대해 "서브를 때릴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치는 순간 공이 다친 손가락 맞았다"며 "손바닥을 맞추려 했는데 다친 손가락에 맞아 아쉬웠다. 그 범실 하나가 너무 컸고, 나 때문에 진 것 같아서 동료들에게 미안했다"고 떠올렸다.

환호하는 박진우. 한국배구연맹환호하는 박진우. 한국배구연맹
하지만 부상 중에도 박진우의 시즌 막판 투혼은 눈부셨다. 그는 높은 경기력을 유지한 비결에 대해서는 "무슨 정신으로 했는지 모르겠다. 이전에는 잘하려고 몸에 힘이 들어갔다면, 이번 봄배구는 몰입도가 높아서인지 몸에 힘이 빠진 채 오직 볼 하나만 보고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기록적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박진우는 올 시즌 블로킹 5위에 오르며 1위를 기록했던 2014-2015시즌 이후 가장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는 박철우 감독 대행의 '신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박진우는 "파에스 전 감독님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정해주는 '아바타 배구' 스타일이었다면, 박 대행님은 선수의 선택을 전적으로 믿어주셨다"며 "덕분에 미들 블로커로서 세터의 폼을 보고 예측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더 많이 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생각하는 배구'를 하게 되면서 후반기 마음이 훨씬 편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행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도 잊지 않았다. 그는 "박 대행님은 팀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정말 노력하셨다. 평소엔 우스갯소리도 하시지만, 운동선수로서 기본적인 자세가 안 나올 때는 형처럼 무섭게 잡아주셨기에 우리도 더 믿고 따랐다"고 덧붙였다.

박진우. 한국배구연맹박진우. 한국배구연맹
팀 분위기의 변화에 대해서도 상세히 언급했다. 박진우는 "시즌 초중반에는 각자 자기 것 하기 바빴고 파에스 감독님이 나간 뒤 분위기가 가라앉아 걱정이 컸다"면서도 "후반기에는 7명뿐 아니라 웜업존 선수들까지 어떻게든 들어가려 하고 안 되면 같이 안타까워하는 등 팀이 180도 바뀌었다. 6라운드 들어 우리가 비로소 '완전한 팀'이 됐다는 느낌을 받았고, 나 하나 빠지면 분위기가 가라앉을까 봐 책임감이 더 컸다"고 강조했다.

가장 아쉬웠던 순간으로는 플레이오프 2차전 4세트를 꼽았다. 24-25로 뒤지던 상황에서 레오의 공격을 잡아내며 동점을 만들었던 짜릿한 순간도 잠시, 마지막 서브 범실이 뼈아픈 결과로 돌아왔다. 박진우는 "서브를 때리는 순간 다친 손가락에 공이 맞았다는 걸 직감했다. 손바닥에 맞추려 했는데 그 하나가 너무 컸다"며 "그것 때문에 진 것 같아 밤에 잠도 안 오고 숨고 싶을 만큼 창피하고 미안했다"고 고백했다.

어느덧 세 번째 FA를 앞둔 박진우는 선수 생활의 마침표가 아닌 '우승'이라는 새로운 열망을 드러냈다. 그는 "프로에 있으면서 올해가 가장 기억에 남고 기대보다 재미있었던 시즌이었다. 이런 배구를 또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며 "은퇴 전 꼭 한 번 우승 반지를 끼고 싶다. 우리카드 멤버와 스태프가 너무 좋기에 다음 시즌에는 안 다치고 전 경기를 소화하며 내 손으로 직접 우승을 이끌고 싶다"는 강력한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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