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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법 농지' 매년 여의도 절반 규모…고강도 특별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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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경자유전' 규정에도 비농업용·투기성 농지 여전
불법 임대 등으로 매년 처분 명령…일부는 이행강제금 내고 버텨
농식품부, 지방정부와 합동 전수조사 검토…조사 대상 대폭 확대

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 제기된 울산 북구의 한 농지. 연합뉴스폐기물 불법 매립 의혹 제기된 울산 북구의 한 농지.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농지 투기 문제를 강하게 질타하며 전수조사를 검토하라고 지시한 가운데, 농업용으로 이용되지 않다가 적발되는 농지 면적이 해마다 여의도 면적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강도 높은 특별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헌법 제121조 '경자유전'…원칙과 현실의 간극


2일 관가 등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국무회의에서 "이 나라의 모든 문제의 원천이 부동산"이라며 "농지까지 투기 대상이 돼 버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귀농·귀촌을 하려고 해도 농지 가격이 너무 비싸 어렵다"며 "근본적으로 땅값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헌법에는 '경자유전(耕者有田)' 원칙이 명시돼 있는데 농사를 짓지 않으면 매각명령 대상이 돼야 한다"며 "필요하면 대규모 인력을 통해 전수조사와 매각명령을 해야 한다. 검토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21조 제1항은 "국가는 농지에 관하여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고 농업생산성의 제고와 농지의 합리적 이용을 위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발생하는 농지의 임대차와 위탁경영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인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농업인·농업법인이 경작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하도록 해 농지 보전을 유도하고, 외부 자본이 투기 등을 목적으로 농지를 취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다.

현실에서는 경작 목적이라고 신고해 농지를 취득한 뒤 방치하거나 투기·재산 증식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이어지며 헌법상 원칙과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고위 공직자들의 농지 보유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실경작 여부' 논란으로 번진 사례도 적지 않았다. 경자유전 원칙이 선언적 규정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농지 30년간 감소…임차 비율은 오히려 상승

농지법이 1996년 시행된 이후 30년간 국내 전체 농지 면적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농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전체 농지 면적은 1995년 198만5천ha에서 2005년 182만4천ha, 2015년 167만9천ha, 2024년 150만5천ha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임차농지도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1995년 83만8천ha에서 2005년 77만2천ha로 줄었고, 2015년 85만5천ha로 일시 증가했으나 이후 다시 감소해 2024년 70만7천ha까지 줄었다.
 
다만 전체 농지에서 임차농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995년 42.2%에서 2005년 42.3%, 2015년 50.9%, 2024년 47%로 나타났다. 절대 면적은 감소했지만 비율은 30년 전보다 높아진 셈이다.

 

매년 여의도 절반 규모 '처분 명령'…이행강제금으로 버티기도

이 같은 구조적 변화 속에서 위법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농지법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농업경영에 이용하지 않는 농지 소유자에게 처분 의무를 통지하고, 1년이 지나도록 위법행위가 계속될 경우 처분 명령을 내리도록 하고 있다. 6개월 안에 처분하지 않으면 농지가격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농정당국의 농지이용실태조사 결과, 불법 임대 등 위법행위로 농지 처분 명령을 받은 사례는 2021년 1392명(201ha), 2022년 1901명(198ha), 2023년 1416명(151ha)으로 집계됐다. 처분 명령이 내려진 농지 면적은 매년 여의도 면적(290ha)의 절반을 웃돌았다.

이 가운데 농지를 처분하지 않고 이행강제금을 납부한 인원은 2021년 603명(58ha), 2022년 485명(43ha), 2023년 502명(50ha)이다. 부과된 이행강제금도 2021년 77억800만원, 2022년 90억5천만원, 2023년 111억5800만원으로 증가했다.

농지이용실태조사가 표본조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수조사가 이뤄질 경우 적발 규모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농식품부, 전수조사에 준하는 특별점검 추진

농식품부는 국무회의 직후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농지이용실태조사를 강화해 전수조사에 준하는 수준으로 조사 대상을 대폭 확대하고 조사 강도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전수조사는 조사 대상이 방대하고 기간도 길어지는 만큼 지방정부와 합동조사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농지법 위반 사항을 해소하기 위한 특별조사를 속도감 있게 실시할 계획"이라며 "조사 내용과 기간 등 세부 사항은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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