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 제공지난해 3월 경북·경남·울산 지역에서 발생했던 초대형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 중 약 70%는 1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새 집을 구하지 못해 임시조립주택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해당 산불로 집을 잃은 이재민 총 3358세대, 5545명 가운데 임시조립주택을 제공받은 이재민은 2531세대, 4354명이다.
이 가운데 295세대, 531명의 이재민은 새 집을 구해 퇴거했지만, 집을 잃은 이재민 중 68.9%, 임시조립주택 제공받은 이재민 중에서는 87.8%에 달하는 2236세대, 3823명은 아직 임시조립주택에 거주 중이다.
다만 행안부는 주택 신축을 진행 중인 343세대, 671명은 퇴거를 앞두고 있고, 986세대는 마을 전체가 소실돼 마을기반 복구 및 재생 사업을 마치면 올해 말부터 본격적인 주택 신축을 통해 퇴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마을기반조성 중인 17개소는 올해 안에 준공을 마칠 예정이다. 다만 마을 복구·재생 대상 5개소는 내년에, 특별재생 2개소는 2029년에 준공될 예정이어서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전반적인 도로, 마을기반조성 등 공공시설 복구는 총 1031건 중 440건(42.7%)을 완료했고, 나머지는 공사 중이거나 행정절차를 이행하고 있다. 행안부는 임시조립주택 설치와 위험목 제거 등 긴급한 작업은 대부분 마무리됐으며, 산림복원과 마을 기반 조성 등 규모가 큰 공공 인프라 복구도 공정계획에 따라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토지 미소유, 신축 자금 부족 등의 사유로 주택 신축이 어려운 경우, 행안부는 공공임대주택 입주를 안내하거나 임시조립주택 거주 기간을 연장하는 등 개별 상황에 맞는 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아울러 지방정부와 협력해 임시조립주택 입주민이 안정적으로 퇴거할 수 있도록 설계·감리비 지원, 측량수수료 및 취득세 감면, 도시주택기금 저리융자 지원 등 맞춤형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주 1~2회 방문하거나 유선 확인을 통해 임시조립주택의 열선·보온재를 보강하거나, 한전과 경북도청의 협력으로 전기료를 40만 원까지 지원하는 등 생활 불편을 해소하고, 전기·가스·소방·난방설비 점검과 안전교육도 실시했다고 밝혔다.
산불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난해 연말까지 총 2만 3468건의 심리상담을 진행하고, 전문 치료가 필요한 주민 351명에게는 전문·의료기관과 연계해 심층 관리를 지원했다. 행안부는 다양한 지역별 심리회복 및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고, 앞으로도 대상자 맞춤형 심리회복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재민들에게 구호·주거 등 생활 안정에 필요한 지원금 4954억 원 중 4409억 원(89%)은 지급을 마쳤다.
더 나아가 정부는 올해부터는 국무총리 소속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를 운영해 지원을 강화하고, 마을공동체 회복사업과 산림투자 선도지구 지정 등을 통해 피해지역을 경제 거점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앞서 복구계획에 따라 확정된 1조 8800억 원 규모의 피해자 지원 및 복구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할 뿐 아니라, '재난안전법' 개정 사항을 산불 피해지역에 반영하도록 변경복구계획을 수립해 추가로 확인된 피해에 대해서도 다음 달부터 지원금을 소급해 지급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산불특별법 및 시행령을 제정·시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민·관 협력 기구인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를 구성해 현장 의견을 정책에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피해자 구제 절차를 대폭 강화해서 1년의 신고 기간 동안 피해자가 빠짐없이 구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돕는다. 실제로 지난 12일까지 3306건의 피해지원 신고가 추가로 접수된 바 있다.
또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의 사실확인·조사 등을 거쳐 사례별 지원 기준을 마련하고 피해 구제와 재건 사업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산불로 인한 질병 및 부상 치료비는 물론, 향후 '피해지원 및 재건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비급여 치료비, 의료보조기기 구입 및 간병비까지 지원 범위를 넓힌다. 당장 생계가 어려운 저소득 피해 주민에게는 최대 6개월간 긴급생계비를 지원하고, 아이돌봄 서비스도 2031년까지 우선 제공하기로 했다.
피해지역의 경제가 되살아나도록 산불로 인해 생육이 저하된 농산물, 임산물 피해를 보전하고, 산림투자 선도지구로 지정되는 지역은 용적률·건폐율을 최대 120%까지 완화해 민간투자를 유도한다. 또 고령화된 농촌 특성을 고려해 교통·에너지·의료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피해지역의 정주 여건 개선에 정부 지원을 지속할 방침이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지난해 영남권을 덮친 초대형 산불은 깊은 상처를 남겼지만, 동시에 재난 복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고, 지난 1년은 실의에 빠진 주민들의 손을 잡고 긴급한 복구에 매진해 온 시간이었다"며 "정부는 과거로 돌아가는 '단순 복구'를 넘어 미래를 설계하는 '혁신적 재건'에 총력을 다하면서, 피해 주민께서 일상으로 온전히 복귀하실 때까지 부족한 부분은 채우며 두텁고 세심한 지원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