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국회 통과 초읽기였던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이 법사위 문턱에서 가로막히자 법안 불발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에 내부에서 지역 정치권의 엇박자가 특별법 제동에 명분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당내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25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지난 24일 법사위가 대구경북통합 특별법을 추후 논의로 보류 처리한 이후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지역구 의원 간 설전이 오갔다.
경북 지역구인 송언석 원내대표와 대구 지역구인 주호영 국회부의장은 특별법 보류 이유가 '국민의힘 지도부의 반대'라는 언급과 관련해 정면충돌했다.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반대로 통합법을 통과하지 않았다"는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발언을 언급하며 법안을 반대한 당 지도부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에 송 원내대표는 "대구·경북 지역 주민 의견을 듣는 절차를 넣어달라고 요청했을 뿐 통합에 반대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다른 의원들의 책임 추궁이 이어지자 송 원내대표는 격분해 자리를 뜨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 의원들의 격돌을 시작으로 법안 불발 책임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본격적으로 분출되는 모양새다.
법안 처리를 목전에 둔 시점에 대구시의회 등에서 특별법 반대 입장이 내는 등 지역 정치권 내 이견이 법안의 발목을 잡았다는 지적이 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 23일 대구시의회는 광역의원 정수 비대칭 문제와 권한 이양 및 특례 미반영 등의 문제를 언급하며 졸속 통합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지방선거에 나가는 일부 출마자들도 특례가 빠진 빈 껍데기 특별법 통과를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법사위원장은 특별법 보류 이유로 지역 내 반대를 꼽으며 "대구시의회가 통합 반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내 의견을 더 듣고 추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주 부의장은 "무기력한 당 지도부와 자중지란을 일으킨 대구시의회, 지역 정치인"을 정조준하며 "통합법 보류는 막판 어깃장을 놓은 이들의 잘못"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주 부의장은 "대구 경북의 전폭적인 지지로 세워진 지도부가 지역 명운이 걸린 법안을 사수하는 데 이토록 무기력해서야 되겠느냐"며 "야당의 공세에 밀려 지역의 미래를 협상 카드로 내어주는 비겁한 정치를 끝내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어 "결정적 순간에 파열음을 낸 대구시의회와 일부 지역 정치인들의 행보가 개탄스럽다"며 "굳이 '내부도 정리가 안 됐다'는 빌미를 스스로 내줘 통합을 미루려는 쪽에 명분을 쥐여준 꼴이 됐다"고 말했다.
보류 이후 대구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함께 법안 재논의와 국회 상정을 촉구하며 한목소리를 낸 반면 경북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별법은 법안 발의 당시도 경북 지역구 국회의원 3명이 반대한 채 나머지 의원 22명으로 법안 발의가 진행됐다.
이처럼 특별법을 둘러싼 지역 정치권의 엇박자가 여당에 법안 제동을 위한 빌미를 제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내부 균열로 특별법 추진 동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번 본회의 상정이 안 될 경우 통합법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대구 지역구 의원들은 긴급회의를 열고 통합법 보류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들은 일동으로 성명을 내 당 지도부와 대구시의회의 통합 반대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지도부는 통합에 반대한 바 없고 시의회도 통합법의 문제 보완을 요구했지 통합 자체를 반대하진 않았다"면서 법사위에 조속한 재논의를 촉구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국민의힘은 오는 26일 대구·경북 지역 의원들을 대상으로 행정통합 찬반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