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예능교회가 설립 50주년, 희년을 맞아, 사순절 한양도성길 순례에 나섰습니다.
한양 도성길은 초기 한국 기독교의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기독교 순례길이기도 한데요.
서울의 역사와 한국교회의 발자취를 함께 밟으며 우리 시대 교회의 역할과 책임을 돌아봤습니다.
오요셉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도심을 감싸 안은 성곽길 위로 이른 새벽부터 성도들의 발걸음이 이어집니다.
성곽길을 따라 걷다 보면 옛 동대문교회 터를 비롯해 여러 역사 교회와 북장로회·북감리회 등 주요 교단 선교부 자리들을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됩니다.
학교와 병원, 구제 사역과 독립운동으로 소외된 이웃들과 한국 사회를 섬겼던 교회의 자취를 돌아보며, 오늘날 한국교회가 어떤 모습으로 다시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할지 함께 묻습니다.
[현장음]
"향후의 교회는 우람하고 권위적이고 큰 것보다는, 흔히 말하는 '페리코레세스(상호 내주·공존),' 혹은 성육신처럼 지역사회 속에 깊이 스며드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예능교회의 이번 한양도성 순례는 자하문(창의문)에서 출발해 혜화문, 인왕산을 거쳐 다시 자하문으로 도착하는 타원형 순례(도보 22km)로 진행됐다. 예능교회 제공특히, 한양도성길은 내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전망되고 있습니다.
630년 수도 서울의 역사와 141년 한국 개신교 선교사가 교차하는 도성길은 전 세계인이 찾는 순례길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옥성삼 박사 / 한국기독교언론포럼 사무총장]
"이 한양도성 18.6km에는 예배당, 즉 교회가 100여 곳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역사 교회가 30개 교회, 그다음에 선교 지부가 5군데나 있습니다. 그다음에 주요 교단의 첫 번째 교회도 7 교회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한양도성을 한 바퀴 도는 것은 630년 한국 (수도 서울)의 역사를 만나는 길이기도 하고, 141년 한국 기독교 선교의 역사를 만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예능교회는 "사순절 순례를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과 부활을 오감으로 묵상하고 천로역정 같은 신앙인의 삶을 성찰하며 교회의 신앙공동체성을 북돋우고자 이번 순례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자료사진희년을 맞아 순례에 나선 예능교회 순례단은 초기 한국교회의 발자취를 지나며 사순절의 의미를 깊이 묵상했습니다.
과거 순성놀이는 여가의 풍류의 시간이었지만,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에겐 삶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자신의 걸음을 돌아보는 신앙의 걸음이 됩니다.
[손재흥 목사 / 예능교회]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 가운데 어떻게 복음을 심어주셨고, 또 어떻게 교회들을 세워가셨는지를 우리가 함께 하면서 (배우고), 또 우리 안에 하나님이 주시는 회복의 은혜가 있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이번에 이 행사를 기획했고…"
옛 동대문교회 터를 방문한 예능교회 성도들이 초기 한국교회의 이웃사랑 정신을 돌아보며 기도하고 있다. 오요셉 기자또, 온 교회와 가족이 함께 걸으며 세대와 세대를 잇는 신앙 고백을 만들어 갑니다.
[안시온, 권소원 집사 / 예능교회]
-"'주 하나님 지으신 모든 세계 참 아름다워라', 그런 걸 정말 충분히 느낄 수 있었고, 중간중간 장소마다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깊이 새기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재미있었어요. 다음에는 오빠랑 아빠랑 함께 오고 싶어요."
[김혜연, 김윤조, 김윤슬 / 예능교회]
-"과거 저희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교회들을 둘러보면서 우리나라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그때 많은 사람들의 기도로 여기까지 왔구나 (감격스러웠습니다.)"
-"저희가 예전부터 있었던 교회들 다 둘러보니깐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하나님의 집들이 세워져 있구나 이런 걸 느꼈어요."
-"힘들었는데 뿌듯했어요. 다 같이 걸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한양도성길엔 개화기 한국기독교 선교의 요람이었던 서울 선교부(북장로회, 북감리회, 남감리회, 구세군)와 주요 교단(장로회.감리회.성결교회.구세군,성공회.루터회)의 첫 번째 일곱 교회를 비롯해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독립운동과 근대화에 기여한 30여곳의 역사교회가 자리하고 있다. 순성길 안팎 1리 성곽마을에는 근현대 서울의 시간과 함께한 100여 마을교회가 다양한 사역을 펼치고 있다. 오요셉 기자무엇보다 순례길을 걷다 보면 교단과 교파를 넘어 다양한 교회와 마을 공동체를 만나며 한 몸 된 교회의 일치를 자연스럽게 체험하게 됩니다.
[장성준 목사 / 평화를만드는교회]
"가름의 상징이었던 이 한양도성 성곽이 이제는 성곽을 따라 순례길을 걸으면서 다른 삶들을 이어주고, 마을과 함께 할 수 있는 여러 공간들이 이 순성길 주변의 교회들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우리 역사문화의 아름다움과 한국교회 믿음의 발자취를 담은 한양도성길.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새로운 '순례길'로 자리 잡아 일상과 신앙이 만나는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CBS뉴스 오요셉입니다.
예능교회는 "한양도성 순례를 통해 우리 역사문화의 아름다움과 함께 이 땅에 복음을 전하고 근대를 밝힌 믿음의 자취를 만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예능교회 제공[영상기자 이정우] [영상편집 이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