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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양 "그림은 깊은 자아 찾아가는 과정"[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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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방송 :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FM 98.1 (18:00~19:30)
■ 진행 : 박재홍 아나운서
■ 대담 : 박신양 배우(화가)

두 달 간 '제4의 벽' 전시회 예정
그림은 '나'라는 질문 찾는 과정
무서운 갑상선병, 그리워서 붓 들어
연기 복귀? 배우에겐 은퇴 없어
거꾸로 된 자화상, 날 다시 생각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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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재홍>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2부 문을 열었습니다. 2부는 예고해 드린 대로 아주 특별한 분을 모셨습니다. 화가 박신양 씨입니다. 사실 대중들에게는 그 배우, 국민 배우로 많이 더 익숙하신 분인데요. 화려한 필모그래피의 국민 배우 박신양 씨가 또 왜 화가로서 또 요즘은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신지 더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작가님이라 부르겠습니다. 작가님, 어서 오십시오.

◆ 박신양> 안녕하세요. 박신양입니다. 반갑습니다.

◇ 박재홍> 세상에, 밖에 제작진도 막 큰 박수를 치면서 환영해 드리고 있습니다. 사실은 드라마 쩐의 전쟁, 바람의 언덕, 파리의 연인, 영화 박수건달, 범죄의 재구성, 달마야 서울 가자. 굉장히 많은 작품이 있었지 않습니까? 그런 국민 배우로서 계시다가 이제 화가로서 변신해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잖아요. 여전히 근데 또 배우 시절에 그 대사 막 말씀하면서 기억하시는 분 많으시죠?

◆ 박신양> 네, 많으시고 대부분이시죠.

◇ 박재홍> 제가 얼마 전에 세바시 강연하신 것도 봤는데 거기 또 강연 시작할 때 애기야 가자. 하면서 시작하시기도 전에 그 관객들이 말씀하시는 걸 많이 봤는데.

◆ 박신양> 그거 참 좋아하시고요. 그거 해달라고 하시는 분 많이 있습니다.

◇ 박재홍> 근데 그렇게 기억하시는 분들 만나시면 어떠세요? 배우님.

◆ 박신양> 그냥 저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어색합니다.

◇ 박재홍> 그러세요? 왜 어색하세요?

◆ 박신양> 제가 이렇게 소화하거나 평소에 하는 말하고 거리가 멀기 때문에.

◇ 박재홍> 그러세요?

◆ 박신양> 네. 그거는 드라마를 위해서 그런 캐릭터가 했던 말이지 저하고는 정말 거리가 멉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럼 이 시간에는 또 진짜 박신양.

◆ 박신양> 네. 진짜 박신양으로 얘기하겠습니다.



◇ 박재홍> 진짜 박신양에 대해서 얘기해 보면 좋을 것 같은데 13년 전에 이제 그림을 그리시면서 화가가 되셨었는데 당분간 그 시간대 좀 아프셨던 것 같아요.

◆ 박신양> 네. 제가 허리도 많이 다쳤고요. 무리를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촬영하면서. 그리고 갑상선에 이상이 생겼는데 그거 정말 무서운 병이 있더라고요. 일어나지 못하는 시간을 굉장히 오래 겪었습니다.

◇ 박재홍> 그랬죠. 그래서 그러한 어려운 시간 끝에 마주하는 단어가 그리움이라는 단어였고.

◆ 박신양> 맞습니다.

◇ 박재홍> 그 그리움을 이제 그림으로 더 표현하시고.

◆ 박신양> 네. 많이 아팠는데 몹시 그리웠어요. 그래서 이 감정은 저한테 뭘까라는 궁금증이 아주 강하게 생겨났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화방 앞을 지나다가 물감하고 붓과 캔버스를 샀고 그냥 그려봤어요, 그리운 친구의 얼굴을. 러시아에서 같이 공부했던, 예술 얘기를 아주 자유스럽게 언제든지 나눴던 친구들 얼굴과 선생님이 그리웠는데 그렇게 하루에 몇 장을 그리고 나서 그로부터 3년, 5년, 7년, 10년 밤을 세우게 된 거죠. 어떻게 지나갔는지 정말 저도 모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서 그 그림이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그림이 많이 축적이 돼서 전시회도 많이 하셨죠.

◆ 박신양> 네. 그림이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그리운 친구를 그리다 보니까 이거를 어떻게 팔아야 되나 하는 생각을 가질 겨를이 없이 시간이 지나버렸고요. 그렇게 그림이 많이 늘어났는데 표현은 뭔가에 대해서 생각을 했고 연기를 보여드렸듯이 표현은 그림도 보여드리는 게 맞겠다라는 강력한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어디서 어떻게 보여질 수 있느냐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고요. 그래서 기회를 이렇게 계속 찾고 있고 그다음에 검토를 하다 보니까 일본에서도 한번 보여줬고.

◇ 박재홍> 오사카에서.

◆ 박신양> 네, 맞습니다. 그다음에 2년쯤 전에 평택에서 전시를 한번 했었고요.

◇ 박재홍> 23년에.

◆ 박신양> 네. 그리고 인천 아트쇼에서도 보여줬고 이번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전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 박재홍> 3월 6일부터 5월 10일까지 하시네요.

◆ 박신양> 네, 맞습니다.

◇ 박재홍> 굉장히 오랜 시간 하는 거죠.

◆ 박신양> 거의 2달 동안 전시를 하는데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아서 좀 더 길었으면 했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두 달을 하지만 사실은 3~4개월 정도 돼야지 좀 이렇게 마음 편안하게 준비 기간도 가질 수 있고 하는데 정말 급하게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세종문화회관 제공

◇ 박재홍> 그렇군요. 전시회 이름이 박신양의 전시 쇼 제4의 벽입니다.

◆ 박신양> 네. 설명을 드리면 전시는 많은 분들이 조금 부담스럽게 생각하시는 것 같았어요. 뭔가 조사를 하고 가야 될 것 같고 그다음에 작가나 작품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가야 될 것 같은 그런 부담감들을 가지시는 걸 보고 나는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 정말 아무 준비 없이 누구나 음악을 듣듯이 드라마를 보듯이 영화를 보듯이 그렇게 쉽게 오셨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이름부터 바꿔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박재홍> 전시 쇼.

◆ 박신양> 전시 쇼라고 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제4의 벽이라는 제목은 한 2년 전인가요? 우리 작가님이 쓰신 책도 있어요. 제4의 벽이라는 책이 있었는데 이 책 연장선에서 또 이렇게 함께 하게 된 그런 전시회라고 보면 됩니까?

◆ 박신양> 맞습니다. 첫 번째 전시의 제목도 제4의 벽이었는데요. 무대의 원리입니다. 제1 원리는 제4의 벽인데요. 제가 그 속에서 살았고 여러 가지 경험을 했고 겪었던 일들이 어떻게 그 원리들이 그림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10년 넘게 그림을 그리면서 메모를 했던 것들이 책으로 나오게 됐고요. 그다음에 여전히 제가 살았던 무대의 원리는 그림과 전시로 어떻게 이어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 계속 연구 중입니다.

◇ 박재홍> 제가 책을 좀 읽어보면 우리 작가님 생각이 외람되지만 너무 굉장히 깊으세요. 철학가 같으세요.

◆ 박신양> 감사합니다.

◇ 박재홍> 그런 말씀 많이 들으시지 않으셨어요?

◆ 박신양> 많이 듣고요. 제가 저도 궁금해서 많이 쫓아 들어갔었습니다.

◇ 박재홍> 네. 계속 무언가를 질문하고 계속 질문하고 답하고 하면서 뭔가를 탐구하는 듯한 그런 질문의 과정이 있는데 제4의 벽도 이렇게 설명하셨어요. '연극에서 무대와 관객 수를 구분하는 가상의 벽을 제4의 벽이라고 한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4의 벽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상상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그 벽 안에서 우리 작가님도 그 상상을 그림으로 표현했다'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까?

◆ 박신양> 그렇죠. 대부분의 시간을 우리가 상상 속에 살죠. 그리고 현실이 있는 것처럼 얘기를 하지만 현실이 뭐라고 얘기하기에는 참 불분명 하기도 하고요.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한테 상상이 강력하게 작용을 하는 것 같지만 상상에 대해서 얘기를 하려 치면 잘 허용이 안 되는 그런 세상에 살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말로 구분해 놓고 다시 그거를 구분하는 경계점이 뭔가가 무대에도 있었고요. 그다음에 그래야 되는 이유는 그걸 통해서 우리가 나에 대해서 나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찾아가는 데 있어서 매우 용이하다고 생각됐기 때문에 제가 설명할 수 있는 말로 저는 얘기를 하고 그다음에 그 원리로 그림을 그리고 전시를 하려고 하는 거죠.

◇ 박재홍> 그러니까 연기는 기본적으로 대본이 있고 구성이 있는데, 이 그림은 작가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런 작업인 거잖아요.

◆ 박신양> 그런 것 같습니다. 연기, 드라마나 영화를 할 때는 참 많은 장치들이 있어서 도와주는데요. 이건 정말 뭐라 그럴까요? 광야에 혼자 서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 많이 받습니다.

◇ 박재홍> 어제 어느 책이었는지 모르겠는데 투사의 느낌으로 마주한다.

◆ 박신양> 네. 제가 연기를 했을 때도 달려오는 소하고 승부하듯이 계속해서 표현과 승부를 했었어야 되는데요. 그림을 그리면서도 여전히 그런 제 모습을 발견하고 나는 왜 이렇게 표현에 대해서 어떤 큰 의미를 두고 있는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연기의 표현과 그림의 표현은 뭐가 다른가와 그다음에 나한테 표현이 뭐가 그렇게 중요한가 이런 생각도 같이 하게 됐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투사가 생각이 났고 그러다가 과연 손은 달려오는가? 표현은 달려오는가? 표현이 달려오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박재홍> 이제 저희가 그림을 준비했는데요. 작품을 좀 보면서 우리 작가님의 루틴을 좀 설명해 주시면 당나귀가 연작이던데 그 당나귀를 이제 우리 배우님이 그리셨어요. 그래서 이게 두 작품은 뭐가 다른 건지 한번 사진을 한번 띄워주실까요? 이 당나귀 관련. 이 당나귀 2017년.

좌「당나귀 13」(2017년, 227.3×162.1cm) 우「당나귀 18」(2022년, oil on canvas, 80F, 145.5×112.1cm)좌「당나귀 13」(2017년, 227.3×162.1cm) 우「당나귀 18」(2022년, oil on canvas, 80F, 145.5×112.1cm)

◆ 박신양> 저 같은 모습을 좀 많이 그렸던 것 같아요. 제가 좀 당나귀스러운 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좀 바보 같고 그다음에 짐을 지는 거에 대해서 그렇게 싫어하지 않고 그런데 당나귀는 저보다 좀 짐을 지는 모습이 의연해 보이고요. 그다음에 우직해 보였습니다. 그게 저보다 당나귀가 좀 멋진 모습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요.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거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진 세상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당나귀를 좀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 박재홍> 그래서 2022년에 또 그린 당나귀가 있는데 이건 2022년에 당나귀입니다.

◆ 박신양> 예. 아버지 같은 당나귀를 생각했던 적이 있는데 어떤 꿈으로 굉장히 오랫동안 사시면서 그 꿈을 계속해서 꾸셨는데 집을 짓겠다는 꿈이셨었어요. 결국에는 못 지으셨는데요. 그래서 아버지가 집을 짓고 싶어 하셨던 고향의 땅에 지적도 커다란 지도를 구해서 이렇게 연구를 하다가 당나귀를 그 지적도처럼 한번 분해해서 그려보면 어떨까 하고 시도를 해봤던 그림이었습니다.

◇ 박재홍> 그럼 저 당나귀는 아버님에 대한 생각도 녹아 있는 그런 당나귀군요.

◆ 박신양> 네. 당나귀를 그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고요. 그 느낌도 같이 담으려고 했었습니다.

◇ 박재홍> 제가 또 배우님의 책을 보면서 그 사과도 있더군요. 사과에 대한 그림도 많이 그리셨던 것 같아요.

◆ 박신양> 사과를 그리기 전에 뭔가 이런 얘기를 제가 이렇게 하게 된 거는 얼마 안 됐고요. 무슨 질문이 많은데 무슨 질문인지도 모르는 채로 정말 많은 시간을 보냈고요. 누구와 얘기를 좀 나누고 싶어서 두봉주교님을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작업실에서 가까운 데 사셨고요. 그래서 말씀을 나누고 그다음에 헤어질 때 저한테 사과 두 알을 주셨는데 너무 감동적이어서 놓고 보다가 먹지 못하고 썩어가는 걸 보고 그때 그리기 시작한 거죠. 그래서 사과를 아주 많이 그리게 됐습니다.

◇ 박재홍> 근데 어린 시절에도 그 사과를 그렸던 트라우마도, 그리신 게 기억이 나세요?

◆ 박신양> 네. 초등학교 1학년 때 미술 시간에 첫 번째 시간에.

◇ 박재홍> 그때의 사과도 있었고.

◆ 박신양> 사과를 그려놓고 아주 되게 혼났죠.

◇ 박재홍> 초등학교의 사과와 두봉주교님의 사과가 연결이 되는 것 같아서.

◆ 박신양> 네. 그랬던 것 같습니다. 사과를 그리면서 그 생각도 떠올랐고 여러 가지 사과에 대한 기억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과 10」(2022년, oil in canvas, 162.2×130.3cm) 「사과 10」(2022년, oil in canvas, 162.2×130.3cm)

◇ 박재홍> 저는 또 그 책을 보면서 생각나는 구절이 자신만의 표현을 위해서는 작가는 나르시시스트가 되어야 한다. 이 구절이 있었거든요. 이건 어떻게 이해하면 됩니까?

◆ 박신양> 우리가 보통은 나르시시스트라고 그러면 좀 나쁜 쪽으로.

◇ 박재홍> 맞아요. 자기애가 강하다. 받아들이죠.

◆ 박신양> 하지만 자기 탐구를 거치지 않은 표현이라는 거는 우리가 어떻게 평가해야 될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설령 처음에 자기애든 아니면 나르시시스트 같은 면모를 가졌든 간에 작가는 자기 탐구를 다른 사람보다 일반적이라고 하는 것보다 좀 심하게 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고요. 에곤 실레한테 자기를 자기 모습을 많이 그렸다고 그래서 나르시시스트라는 그런 평가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그 반대는 뭘까를 한번 찾아봤습니다. 에코이스트라고 그래서요 남의 눈치를 보느라고 아무것도 못하는 사람을 얘기한답니다. 그러면 그 중간에를 뭐라고 얘기할 수 있을까 싶은데 중간을 아마 우리는 모두 정상인이라고 얘기를 하고 싶겠죠. 저는 그거보다는 모두가 나르시시스트가 되는 게 맞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 박재홍> 제가 책을 읽으면 자기 경멸이라는 단어도 있었거든요. 자기 경멸. 이것도 자기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그런 단어인가요?

◆ 박신양> 있을 수 있겠죠. 자기의 모든 면을 한번 부정해 봄으로써 어떤 것이 핵심으로 들어 있는지에 대해서 찾아가는 방법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박재홍> 다음 주에 있을 전시회 준비를 너무 열심히 하고 계시는데 지금 지금 이 방송 시작 전에도 굉장히 힘들게 준비하고 계시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 박신양> 어마어마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런가요?

◆ 박신양> 시간도 짧고 그다음에 제가 정말 한 100명한테 이 설명을 해야 되는데 도저히 설명할 방법이 없었고요. 시간도 짧고 그다음에 독감에 걸려서 한 번 쓰러지고 난 다음에는 이걸 설명하는 방법은 안동의 작업실 근처에 세종문화회관 미술관과 똑같은 사이즈의 실물 세트를 찍고 그림을 모두 걸어보고 이게 어떤 전시 쇼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 리허설을 해보는 게 맞겠다. 그렇지 않고서는 방법은 없다고 생각이 들었고 그게 들어갈 만한 창고를 구해서 지금 세트를 지었고요.

◇ 박재홍> 지금 나가고 있는 화면이 지금 안동에 위치한 리허설 전시장 내부 사진이네요.

안동에 위치한 리허설 전시장 내부 사진. 박신양씨 제공안동에 위치한 리허설 전시장 내부 사진. 박신양씨 제공

◆ 박신양> 맞습니다. 이제 저 벽을 10등분을 하고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으로 이틀 안에 옮기는 대작전을 지금 앞두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3월 초에 하셔야 되는 거고 지금 저것도 우리 배우님이 리허설하시는 장면인가요?

◆ 박신양> 네. 벽을 좀 치장을 했고요. 저거는 아마 데스크 쪽에 입구 쪽에 설치가 될 예정입니다. 모두 저와 그다음에 많은 도와주시는 분들이 같이 칠을 다 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면 이게 현장에 가면, 전시 쇼 박신양의 전시 쇼 제4의 벽을 현장에 가면 우리 배우님이 뭔가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는 겁니까?

◆ 박신양> 평택에서는 제가 작업을 4개월 반 동안 했었고요. 여기서는 그럴 만한 사정이 좀 안 됩니다. 연극적으로 꾸미면 뭔가 너무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보여질 것 같아요. 어떤 설정을 가져왔냐 하면 작가가 없을 때 작업실의 정령들 캔버스의 정령, 물감의 정령, 붓의 정령들이 살아나서 움직인다라는 호두까기 인형의 설정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마 작가로서 아주 자주 전시장에 가 있게 될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러면 가셔서 전시장에서 자주 설명을 해주시는 역할이신가요? 아니면?

◆ 박신양> 아마 설명을 할 때도 있고요. 그다음에 이 전시가 잘 진행이 되는지도 봐야 되고.

◇ 박재홍> 굉장히 긴 시간을 해서 3월 초부터 5월 10일까지 진행이 되기 때문에, 3월 6일부터 진행이 되기 때문에 굉장히 이 두 달 간은 굉장히 또 배우, 작가로서 굉장히 혼을 넣어서 하는 그런 시간이 될 것 같아요.

◆ 박신양> 네. 걱정도 많이 되고요. 그다음에 생각 하고 있는 의도가 잘 전달될지 그것도 걱정이고요. 준비해야 될 것도 너무 많고 그렇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지금 화가로서 활동을 너무 열정적으로 하고 계셔서 그 댓글에 '배우로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더 하실 계획일 수 있으신 거죠?' 라고 조심스럽게 여쭤보는 분이 계셔서.

◆ 박신양> 네. 좋은 작품이 있다면 얼마든지 검토를 할 거고요. 어디 가면 은퇴를 한 건가 이런 질문도 굉장히 많이 받습니다만 배우한테는 은퇴가 해당이 안 됩니다.

◇ 박재홍> 그렇죠. 은퇴는 없다. 그리고 좋은 작품 만나면 또 작품으로 만날 수도 있다라는 말씀, 거북이 그림이 또 재미있어서요. 이 거북이 그림 한번 좀 보면서 설명해 주시면 좋겠는데 이 거북이 나의 에이미에게라는 제목의 그림입니다.

「거북이: 나의 에이미에게 2」(2017년, oil on canvas, 50F, 116.8×91cm)「거북이: 나의 에이미에게 2」(2017년, oil on canvas, 50F, 116.8×91cm)
◆ 박신양> 제가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 딸이 이해를 좀 못하는 눈으로 바라봤었는데요. 저도 설명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그러다가 제가 최근에 했는지 아니면 좀 이해를 해줘야 되겠다고 생각을 했는지 이것도 한번 그려봐. 그러면서 거북이와 말을 줬어요. 그래서 너무 기뻤죠. 이해해 주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게 굉장히 기뻤는데 문제는 거북이를 그려본 적이 없다는 거였죠, 제가. 그래서 한참 동안 헤맸고 저런 거북이가 나오게 됐습니다.

◇ 박재홍> 외람된 말이지만 너무 잘 그리셨는데.

◆ 박신양> 좋아하는 분들이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사실은 작가님의 그림을 보면서 그 그림 안에서 에너지가 느껴진다라는 말씀하시는 분이 있더군요.

◆ 박신양>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신기하고요. 저도 온 힘을 다해서 그림을 그리고 어떤 에너지가, 에너지를 담으려고 하는데 그런 거를 느끼셨다고 하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다행이다. 적어도 내가 애쓴 만큼은 전달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은 듭니다.

◇ 박재홍> 연기 생활을 국민 배우로서 굉장히 치열하게 하시다가 몸이 아픈 과정에서 또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미술을 만났고 또 다른 표현의 창고로 그림을 그리시는 건데 사실 좀 아프셨던 건 일종의 번아웃이잖아요, 작가님. 그러니까 또 현대인들도 다양한 모습으로 살다가 번아웃을 경험하기도 하고. 또 누구나 나는 누구인가 나 자신을 찾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그런 분들 어떤 말씀을 주고 싶으실까요?

◆ 박신양> 제가 감히 그런 말을 할 자격이 되는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만 저 같은 경우에는 그러니까 우리가 효율에 굉장히 익숙해 있지 않습니까? 어느 시간 안에 무엇을 해내야 하고 저도 그런 굉장히 치열하게 그렇게 살았습니다만 어떤 순간에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과 관계없는 정말로 나한테 의미 있는 주제는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참 그럴 때마다 스스로 의문이 많이 들죠. 해도 되는가? 이거를 이런 주제에 흥미를 느끼고 과연 내가 이걸 붙들어도 되는가라는 의심을 스스로 많이 했지만 의심 끝에 붙들기로 결정을 했죠. 그런 모습이 좀 당나귀 같기도 하다고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이런 질문들은 누가 본격적으로 풀어갔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대학원에 가서 철학을 전공하게 됐습니다. 아주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 박재홍> 철학 공부하면서.

◆ 박신양> 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좀 필요 없고 쓸데없고 그다음에 경제적으로 의미 없는 질문들에 대해서 한 평생 물고 늘어진 사람들이 잔뜩 들어 있지 않습니까?

◇ 박재홍>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해서 나는 누구인가.

◆ 박신양> 네. 아주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여러 가지 방식으로 그 질문들을 추구해 가는 사람들을보게 된 거는.

◇ 박재홍> 나는 누구인가 이런 질문을 했을 때 우리 작가님께서 했던 것이 '감정을 발견하게 됐다' 라는 대목이 있었어요. 이번에 나올 책이 이 감정의 발견이라는 책이죠. 자신만의 감정 사용법을 찾는 작가라는 그런 테마도 좀 눈길이 가는데요.

◆ 박신양> 저는 자기한테 드는 감정이 자기를 찾아가는 데 있어서 굉장히 강력한 근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생각했던 철학자들도 많이 있었는데요. 그것만큼 분명한 근거가 또 있겠는가 우리 보통 철학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해나간다라는 건 이성적으로 생각한다라는 거를 의미하는데요. 그거보다 훨씬 자기한테 강력한 근거는 감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감정을 근거로 어떤 질문들을 계속 해갔었고요. 그래서 그런 면에서 한번 써본 책이었습니다.

◇ 박재홍>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발견했을 때 그 그리움을 그림으로 표현하신 거고.

◆ 박신양> 그렇죠. 그림을 굉장히 그리고 싶었는데 그리워서인지 아니면 그리움에 대한 숙제를 풀기 위해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는지 저도 잘 모릅니다, 사실.

◇ 박재홍> 선후 관계는 함께 공존했군요.

◆ 박신양> 예, 맞습니다. 아니면 어떤 표현을 하고 싶었던 건지 저도 좀 더 생각해 봐야 되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 박재홍> 사실 나는 누구인가를 할 때 대개는 일반적으로는 what to do. 직업을 찾는 과정이나 이런 질문으로 동작하는데 저는 이렇게 감정을 발견했다. 그 부분이 되게 새로웠습니다.

◆ 박신양> 보통은 그렇죠. 직업을 찾는 거와 나는 누구이며 무엇을 해야 되는가가 이렇게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추구가 되는데 좀 그런 생각이었던 것 같아요. 그것과 상관없는 효용과 그다음에 직업적인 면과 관련 없는 나한테 제일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인가라는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댓글에 우리 작가님의 그림을 보면서 빨간색을 주로 쓰시는 것 같습니다. 이유가 있으신지요? 그것만 저희가 보여드려서 그런 걸 수도 있고.

◆ 박신양> 그렇죠. 빨간색도 있고 노란색도 있고 파란색도 있고 저는 색을 쓰는 데 있어서 특별한 어떤 원칙이라든지 그다음에 이 색은 써야 되고 말아야 된다라는 그런 기준을 스스로한테 두지 않습니다. 정말 많은 색을 쓰고 있는 것 같고요.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그 인물화나 풍경화는 안 그리시나요? 이런 질문이 있는데.

◆ 박신양> 아주 많습니다.

◇ 박재홍> 많이 그리시죠?

◆ 박신양> 네. 제가 그리는 얼굴도 굉장히 많고 제 얼굴도 가끔 그리고요.

◇ 박재홍> 제가 그 책에 우리 배우님 작가님이, 이제 본인 얼굴 그리신 그림을 좀 본 적이 있는데 약간 좀 어둡게 그리셨어요.

◆ 박신양> 아마 어두운.

◇ 박재홍> 면을 표현한 것을 봐서 그런 거일 수도 있고.

◆ 박신양> 그렇죠. 어두운 마음.

◇ 박재홍> 자화상, 자화상이라고 하는데.

◆ 박신양> 그랬을 겁니다. 그다음에 제가 질문을 혼자서 찾아갈 때 모습이기도 할 것 같고요.

◇ 박재홍> 저게 얼굴이라는 그림인데.

◆ 박신양> 그다음에 가끔은 거꾸로 그리면서 내가 생각하는 이미지에 대해서 총체적으로 다시 생각하기를 시도하기도 하고요. 그렇습니다.

◇ 박재홍> 앞으로 화가로서 작가 박신양의 작업은 계속될 것인데 앞으로 어떠한 작업을 통해서 무엇을 더 찾아가시고 싶으신지.

◆ 박신양> 질문들이 좀 더 구체화됐다고 생각하고 답을 얻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질문들을 계속 추구하면서 이제까지 제가 본능적으로 가지고 있는 흥미를 가지고 있는 대상들과 방식들을 한번 찾아본 거고요. 이것들을 좀 심화시켜 나갈 생각이고요. 그다음에 표현을 하면서 영화나 드라마처럼 저의 연기가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서 보여졌듯이 어떻게 하면 많은 분들한테 보여져서 느낌과 감정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에 대해서 계속 생각을 할 예정입니다.

◇ 박재홍> 아까 효용이란 말씀하셨는데 이 효용을 중시한, AI 막 얘기하는데 예술의 이 시대의 역할은 무엇일까? 예술의 쓸모.

◆ 박신양> 네. 자기를 알아간다는 건 우리가 쓸모로 측정되는 그다음에 효율로 측정되는 사회에 살고 있긴 하지만, 그거는 적응하고 맞춰지는 자기를 얘기하는 거고요. 그것과 관련 없는 깊은 자아가 있을 겁니다. 그걸 찾아가는 방식이 매우 익숙하면 좋겠지만 우리가 많이 사회에 이렇게 구속을 받고 강제를 받고 있기 때문에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기 때문에요. 예술이 그걸 도와주는 방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박재홍> 우문현답으로 말씀해 주셨습니다. 화가 박신양 씨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박신양>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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