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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기름인 척…85억원대 '뒷기름' 납품 유류업자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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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불명' 석유 외항선·관공선에 납품
'출하전표' 등 서류 위조, 정상 석유로 속여
부당이득 32억원 챙겨…해경 "단속 강화"

부산해경이 무자료 기름 공급선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부산해경이 무자료 기름 공급선에서 시료를 채취하고 있다.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부산에서 출처가 불분명한 석유 수십억 원어치를 외항선이나 관공선에 대량 납품한 유류업자가 구속됐다.

부산해양경찰서는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해상 유류 판매업자 A(63·남)씨를 구속하고, 알선책 등 공범 7명을 붙잡아 수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9개월간 83차레에 걸쳐 무자료 중유 1098만ℓ(75억 원 상당)를 외항선에 공급하고, 30차례에 걸쳐 무자료 경유 74만ℓ(10억 원 상당)를 관공선에 납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명 '뒷기름'으로 불리는 무자료 석유란 출처를 알 수 없는 곳에서 세금계산서 없이 불법 매입한 유류를 말한다. 기름에 화학제품 등을 섞어 만드는 '가짜 석유'는 아니지만,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품질을 보장할 수 없다.
 
해경 조사 결과 A씨는 뒷기름을 시중 석유 가격의 30% 수준으로 매입했다. 이후 알선책과 공모해 부산항에 입항한 외항선으로부터 주문을 받은 뒤, 운송책을 통해 시중 석유 가격보다 30% 저렴하게 석유를 팔았다.

A씨는 뒷기름을 정상 석유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여러 서류를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직원에게 기름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증빙서류인 '출하전표'를 정유사에서 발급한 것처럼 위조하라고 지시했다. 구체적으로는 과거에 발급 받은 출하전표 원본을 바탕으로 그림판 프로그램을 이용해 출하일시, 선박번호, 황함류량 등 정보를 조작했다. 이후 국가관세정보시스템에 등록해 관세청으로부터 적재허가서를 발급받았다. 또 관공선 연료유 납품을 낙찰받은 뒤에는 같은 수법으로 출하전표와 품질시험성적서 등을 위조해 관련 기관에 제출하기도 했다.

7일 오전 부산해양경찰서에서 열린 무자료 석유 불법 유통 사건 브리핑에서 범행 모식도를 설명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7일 오전 부산해양경찰서에서 열린 무자료 석유 불법 유통 사건 브리핑에서 범행 모식도를 설명하고 있다. 정혜린 기자
뒷기름을 팔아 A씨가 챙긴 부당 이득은 32억 원에 달했다.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판매한 석유에 대해서는 세금 환급을 받지 않았다. 환급 심사 과정에서 위조 서류 등이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해상이나 항만에서 이뤄지는 불법 유류 유통은 외항선에 파는 기름을 일부 빼돌려 내항선이나 소매업자에게 파는 형태가 많았다. 해경은 이번 사례처럼 출처가 불분명한 석유를 정상 제품으로 속여 외항선에 공급하는 건 새로운 수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해경 수사과 형사2계 주진홍 경위는 "출하전표까지 위조해 외항선에 공급한 건 처음 확인된 수법이다. 유통 과정에서 적법하게 세금 신고를 하지 않고 세금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동 전쟁 여파로 유류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를 틈탄 유류 유통 질서 교란 행위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경은 A씨가 뒷기름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조직폭력배가 불법 유통 행위를 빌미로 A씨로부터 3천만 원 상당을 갈취한 정황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수사를 추가로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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