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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무제한 이사장?…중기중앙회 연임 제한 폐지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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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정진욱 의원, 연임 제한 규정 삭제 개정안 발의
논란 커지자 국회 법안소위서 결론 보류
개정안 통과 시 현 회장 20년 재임 가능
노조·역대 회장단·중기부 줄줄이 반대

연합뉴스연합뉴스
830만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 회장직의 연임 제한 폐지가 추진되면서 중소기업계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리더십의 연속성 확보와 전문성 강화가 추진 배경이지만, 김기문 현 중기중앙회 회장의 3연임 길을 터주는 '맞춤형 입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중기중앙회 노동조합과 역대 회장단, 주무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까지 반대 전선에 가담하면서 법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연임 제한 규정 삭제 추진…개정시 현 회장 20년 재임 길 열려


12일 중기중앙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중기위) 법안심사 소위원회는 전날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심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보류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이 발의한 해당 개정안은 중기중앙회 회장과 협동조합 이사장의 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현행법상 중기중앙회 회장의 임기는 4년이며, 한 차례에 한해 연임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즉 한 사람이 최대 8년까지만 연속해서 회장직을 수행할 수 있는 구조다. 일정 기간 공백을 둘 경우 다시 선출될 수는 있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은 '1회에 한정하여 연임할 수 있다'는 조항에서 횟수 제한을 삭제해, 대의원들의 선택만 있다면 무제한으로 연임이 가능하도록 길을 열어두고 있다.

정 의원실 측은 "임원의 선출·해임 등 민주적 통제 장치가 총회와 정관을 중심으로 이미 마련돼 있음에도 연임 횟수를 법률로 제한해 조직 운영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과도하게 제약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며 개정 취지를 설명했다.

830만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중기중앙회장은 주요 경제단체 수장으로, 부총리급 의전을 받는다. 대통령 해외 순방에도 동행하는 등 각종 특권이 제공된다.

문제는 이번 개정이 현재 회장직을 맡고 있는 김 회장을 위한 맞춤형 설계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23·24대 회장을 지냈으며, 4년의 공백기 이후 2019년 제26대 회장으로 복귀해 현재 제27대 회장직을 수행 중이다.

현행법대로라면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종료되며 더 이상의 연임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개정안이 통과돼 김 회장이 다음 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그는 2031년까지 임기를 이어가게 된다. 과거 임기 8년과 복귀 후 임기 12년을 합쳐 총 20년 동안 '중통령'으로 재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노조·역대 회장단 '거센 반발'…연임 막는 법안 발의되기도


중소기업 업계 안팎에서는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중기중앙회 노동조합은 성명을 통해 "연임 제한 폐지는 협동조합의 공공성과 민주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며 법안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노조 측은 "중기중앙회는 정부 정책을 집행하는 공적 성격이 강한 조직"이라며 "장기 집권이 가능해지면 조직이 특정 인물의 사조직처럼 운영될 위험이 크고, 내부 견제 시스템이 마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노조가 실시한 내부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합원의 약 97%가 연임 제한 폐지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회장들로 구성된 전임 회장단도 반대 전선에 합류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중기중앙회의 생명은 민주적 운영과 리더십의 선순환에 있다"며 "특정인을 위해 법을 바꾸는 전례를 남기는 것은 중소기업계 전체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국회 산자중기위에 직접 반대 의견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여기에 정부 부처인 중기부도 개정안에 대해 '신중 검토'라는 표현을 쓰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중기부는 국회 상임위에 반대 취지의 검토보고서를 제출했다. 중기부는 △중기중앙회가 다른 경제단체와 달리 '공직유관단체'로서 높은 공공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는 점 △협동조합 관련 법률이 투명성 강화를 위해 연임 제한을 강화하는 추세라는 점 △특정 임원의 장기 재임에 따른 조직 내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현행 제도의 취지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반대 움직임이 거세지자 국회에서는 중기중앙회 임원의 장기 재임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내용의 개정안도 추가로 발의됐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 등 10인은 지난 6일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현재 국회 산자중기위에는 정진욱 의원의 '연임 제한 폐지안'과 오히려 장기 재임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연임 규정을 '중임' 규정으로 강화하는 장철민 의원의 개정안이 동시에 회부된 상태다.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3월 임시국회 내 법안 심사 과정에서 격렬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장 의원 측은 개정안 발의와 관련해 "이사장직 장기 재임으로 이사회 운영의 폐쇄성과 권한 집중이 심화될 우려가 있으며 선거 경쟁 위축 등으로 협동조합 운영의 민주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다"며 "협동조합 이사장의 연임 제한 규정을 중임 제한 규정으로 개정해 장기 재임 가능성을 제한하고 협동조합 운영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제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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