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도로. A군 유가족 제공지난 설연휴를 앞두고 경북 포항에서 13세 소년이 교통사고로 숨진 사고가 관계 당국들의 소극행정이 낳은 참사라는 지적이다.
24일 유가족에 따르면 지난 13일 저녁 9시 40분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이인로 인근 도로에서 A(13)군이 자전거를 타고 귀가하던 중 뒤따르던 통근버스가 충돌해 숨졌다.
이 도로 3차선은 차량들이 불법 주·정차를 하고 있어, 1·2차선만 차량 운행이 가능했다. 사고 난 이날도 A군은 불법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가장자리 차선에서 자전거를 탈 수 없었고, 결국 통근버스에 치여 변을 당했다.
이 곳은 밤·낮 없이 3차선은 차량들이 불법 주정차를 하고 있어, 사고 위험 등으로 민원이 다수 발생한 곳이다. 하지만 지난 수 년간 단속은 한 차례도 없었다.
주민 B씨는 "포항시에 민원을 넣어도 단속을 하지 않았고, 안전신문고에 신고를 해도 불수용이 됐다는 답만 왔다"면서 "이번 사고는 일을 하지 않는 행정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대기 기자
이에 대해 포항시는 '단속을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어 못했다'는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이인지구 준공이 되지 않은 상황인데다, 현재는 사업자의 사유지로 단속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지구 준공이 완료돼야 도로 등이 포항시로 이관된다"고 말했다.
이어 "단속 자체가 경찰에서 위탁을 받아서 하는 것"이라면서 "사고 이후에 19일 경찰에서 단속을 하라는 공문을 보내 법적 근거가 생겨 단속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경찰은 '차량 주정차 단속은 포항시의 업무로 그동안도 단속을 했어야 했다'고 반박했다.
포항북부경찰서 관계자는 "경찰은 차량을 운전하는 사람에 대한 단속 및 지도를 한다"면서 "주차된 차량에 대한 단속은 포항시의 업무이다"고 맞섰다.
이어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도로에 대해서도 공용게시가 됐을 것"이라면서 "사유지이기 때문에 못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대기 기자그러나 두 기관 모두 민원이 다수 발생한 곳을 두고 적극 행정에 나서지 않은 것에 대한 비난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한편, 포항시는 사고가 난 도로에 대한 어린이보호구역 지정심의를 24일 실시할 예정이다.
인근 달전초 이전 예정이어서 어린이보호구역 표기 및 신호등 등은 설치됐지만, 그동안 어린이 보호구역에 지정되지 않았다. 과속 단속 카메라도, 차량 속도를 낮추는 방지턱 등 시설물이 전무한 상태였다.